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나는 신뢰의 즐거움 -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는 신뢰로의 여행
알폰소 링기스 지음, 김창규 옮김 / 오늘의책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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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쳇바퀴 돌듯 되풀이 되는 일상을 벗어나 일탈의 시간을 체험하면서 동적인 삶이 정적인 삶으로 바뀌게 된다.멈춤이라는 자유를 얻는 것도 일탈에서 얻어지는 것이며,비생산적인 습관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정체성을 얻는 것도 일탈의 묘미이고 신선한 자극제이다.나아가 일탈에서 얻어지는 것은 진정한 정체성의 발견과 타지,타국의 여행에서 얻게 되는 용기와 담대함도 빼놓을 수 없는 일탈의 성과물이라고 생각한다.그래서 중세,근대 귀족들의 자녀들을 '고생은 사서라도 하라'는 의미에서 머나먼 타국땅으로 여행을 보냈던 것이리라.

 

 낯선 타국땅을 밟는다는 것은 인류가 살아가는 또 다른 길을 발견하는 것이다.타국의 현지인들은 낯선 이방인을 보면서 과연 어떻게 대할 것인가.우호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배척과 질시의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자신을 타국땅에 내려 놓은 이상 당연 여러 면에서 불편한 생활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기후,음식,교통,언어,치안 문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시대를 통털어 타국땅을 밟았던 사람들은 타국의 역사,문화,관습,살아가는 모습 등에 지적 호기심과 용기가 누구보다 많았을 것이다.인간이 똑같은 인간을 상대하면서도 색깔이 다른 인종,서로 다른 종교,관습과 인습의 차이로 인해 커다란 장벽에 봉착하면서 예기치 않은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 길 위에서 만나는 시련이고 도전의 과정이 아닐까 한다.

 

 문명이 발달하고 물리적 거리도 가까워지면서 이젠 어느 나라 어느 땅이라도 하루 이상이 걸리지 않는 시대로 접어 들었다.매우 편리한 세상을 실감하게 된다.어느 정도 경제적 여력만 있다면 가고 싶은 타국땅을 얼마든지 밟을 수 있게 되었다.(물론 국경출입에 비우호적이고 폐쇄적인 나라도 있지만) 개인의 성향과 관심도에 따라 오지 및 소수민족,사막과 같은 열사의 땅을 탐험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역사와 문화,예술,종교에 심취하여 순례탐방하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나는 깊은 지식은 없지만 중국의 소수민족 라인을 따라 몇 달,몇 년이고 그들과의 삶을 함께 하고 싶다.중국 소수민족에 대한 연구자료 및 도서가 시중에 이미 나와 있지만,나만의 중국 소수민족 탐구와 연구를 진행해 보고 싶다.중국 남서부 광시족부터 몽고에 이르는 수많은 소수민족은 현대문명의 굴삭기가 진입하지 않은 곳들이라 예스러운 분위기와 그들만의 삶의 원형과 정체성을 기록해 보고 싶다.

 

 타국땅 길 위에서 신뢰를 공유하려면 죽음과도 같은 공포와 위협이라는 파괴적인 힘을 인식해야 함을 물론 타국땅 길 위에서 만나는 불특정 다수와의 만남이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라도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담대하고 초연한 모습으로 그들에게 다가서려는 자세와 풍모를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사적으로 타국땅을 밟기는 했지만 공포와 신변의 위험이 도사리는 땅은 밟지를 안했다.물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일본을 다녀 왔을 뿐이다.두 나라를 굳이 비교하자면 사회주의 국가 & 자유민주주의 국가,개인적 관계를 중시하는 국가 & 조직과 시스템이 우선인 국가라는 커다란 갈래를 들 수가 있다.중국인은 처음부터 친구라고 하면사 낮술과 함께 상담이 이루어지는 반면 일본인은 치밀한 각본과 계획 프로세스에 의해 일이 진행되며 일을 우선으로 삼는다.일이 어느 정도 열매를 맺어야 마음을 내려 놓고 술자리를 갖게 된다.또한 중국인은 자신들의 체면과 프라이버시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민족이고,일본인은 알 수 없는 겉마음(다테마에)와 속마음(혼네)이 몇 곂으로 걸쳐 입은 기모노를 입은 일본여인네의 옷치장보다 더 안개속이다.그러나 두 민족 공통점은 내가 진심으로 성의를 갖고 상대방을 대하게 되면 가랑비에 옷 젖듯 신뢰의 두께가 두터워짐을 몸소 느끼게 된다.이것은 한중일 삼각무역회사에서 몸소 겪었던 바이다.

 

 철학자이며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얻은 경험을 철학적 논리로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는 알폰소 링기스저자는 낯설고 물설은 수많은 타국의 길 위에서 보고 듣고 사유했던 것들을 철학적인 관점으로 풀어 내고 있다.특히 길 위에서 즐거움과 함께 위험을 인지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며 그 용기는 바로 신뢰와 연결된다는 것이다.

 

 용기와 신뢰는 심상이나 개념을 대하는 태도의 한 종류가 아니다.용기는 우리의 예상,기대,희망이 산산이 부서질 때 솟아올라서 단단해지는 힘이다.솟아오른 용기는 자리를 잡고 제 힘으로 자라난다.그리고 신뢰란 죽음만큼이나 동기를 짐작할 수 없는 어떤 인물에게 의지하게 만드는 힘이다. -P11

 

  일본 속담에 '여행은 길동무,세상은 인정'이라는 말이 있다.언어소통,기후의 차이,입에 맞지 않은 음식,이방인을 적대시하는 원주민의 성향 등도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낙타를 타고 끝간데 없이 펼쳐지는 열사의 땅을 밟기도 하고,이스라엘 평원의 초원을 밟아 보기도 하고,인류의 시원인 수단과 케냐의 땅을 밟고 킬리만자로 산맥과 케냐 산맥을 도도히 걷는 용기와 담백함 그리고 가장 중요한 체력,잉카 문명의 흔적이 산재해 있는 안데스 산맥 주변국가들,태평양 갈라파고스 제도(諸島)의 식물군상과 동물군상을 발견하는 탐험의 길,풍요속의 빈곤이 교차하는 개발도상국 대도시의 뒷골목의 풍경,수세기 동안 유럽의 식민지배와 노예상태를 거친 아프리카 국가들의 실상,신비스럽고 경이로운 베일에 가려진 티베트의 라마승과 신도들의 삶 등이 차례대로 전개되고 있다.조르주 바타이유는 진실이란 보일 수도 있는 가능성을 넘어선 것,차마 보기 힘든 것,생각 가능한 것을 넘어선 것이라고 말한다.즉 "극단적인 기쁨과 극단적인 고통을 경험한 적이 없다면 그 순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알폰소 링기저자는 매우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의문을 갖으면서 길 위에서의 신뢰란 무엇인가를 간접 체험케 한다.일반인이 타국땅을 여행하는 것은 극히 짧은 여정일 것이기에 그 길 위에서 만나고 음미하는 즐거움,고통을 경험해 보지 않은 한 여행의 진수를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어찌되었든 타국땅에서 조우하게 되는 갖가지 요소 및 변수를 담대하고 노련하게 대처하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그러한 관점에서 타국땅을 밟는다는 것은 즐거움과 고통이 수반하는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이에 맞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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