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물려주신 요리책
김숙년 이야기 할머니, 김효순 그림, 김익선 글 / 장영(황제펭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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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시절 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음식들은 간간하고 고소하고 정갈하기만 했다.시장에 가서 흥정하여 산 음식재료도 있고 직접 채취한 산나물 그리고 텃밭에서 기른 각종 야채들을 경험과 지혜로 잘 만들어 내셨다.할머니께서 만드셨던 음식이 요즘 말하는 신토불이이다.고래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선조들의 맛이이기에 오늘날과 같이 쉽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음식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이젠 돌아가셔셔 기억과 추억으로만 남은 할머니의 지난날 만들어 주셨던 음식을 생각하며 이 글을 감상했다.

 

 취학하기 전 유아들에겐 할머니가 만드신 음식이 어떠한 맛으로 다가올지 무척 궁금하다.할머니마다 고유의 음식 솜씨가 있기에 짜고 맵고 삼삼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 음식은 대부분 짜고 매운 것이 특징이라고 생각한다.제주에서 함경도에 이르기까지 팔도의 음식을 골고루 맛을 보지는 않았지만 각지방마다의 음식의 특징이 잘 보존되어 있어 다행이다.이번 도서는 서울을 대표하는 궁중음식의 표본을 요리전문가 김숙년저자가 자신의 음식 이력을 계절별로 잘 들려 주고 있다.계절별 음식 소개가 끝나면 할머니께서 음식을 만드시던 공간인 부엌,음식에 들어 가는 양념,월별 특별한 음식 소개,한국 고유의 밑반찬들이 순서대로 잘 배열되어 있다.알기 쉽게 잘 배열해 놓았고 음식 삽화들이 먹을직스러워 보는 내내 향수를 자아내게 하고 군침을 돌게 했다.

 

 봄이 오면 산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와 뜰 앞의 목련꽃을 이용한 진달래화전(花煎),목련차 '뽕도 따고 님도 볼 듯'한 음식들이다.색다른 음식이 소개되어 있는데 느티떡이다.느티나무의 잎사귀를 이용한 떡인데 만드는 방법은 일반 시루떡과 비슷한데 떡가루에 느티나무 잎을 넣는다는 점이 특색이다.녹음방초의 계절인 여름에는 호박꽃탕을 만들어 먹는다고 하는데 여린 호박꽃을 따서 쇠고기와 버섯을 양념하여 소로 만들고 밀가루,달걀을 풀어 호박꽃탕을 만든다.매우 이색적이고 시선을 집중케 할 음식이다.가을에는 당연 송편이 최고이고 일미이다.맵쌀을 빻아 쌀 반죽과 쑥 반죽을 둥글게 만들어 안에 기호에 맞게 녹두,밤,콩,깨로 된 소와 솔 잎을 찜통에 넣고 쪄내면 송편이 되는 거죠.서리가 내리고 눈이 올 무렵에는 겨울을 나기 위한 김장하기는 한반도는 빅이벤트를 맞이한 듯 김치 만들기로 방방곡곡이 떠들썩하기만 하다.

 

 잔치 음식의 대표인 잡채,아홉 가지 빛깔을 담은 구절판,석쇠에 구운 섭산적이,간장으로 만든 떡볶이 등이 계절별 대표적인 궁중음식으로 소개하고 있다.계절별로 다양한 야채와 육류를 이용한 음식들이 꽤 많은데 아무래도 한국음식의 하이라이트는 밑반찬이 아닐까 한다.매일 매일 음식 만들기가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발효시켜 만든 계절별 밑반찬들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 든든하기만 하다.한국 전통의 밑반찬을 잘 만들어 놓으면 자주 시장에 가지 않고서도 밑반찬으로 식욕을 돋구고 건강까지 챙길 것이다.

 

 요즘에는 음식도 기계화,대량화 되어 유통되고 있다.바쁘게 살다 보니 음식 만들 시간이 없는 것도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하지만 엄마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만든 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시간과 수고는 갈지라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 약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보는 것이 의미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한다.사라져 가는 전통음식에 대해 (개인적으론)추억과 향수를 달래고 한국 전통음식이 세계 최고라는 자긍심과 정체성을 새삼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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