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삶 2
하 진 지음, 왕은철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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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체제에 넌더리가 난 반체제 인사들을 중심으로 톈안먼 사건 1주기를 맞이하여 강의를 하기도 하고 모임도 갖게 된다.또한 난은  티벳 라마 불교의 상징인 달라이라마도 접견하기도 하면서 중국인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해를 안기는 체제는 절대 반대라는 입장이다.꼬마였던 타오타오도 시간이 흘러서 어느덧 사춘기에 접어 들게 되면서 이성을 알아 가게 된다.부자집 딸인 리비아와 타오타오가 좋아가게 되는데,신분 및 경제적인 면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자격지심에서인지 난은 타오타오가 리비아와의 관계를 한사코 반대를 한다.부인 핑핑도 대학졸업할 때까지는 이성을 생각하지 말고 학습에 전념하라고 충고를 한다.결국 타오타오는 여친으로만 생각하기로 한다.고국을 떠나 이국 만리땅에서 뭔가라도 쟁취하고 획득해야 가문의 명예를 남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한편 미첼 부부는 입양아를 찾기 위해 중국으로 떠나게 된다.수속과 절차,공산당원의 관료주의의 일에 대한 늑장부리기에도 불구하고 미첼 부부는 인내심을 갖고 입양아를 얻게 되니 그 기쁨이 배가 되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경제력과 부양능력만 있다면 버려진 고아를 자식으로 삼아 얼마든지 훌륭한 인격과 사회성 우등생으로 키워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한편 중국 정부로부터 추방당한 반체제 인사 중에는 자신을 통제하고 괴롭히는 국가 장치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킬 수가 없어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다.즉 기존의 틀,체제가 없으면 삶의 의미,방향도 잃어버린다고 자책하면서 노스탤지어병,고통,애국주의를 은연 중에 찬미하는 이중적인 인격자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이럴 때 느끼는 점은 개인의 사고가 확고하지 않은 모순과 오류가 내재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

 

 난의 부부관계는 조금씩 탄력을 받아가면서 정말 오래간만에 잠자리를 갖게 된다.핑핑의 가슴 속에 묵혀져 있던 복잡한 심경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얼굴을 붉히게 되고 둘은 부부의 애정이 식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난은 계간지 잡지사를 통해 알았던 사람들과도 관계가 좋아지고,아들 타오타오는 어엿한 청년으로 변모하여 대학준비에 몰입하게 된다.하루 하루가 힘들고 고역의 세월이었지만 난은 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핑핑은 수학을 가르칠 정도의 교육열도 높다.타오타오의 여친인 리비아가 가출하면서 타오타오는 걱정반 우려반하지만 결국 리비아가 식당에 나타나 그간의 걱정과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키기도 한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이지만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이 존재한다.미국과 같이 돈과 물질이 절대적인 나라에서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채 살아가던 난의 부부는 식당을 팔고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호화주택까지 구입했으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꿈은 반드시 이루어지고 말았다.난은 이제 고국에 두고 온 부모님 생각이 절실히 드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을 왔다 갔다할 수 있는 왕복 비행기 표가 당첨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 어렵사리 취득한 여권과 비자를 갖고 고향 땅을 밟게 된다.부모님께 두둑하게 용돈을 드리는 난에게 어머니는 자신을 미국에 함께 가고 싶어한다.식당에서 시급으로 일을 하고 싶고 용돈이라도 벌 요량인데 요는 며느리 핑핑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난은 어쩔 수 없이 반대한다.그리고 꿈에서도 못잊고 있는 여친 베이나를 만나려 여럽사리 그녀의 주소지를 찾아 가지만,베이나는 이미 미국으로 이민을 간 상태이다.친척이 알려준 주소로 베이나를 찾아 나선다.12년의 세월이 흘러 둘다 중년의 모습으로 변하고 냉엄한 현실에 충실해야 하는 상황에서 물과 기름과 같은 형식적인 얘기만 하고 작별을 고하게 된다.다시 만날 기약은 커녕 난은 차라리 만나지 않은게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한다.사랑도 시간이 흐르면 꽃이 시들어 가듯 몸과 마음도 멀어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난의 부부는 반체제 인물로 미국땅에 망명을 하여 20여 년을 고단하지만 쉬지 않고 성실하게 일한 보람이 멋진 결실로 나타나게 되었다.아메리칸 드림이 실감나기도 한다.난은 시인으로서 주로 글쓰기에 주력하는 모습과 관련된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들려 주고 있는데,난의 역할은 아마도 하 진작가의 본모습이 어느 정도 담겨져 있음을 느끼게 한다.반체제 인물로 낯설고 푸대접 받는 미국땅에서 좌충우돌하는 난의 초창기 생활 단상과 중.후반부에 부부관계도 좋아지고 식당사업도 번창하여 집도 장만하고,아들 타오타오도 건실한 청년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니 자유,생명,인권이라는 단어가 새삼 고귀하고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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