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또 하루 문학과지성 시인선 390
김광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라는 것은 꾸며서는 제대로 된 시를 만들어낼 수 없다. 창작의 과정은 고통이다. 경험이다. 그런 경험을 하지 않고 고통이 없이, 진정한 만남이 없이 쓸 수 없다. 쓸 수 있다면 그건 작문이다. 그러니 아무리 흉내를 내도 그 감정, 그 공간과 그 시간의 느낌이 살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에 시인의 시가 읽히고 좋아하는 시가 생기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경험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하니 시를 통해서 만이라도 느껴보고, 그 아픔과 함께 하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시인이 생기고, 그 시인의 시집이 나오면 그 시집을 구해서 읽게된다. 그렇다고 시 읽기에 나름의 깊이가 있는 것은 결코아니다. 쉽고 담백하며, 솔직하다는 것이 그 이유인지 모르겠다. 에둘러 이리저리 말을 꼬거나 어렵게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를 좋아하고 팬을 자청하는 일일 터이다. 나도 그 중에 한 사람.  

김광규의 시집 하루 또 하루가 새로나왔다고 하여 읽어보았다. 그가 지금까지 써온 시의 줄기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함께 했다. 아니면 그렇게 변화됨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감각이 없는 일일 것이다.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놓고 애서 잘 쓰려하지 않는데 있다는 것이 이 시인의 특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람, 자연, 삶, 여행 속에서 마주하는 것들이 모두 그의 시의 대상이며 그의 언어가 되어 춤을 추기도 하고 그의 곁에서 눞기도 한다. 아름답거나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사람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그것과 함께 이해하려 한다. 애써 강조하지도 않는다. 왜 돌보지 않으며, 왜 나서지 않는가라고 재촉하지 않는다. 시가 갖고 있는 것, 드러냄에 충실하다. 그러기에 시가 읽힌다. 그의 시가 읽힌다.  

제목이기도 한 하루 또 하루2의 시는 부끄러운 자신을 이야기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 남은 이의 몫으로, 먼저 간 이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