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반양장)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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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 유미의 단짝친구인 재준, 그리고 몇달 뒤 재준의 엄마로부터 받게된 재준의 일기장과 충격적인 첫장의 한마디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전학을 와서 어느 누구와도 친구로 사귀지 못했던 유미에게 손을 내민 재준, 그들은 서로의 상처들을 쓰다듬어 주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겐 각자가 좋아하는 이성친구가 있었고, 재준은 그 사랑의 아픔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그리고 재준이의 일기장에 쓰여져 있는 재준의 솔직한 마음과 진실들, 친구 였지만 알지 못했던 유미는 재준의 일기장을 읽기 시작한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어느 누구나 죽음은 자신의 주위에는 다가오지 않을 것처럼, 자신에게는 그런 시련이 오지 않을 것처럼 믿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의 앞 부분에서 유미의 죽음에 대한 노래와 그에 대한 반응이 인상적이다. 노래의 첫 번째 가사는 "밤이 깊어도 죽음은 오지 않네" 이다. 그리고 유미는 이와함께 "죽음, 절망, 청춘 등은 아무리 사용해도 질리지 않는다" 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이 죽음, 절망은 자신에게 닥쳐오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서 진정으로 아는 가? 잠깐 아픈 상처에 울고 그치는 것이 끝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쉽게 잊혀질 수 없기에 슬픔은 가시지 않는 것이다. 

  요즈음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는 신종플루, 이 신종플루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얘기하기엔 너무나도 안타깝고 슬프고 내 일처럼 아프다. 연예인 이광기씨도 어린 아들을 신종플루로 잃어 너무나도 큰 상처에 빠져있다. 그리고 상처를 견뎌 딛고 일어난 개그우먼 정선희도 몇 주, 몇 달 동안 남편을 잃은 슬픔에 실신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일들을 보면 우리들은 살아있다는 것과 살아있어 주위의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고 행복하게 지낸다는 것에 감사하며 지내야 한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우리도 책에서 나오는 재준이의 놀이 '어느날 내가 죽었다면...' 을 해보자. 만약 내가 그저께(11월 9일) 죽었다면 오늘쯤(11월 11일) 장례식을 치르고 있을 것이다. 무섭긴 하지만 계속해서 예를 들어보겠다. 우선 장례식 장에는 엄마, 아빠, 형이 내 영정사진을 중앙에 두고 양가에서 울고 있을 것이다. 뚱뚱한 엄마는 형과 함께 껴안으면서 울고 있을 것이고 아빠는 눈물을 참으며 묵묵히 차가운 바닥만을 보고 있을 것이다. 나이가 같은 내 사촌은 우두커니 서서 울고 있을 것이고,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8살, 9살 사촌 동생들은 영문도 모르고 와서 떼를 쓰며 놀아달라고 할 것이다. 할머니, 삼촌, 숙모, 고모, 고모부도 일을 하다 말고 장례식에 와서 같이 통곡을 할 것이다. 수능이 코앞인 사촌 누나와 형은 나에 대한 슬픔은 뒤로 한채 수능 공부를 할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나의 친구들과 주위 사람들은 와서 조화를 두고 착잡한 마음으로 장례식 장을 떠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내가 지금 살아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나 슬픔을 주지 않아 감사히 여긴다. 지금 내가 살아있어서 내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웃고, 떠들며, 행복한 얼굴로 나를 맞이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내가 앞에서 말한 청소년에 대한 죽음 말고도, 청소년 시기때의 부모들이 끼치는 수많은 행동들이다. 책에서도 나왔듯이 유미는 부모들의 이혼을 맞게 되고 이로인해 어쩔때는 새아빠가 친아빠보다 좋은 경우도 있다. 그리고 엄마의 천식때문에 무엇이든지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해야하는 엄마의 감옥에 갇힌 재준, 그리고 아빠에게 뺨을 맞으면서 더욱더 충격을 받기 시작한다. 결국 이 책의 내용에서 죽음에도 초점을 두어야 하지만 또한 부모들의 이혼, 싸움, 별거 등도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 앞에 있어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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