내 청춘의 감옥 - 시대와 사람, 삶에 대한 우리의 기록
이건범 지음 / 상상너머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가볼 수 없는 곳, 가고 싶지 않은 세상, 그러나 궁금한 곳, 그곳이 바로 감옥. 잡범을 비롯, 양심수, 정치범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세상과 격리되어 살아가는 곳, 그곳에도 사람이 있고 살아간다. 독방에서 혼거방 등 다양한 형태로 사람들을 수용하고, 그들로 하여금 세상과 떨어져 지은 죄를 뉘우치게 하고, 정해진 기간 동안 삶으로 해서 죄를 면하게 한다. 그러나 다시 적응하지 못해 감옥으로 돌아온다.  

1980년대 후반 민주화를 외치던 많은 사람들이 감옥으로 향했다. 잡아들이고 가두어두고 그들에게 젊은날의 한 때의 경험을 부여했다. 쓸쓸하고 고달픈 나날들, 그 속에 저자도 한 사람으로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자신들의 생각과 이념을 버리지 않고 버텼다. 그 안에서의 삶은 온전했을까. 이건범의 내 청춘의 감옥은 어찌보면 즐겁기 까지 하다. 마냥 주저앉고 포기하고 싶은 날들도 많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사람들 속에 뭍여 살아가는 모습들이 적극적이다. 없으면 직접 만들어 세상과 떼어놓은 그들은 다시 연결하려 몸부림친다.  

지난 날의 정치적 상황과 여러 주요 시국사건들을 이야기하며 감옥은 몸을 가두어는 두었지만 결코 생각만큼은 가두어 둘 수 없는 곳임을 느끼고, 그러한 나날들을 되짚어보며 오늘날의 이야기들과 연결하여 이야기를 끌어간다. 숨길 수 없는 지난 날들을 꺼내놓고 이야기할 만큼 그의 삶은 자신이 있어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이 뭔가 사물을 잘라낼 수 있는 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나름대로 인정이 있는 삶을 쓰고 있는 이 책, 감옥생활 백서와도 같은 이 책에서도 그도 그렇게 말을 한다. 지금은 시각장애인으로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어떤 삶의 모습들을 보여줄지 기대한다.  

젊은 청춘들은 지금 취업과 스펙을 위해 뛰고 있는 상황 속, 이 책을 통해 또다른 20대를 보낸. 지난 80년 대를 지나온 그의 삶을 통해 무엇을 생각하고 고민했는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다양하게 살아갈 필요가 있다. 모두가 한 길로만 가려고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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