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나츠코 사계 시리즈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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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딸 많은 집안의 이야기를 그린 《사계 나츠코》는 범상함을 뛰어넘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자식이 여럿 있다보면 성격과 기질이 제각각일 수 있다.다소곳한 자식이 있는가 하면 모난듯 튀면서도 개성이 넘치는 자식이 있기도 하다.또한 공부를 잘하는 자식이 있는가 하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자식도 있을 것이다.딸이 넷이나 되는 고미네(小峰)집안의 이야기는 어머니를 여의고 교사 출신이면서 은퇴하신 아버지를 두고 딸 넷이 고만고만하게 살아가고 있다.

 

 지한파로 잘 알려진 이츠크 히로유키 작가는 자신이 태어난 후쿠오카 치쿠고(筑後)지역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일본어로 사계는 각각 봄(하루),여름(나츠),가을(아키),겨울(후유)이라고 하는데 고미네씨는 센스있게 딸들의 이름을 계절별로 이름지었다.그중의 두 번째 딸이 나츠코(奈津子)로서 남자 호르몬이 제법 섞인 중성적인 기질이 다분하다.매사 생각과 감정이 이끄는데로 결정하는 스타일로서 일단 일을 저지르고 보자는 것이어서 주위 사람들이 당황과 조바심을 내곤 한다.

 

 후쿠오카 치쿠호 폐탄광 지역에 이동 천막 극단이 열리게 되면서 이야기는 물꼬를 트게 된다.극단에 가는 길에 주간지 카메라맨을 알게 된 나츠코는 누드 사진 모델이라는 말에 솔깃하여 후쿠오카에서 도쿄로 날아간다.한편 큰언니 하루코는 별스런 성격의 시어머니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하여 이혼을 강요당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바로 아래 여동생은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구파이면서 활발하고 개성이 강한 성격이다.그리고 막내 여동생 후유코는 병명이 확실치 않은 정신질환으로 입원중이다.나츠코는 사귀는 남자(다츠오)와는 물에 기름과 같은 관계이다.남자는 혼인을 강력 바라는데 나츠코는 마음이 콩밭에 있다.

 

 "인간이란 다 달라.저마다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저마다 자신의 방식으로 죽으면 되는 거야".-P343

 

 누드 사진 모델을 빙자로 도쿄로 가는 도중 열차 안에서 만난 노시인과 카메라맨 나카가키 노보루 그리고 엔터테인먼트계에 몸담고 있는 테이의 이야기가 간막극과 같이 소소하게 전개된다.사람을 관찰하는 것이 취미이고 현역인 노시인이 들려 주는 인생담,약간 레즈비언끼가 있는 케이 그리고 카메라맨으로 바삐 움직이는 나카가와 노보루는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날을 무풍지대 삼아 즐긴다.나츠코는 어찌된 일인지 도쿄와 같은 큰물에서 놀아야 삶이 제대로 펼쳐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다시 후쿠오카에 내려가 아버지,언니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연인 다츠오와는 관계 종지부를 선언하고 다시 도쿄로 상경한다.'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곳은 많다'는 말이 나츠코에게 어울리는 말이다.그러나 나츠코는 젊음과 끼를 기반으로 여기 저기 직장을 알아보지만 퇴짜를 맞곤 한다.그러나 우연인지 필연인지 호텔 수영장에서 배우 모리 다카히토를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영화 오디션을 보게 된 것이다.그에 앞서 케이가 머무는 집에서 찍었던 전라(全裸) 누드 사진이 주간지,스포츠지에서 호평을 받게 되면서 나츠코는 모델로 성장하는 기반이 된 것이다.

 

 나츠코는 이제 영화 오디션을 위해 미국행을 결심하고 회사에 사직계를 낸다.아버지,언니,여동생들과 작별을 고한다.몇 년 전 이츠키 히로유키 작가가 쓴 《청춘의 문, 총7권》도 청춘 남녀의 방황과 좌절,사랑 등을 그렸는데 이번 작품도 그러한 맥락에서 개인의 삶의 방식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주인공 나츠코는 분명 평범하지 않은 존재이다.생각과 감정이 이끄는데로,운명에 따라 파격의 길을 선택하는 여자이다.봄과 가을이 시작되는 5월에서 9월 사이 나츠코의 행방에 대해 잘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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