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아이들
치 쳉 후앙 지음, 이영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남미에서 파라과이,볼리비아만 이웃 나라에 둘러 싸인 내륙국가이다.국민소득,교육수준이 낮은 가난한 나라이다 보니 부모가 자식들에게 제대로 챙겨 주고 훈육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같다.결손가정에서 제대로 인성을 갖추고 사회성 우등생이 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지만 가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어떻게 대하고 가르치느냐에 따라 장차 사회로 진출했을 때 제 앞가림을 할 수 있는 것이다.그런데 부모가 이혼을 하고 홀로 남은 어머니가 생계에 치이다 보니 자식을 밖으로 내모는 현상이 저개발국가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고사리 같은 손으로 죽도록 일을 해도 악덕업주 만나면 밥이나 얻어 먹으면 다행이고 일한 댓가에 대한 보상은 무망(無望)할 것이다.어린이들이 한창 클 나이에 부모의 그늘하에서 따뜻하게 먹고 자고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볼리비아는 고산지대로 이루어진 나라이다.그 옛날 잉카제국의 숨결이 그대로 남아 있는 역사,문화의 본향이기도 하지만 경제개발은 뒤처져 빈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든다.볼리비아 수도 라파스는 해발 고도 2,000미터가 넘는 산악지대에 놓여 있는 도시이지만 산과 건물이 거의 같은 갈색을 띠고 있는 앙상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라파스의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십대 청소년들은 자아개념과 비판의식이 결핍된 상태에서 오로지 일회성 쾌락과 유흥 등으로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하고 기약없는 날들을 향해 불나방과 같이 어디론가 휩쓸려 다니는 안타깝고 가련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더군다나 일종의 불량 청소년들이라 할 이러한 아이들에게 온정과 배려,희망을 안겨주어야 할 볼리비아 당국의 방기에 가까운 무관심은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아버지,어머니가 있어도 그들의 무관심,냉대,폭행 등으로 밖으로 내몰린다든지 부모를 여의어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은 말이 고아원 생활이지 낮에는 밖으로 돌아 다니면서 끼리끼리 어울리면서 환각제,자해행위 등으로 초점 잃은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14,5세의 여자 아이가 원치 않은 임신을 하지만 낳기 싫어 임신중절을 일삼기도 하고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몸에 칼을 들이 대는 자해행위,남.녀 청소년들이 한짝이 되어 패거리를 형성하기도 한다.그들이 살아 숨쉬고 있지만 인간으로서의 삶은 아니라고 본다.거리에서 풍찬노숙을 하기도 하고 썩은 악취가 나는 하수도에서 기거를 하는 아이들도 있다.그들은 매춘,폭력,술,추위,배고픔이라는 지겹도록 희망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글은 대만계 미국인 츠청황이라는 젊은 의사의 '거리의 아이들'과의 만남,보살핌,관계 등의 일지를 한 아이,한 아이를 만나면서 헤어지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현장감과 생동감,사람의 냄새가 날 정도로 날짜와 시간까지 세세하게 들려 주고 있다.아울러 누이 밍팡을 잃고 아픔과 상실의 시대를 딛고 볼리비아 라파스에 버려진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전도사로서 그 역할,소임을 충실하게 해 내고 있다.하버드대 의예과를 나온 전도유망한 젊은이가 이역만리를 마다하지 않고 거리에 나앉은 아이들과 인간적으로 얘기를 나누고 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삶의 조건,삶의 희망은 무엇인가까지를 전해 주고 있다.이미 몸이 망가지고 사행길로 접어 든 아이들 모두가 츠청황의 인도에 따르는 것은 아니다.게중에는 츠청황의 시선에서 벗어나 또 다른 암흑의 길로 빠져드는 아이도 있지만 츠청황의 지극정성과 같은 인간미에 반하여 새로운 삶을 꿈꾸는 아이도 있었다.

 

이렇게 부모의 무관심,폭행,냉대에 의해 거리로 몰린 아이들이 갈 곳은 타락의 길 밖에 없다.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볼리비아 정부도 각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츠청황과 같이 선행을 쌓는 일이 일파만파로 전세계로 퍼지고 이러한 사실이 외부에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엠네스티와 같은 국제인권단체에서도 이들에 대한 자선활동과 새로운 삶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지원책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한다.어느 나라이든 어린이는 그 사회의 미래의 동량이고 보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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