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서의 역사 - 역사 속 억압된 책을 둘러싼 모든 이야기
베르너 풀트 지음, 송소민 옮김 / 시공사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검열.금지곡 등에 대한 말을 국민학교 시절 참으로 많이 들었다.당시에는 왜 검열을 하고 가요를 금지시키는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크게 갖지 못해서인지 도외시했다.그러면서 중.고교시절로 들어 오면서 미풍양속에 저해되는 것들 예를 들면 장발족,성문란을 조장할 수 있는 도서 및 가요 등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금지가 이루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조금씩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그런데 이러한 단속,금지에 대한 항목들은 비단 도덕과 윤리적인 문제에 어긋나고 국가의 정책 및 이념에 반하는 것들일지라도 정권을 귀고 있는 권력의 수장자의 생각과 이념에 따른 극히 독재적인 것에 다름이 아니었다는 판단이 들었다.

 

 누구 말마따마 '누가 성행위를 하면 에로스이고 누가 성해위를 하면 불륜이다'라는 편협적인 자가당착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쉽게 수긍이 간다.그래서 권력을 갖은 자들은 오래도록 권좌에 앉아 권력의 단맛을 오래도록 맛보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권력의 속성상 '눈에 가시'는 참지를 못하는 것 같다.이렇게 정권을 쥔 자들의 정책이행에 걸림돌이 되는 대상은 어느 시대든 검열,금지,척결의 대상이었다.심한 경우에는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시대가 바뀌고 서민들의 의식수준의 제고,SNS의 발달로 시시각각 정보를 주고 받는 소통의 시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쥔 자들은 어떠한 방식을 사용해서든 억압된 정책이 상존하고 있다.경우에 따라서는 민주화가 퇴행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사회의 발전을 꾀하는 건전한 비판은 당연히 있어야 하고 이를 수용하는 것이 정책을 이끄는 자들의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하지만 한국 사회의 속을 들여다 보면 흑과 백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에 따라 먹고 먹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이 글이 도서에 대한 금지 목록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도서 제목을 보면 인지도가 매우 높은 도서들이 많다.모두에서도 말했지만 이념과 사상을 공고히 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서 검열이 이루어지고 있다.도서 금지를 했던 명목은 질서를 잡고 악을 근절시키고 정신의 지배를 위하고 믿음과 권력을 수호하는 등 표면적으론 사회의 공기를 맑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윤리적인 면에서는 음란서적으로 취급 당하기도 하고 부도덕과 독재,허위와 기만,(지극히)사적인 것,호기심에 연유하는 것들이 눈에 띈다.예를 들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사랑의 기술,돈키호테,몬테크리스토 백작,율리시스,삼총사,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닥터 지바고,제4의 검열,채털리 부인의 여인 등이 지난 시절 검열과 금지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갈 뻔한 도서들의 운명은 기사회생된 셈이어서 더욱 값지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대형 도서관은 비밀을 숨기고 있다.'제거된 서적'과 '분류된 서적'은 단단히 잠궈둘 수 있는 책장 속에 보관된다.(중략) 그 구역에는 관계자만이 들어갈 수 있고 누가 열쇠를 가지고 있는지도 아무도 모른다.도서관 사서가 '분리'표시가 되어 있는 구역이 있었다는 사실을 불문에 붙이고 있다가 후임자에게 알리지 않고 사망하는 게 이상적인 경우다. - 본문 -

 

 도서관의 비밀이 이렇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제거한 서적은 일반 목록에는 나와 있지 않고 따로 만든 목록에만 기입되어 있다는 것이다.이렇게 책을 독자들의 호기심으로부터 보호하고 독서를 하다 생기는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기도 한다고 한다.독일의 경우 경찰이 압류한 서적은 재판 절차가 끝난 후 낡은 서류로 파기 처리가 결정되지만 내각의 결정으로(1920년부터) 국립도서관에 수집되기도 한다.

 

 중국의 경우에는 진시황의 재위시 이사에 의한 분서갱유 사건과 청의 건륭 황제시 진귀한 서적을 찾을 것을 지시했는데 그 서적 안에는 황제의 왕조를 비판하거나 지체 높은  귀족을 조롱하고 비웃는 서적을 중심으로 불태워지기도 했다.진시황은 황권을 확립하려 분서갱유 사건을 일으켰고 건륭 황제는 문학적 가치의 결여 및 나쁜 문체로 인해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도서들이 불살라지는 비극을 맞게 되었던 것이다.그외 검열과 금지 도서들은 신성모독죄,이념과 사상에 어긋나는 도서,도덕과 윤리라는 잣대로 인한 도서 등이 금서의 도서로 분류되는데 그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 보면 '이어령 비어령식'이 대부분이다.도서는 정신을 지배하는 데에 일파만파의 영향을 줄 수도 있다.언론의 자유를 짓밟게 되면 의식있는 사람들은 도서로 시선을 돌리면서 비판과 저항의 힘을 기르기 마련이다.도서의 검열부터 금지,분서에 이르는 방대하고 다양한 역사적 사건들이 다른 나라의 일과 같지 않게 다가온다.한국 사회의 검열과 금지의 잣대는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