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2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학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활'이라는 작품이 1895년에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부활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톨스토이의 절친 토니가 그에게 내민 '토니의 수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톨스토이는 토니의 수기를 읽어 가면서 카튜사와 같은 천민들이 겪는 수모와 고통,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사회체제에 대한 저항과 개혁의 의지,그리스도 정교회(正敎會)를 중심으로 한 종교를 통한 신앙심을 통해 부패한 영혼을 되살리려는 열정과 의지를 담고 있다.톨스토이가 법학사를 획득했기에 재판과 관련하여 비교적 무게감 있는 법조계의 안팎을 그려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살인 혐의를 받았던 카튜샤가 감옥에서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그곳에서 정치범으로 분류되어 시베리아 이르쿠츠크로 유형을 가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숨이 콱콱 막히는 유형지로의 노정은 참혹하기 짝이 없다.염천으로 말미암아 정치범,범죄인이 일사병으로 쓰러져 가고 죽는 이들도 속출했다.카튜사는 다행히 정치범으로 분류되어 숙박면에서는 대우가 괜찮은 편이었는데 이는 네흘류도프의 진심어린 구명운동과 청원을 효력을 발생했다고 본다.

 

 네흘류도프가 카튜샤의 구명운동과 더불어 집안에서는 반대가 극심했다.특히 나탈리아 누나와 라고진스키 자형이 그랬다.한편 당시 제정 러시아는 그리스도 정교회를 국교로 삼고 있었기에 분리파 및 성경교리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하는 자에게도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게 했는데 그가 바로 시몬손이다.대학을 마치고 인민파가 되어 곧바로 농촌에 내려가 학생과 농민들에게 자신이 옳다고 인정하는 일을 대담하게 선전하고 사회체제가 허위라고 생각되는 것은 낱낱이 부정했다.시몬손이 정치범이 되어 카튜샤와 일행이 되는데 시몬손은 내성적이지만 한 번 마음 먹은 일을 끝까지 하고야 마는 심지가 강한 사람이었다.그가 카튜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이 사실을 네흘류도프도 알고 있었지만 그는 커다란 마음의 동요와 질투는 없었다.누구와 삶을 꾸려 갈 것인지는 오로지 카튜샤의 마음에 달려 있다.

 

 카튜샤가 유형지로 떠나게 되면서 네흘류도프는 형사재판에 대한 의문과 해결사항으로 다섯 가지를 생각하고 있었다.캬튜샤에 대한 원로원의 판결을 뒤짚는 일,캬튜샤를 범한 일에 대해 속죄를 하고 그녀와 결혼을 하겠다는 결의,토지에 대한 소유권 포기 즉 영지 정리,감옥 및 유형지로 가던 도중에 만난 대화를 나누면서 죄수들이 부탁한 내용,감옥사제,소장에게서 들은 이야기,죄수들의 수기이다.네흘류도프는 어찌보면 정의의 심판의 상징이기도 하다.그러던중 황제폐하의 결정에 의한 특사지령서가 그에게 도착하는데 카튜샤에 대한 징역형 취소와 지방으로 거주 변경에 관한 복음이 전해진다.네흘류도프는 카튜샤가 무죄라는 것을 백방으로 알리면서 포기하지 않고 황제폐하의 귀에도 들어 갈 수 있도록 온힘을 쏟았던 것이다.캬튜샤는 네흘류도프가 자신을 진실로 사랑했기에 더 이상의 마음 고생을 시키고 싶지 않다는 의미에서 시몬손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카튜샤가 누구에게 가서 삶을 살지라도 뭐가 문제가 있겠는가.이제 네흘류도프는 자신이 원하던 바를 다 이루고 잘못된 사회적 질서,체제도 조금씩 바꿔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놓았으니 시대의 영웅과 존경의 대상이 아니겠는가.

 

 '너희들은 여러 세기에 걸쳐서 너희들이 범죄인이라고 인정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처벌해왔다.그것으로 죄인은 근절되었는가? 아니,근절은 커녕 형벌을 통해 더욱 타락한 죄이니과,판사와 검사와 예심판사와 옥리 등이 남을 재판하고 처벌하는 죄인들 때문에 도리어 그 수가 늘고 있는 형편이다.' P358

 

 네흘류도프는 사회와 질서가 존속하고 있는 것은 남을 재판하고 처벌하는 이것은  합법화된 범죄인들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이러한 부패와 타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이 서로 돌보며 서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뚜렷이 깨달았다.현대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법치사회의 단면이라고 생각한다.과연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기존의 사회체제라는 것이 과연 정의와 형평성에 맞는 것인가를 곱씹어 볼 수 밖에 없다.톨스토이는 부활이라는 작품을 통해 부패한 제정 러시아의 사회체제 및 사람답게 살아 가지 못하는 대다수 농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형사재판의 모순과 해결방안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가 있다.귀족출신으로서 사창가의 카튜샤를 범한 것이 양심에 어긋난다고 스스로 속죄하고 캬튜샤의 진실을 황제를 상대로 분연히 일어선 네흘류도프의 정의심과 용기는 돈과 권력이 소수층에게 쏠려 있는 현대사회에 경종(警鐘)을 울리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