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쟁이 조가 말했다 문학동네 청소년 18
이동원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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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고 의식구조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 중에 가정에서 부모가 자식 앞에서 말과 행동,관계라고 생각한다.부부가 화목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자식들에게 인간적으로 대해 주면 경제가 어려워 힘들게 살지라도 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가정의 분위기,부모의 인간적인 습성을 고스란히 물려 나간다.부모가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중요하고 경제적 수입,신분이 높을지라도 가정과 자식들에게 쏟는 정성과 배려가 부족하다면 자식의 인성은 삐뚤어지고 샛길로 새어 나가고 말 것이다.그에 따에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는 악화될 것도 뻔한 일이다 그래서 진부하지만 '가화만사성' 가정을 지키기 위한 진리 중의 진리가 아닐까 싶다.

 

주인공 수다쟁이 조는 원래 수다쟁이가 아니다.고교생이기도 한 그는 하교길 건널목을 건너려다 채소장사 트럭에 치여 뇌출혈로 퇴원을 했지만 기억상실증과 실어증을 동반하게 된다.교통사고의 후유증이 악몽으로 변하면서 그에게는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는데 학교 생활에서도 그를 놀리고 괴롭히는 급우들 때문에 기(氣)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움추려들게 되고 목사인 아버지도 그와 사이가 썩 좋지 않다.교회 일로 늘 가정에는 무관심하고 자식과 다정하게 자상하게 대해 주는 법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급우 중에 얼굴은 예쁘지만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음악시간에 죽은 여학생과 그와의 관계가 묘하게 흘러 간다.여학생이 죽던 날 그는 과연 여학생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두고 그를 괴롭히고 놀리는 급우들은 여학생의 죽음과 깊은 연루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를 만나기만 하면 때리고 짓밟기 일쑤이다.여학생의 죽음은 그와는 관련이 없지만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리다 보니 혹 여학생의 죽음을 자신이 몰고 가지는 않았는지 자책과 괴로움으로 나날을 보내게 되고,학교측에서는 그를 전학을 강권하지만 결국 특수반으로 옮겨지는 상황으로 마무리가 된다.

 

그는 자신이 처해 있는 입장과 처지를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한 여학생을 만나 정신적 고통과 심적인 문제들을 공유하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 셈이다.한편 아버지와 할아버지와의 관계가 껄끄럽지만 할아버지만큼은 손자인 그에게 삶의 방식을 야구의 룰과 야구 경험에 비추어 알아 듣기 쉽게 전해 준다.그가 겪고 있는 실어증,기억상실증 및 급우들과의 껄끄러운 관계는 할아버지의 삶의 방향키를 통해 조금씩 좋아지게 되고 삶의 교훈을 체득해 나간다.

 

"꼭 정면 승부만이 능사는 아이다.상대하기 힘든 타자라면 일단은 피하는 것도 한 방법인 기야."

" 니 아부지......용서해라.가가 내가 잘못해서 그리된 기다.니 용서 안 하믄 내랑 니 아부지랑 똑같이 된다.

 

신출귀몰하는 깡패와 같은 급우들의 스쿠터 사건으로 할아버지가 쓰러지고 그들은 퇴학처리를 맞게 되고 여학생 여울이가 받았을 상처를 되뇌이면서 그는 열입곱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를 야구 마운드를 딛게 된다.그가 깨닫는 것은 천륜과 같이 사랑을 주고 받아야 할 관계가 상처로 얼룩지고 그 상처가 되물림 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낀다.사춘기에 있는 부모는 자식의 인격을 믿고 늘 관심과 대화,애정을 갖고 대하고 가정의 분위기도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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