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역사, 잃어버린 건축물 - 사진, 그림과 함께 떠나는 세계 건축문화 답사
조너선 글랜시 지음, 백지은 옮김 / 멘토르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건축은 권력의 또 다른 표현이다. 한 나라를 지배하는 통치자는 건축을 통해 갖고 있는 힘의 크기를 보여주고, 자신의 영원한 권력 앞에 의무를 다하도록 한다. 건축은 신이 인간에게 준 능력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인간의 지혜는 자연 속에서 얻은 하나 하나의 재료를 다듬고 주어진 공간안에서 각 소재들을 연결하며 아름다움을 새로 해석 할 수 있게 한다. 성경과 역사서 등 문헌 속에서 존재하는 신전, 바벨탑 등 사라진 건축물들을 상상하며 건축가와 건축주의 관계를 해석한다. 사람들이 모이고, 거리가 만들어지고 곳곳에 건축물이 들어서며 도시로서의 모습을 갖추어가는 동안, 인간의 위대함을 표현한 미적인 감각이 충만한 건축물들은 쓸모없음을 이유로 제재없이 사라졌다. 이제야 그 가치를 뒤늦께 깨닫지만 이미 사라져버린 건축물들. 다행히도 이 책의 저자가 그러한 건축물들을 추적하여 기록의 사진들을 모아 이 책을 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고, 사라진 건축물들의 시대적 배경과 이유를 알아볼 수 있음을 다행으로 여긴다. 전쟁으로 잃어버린 건축물이 있는 가 하면 그 전쟁 속에서도 살아남은 건축물이 신의 경고같은 노여움으로 인한 자연의 힘앞에 굴복하고 만 건축물들, 영국 런던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한 근대적인 건축물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실제 도면만 있고 지어지지 않은 건축물들을 통해 건축가의 상상력의 세계 속으로 접근해 본다. 시대를 벗어나도 그 구조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인간이 건축물 안에서 하나의 부속품처럼 기계적인 느낌이 드는 딱딱한 건축이 있는가하면, 그 안에서 사람조차도 건축물의 재료로 느껴질 수 있는 안정감을 주는 건축물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지 그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사진과 일러스트 등 다양한 사진들을 통해 시대적 분위기를 읽는데 도움을 준다. 위로만 높아가는 건축물들은 인간생활의 효율성을 따지는 이 시대의 생각에서 만들어지지만, 앞 선 시대의 건축물은 공간의 활용을 어느정도 넓게 할 수 있었다. 더 멀리서 더 넓은 시각에서 그 건물드을 바라볼 수 있었기에 사람의 마음을 미적 감각으로 채우는데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이 시간에도 많은 건물들이 무너지고, 새로 짓고 있다.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건축물을 무조건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보존의 의미가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사실 이미 늦은 생각이 될지라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