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디스 워턴 지음, 김욱동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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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스 워턴의 작품은 처음인데 겨울이라는 제목에서 암시되듯 한적하면서도 을씨년스러운 겨울 날 어느 곳에서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다는 첫인상을 받았다.이 글이 20세기 초(1911년)에 나온 작품으로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되지만 아깝게 실패했다고 한다.작품성이 뛰어난 만큼 글의 구성이나 등장 인물 간의 자극적이지 않지만 표표하게 물 위에 떠있는 인물들의 미세한 움직임과 심리묘사가 매우 치밀하게 묘사되고 있다.

 

교통수단이 자동차와 전차 등이 발달되어 않았던 시대인지라 서부 활극에 나오는 카우보이마냥 말을 타고 등장하는 외지인 이선과 아내 지나 그리고 지나가 병이 깊어 집안 일을 거두어 줄 먼친척 매티가 한 지붕 아래에서 흑백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돌아 가듯 정중동이 이어지고 말과 행동도 격정적이지는 않지만 속앓이를 하는 사람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찌푸등한 표정의 얼개가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다.

 

공간적 배경은 메사추세츠 스탁필드라는 외딴 마을이고 겨울날의 풍정이 파노라마와 같이 지나간다.아픈 아내를 위한 따뜻한 말 한마디,돌봄은 외려 집안 일을 돌보러 온 메티에게 가고 그 감정은 아내 지나로부터 불편한 심기가 싹트기 시작됨을 느끼게 한다.크게 요동치지도 않지만 아내 지나는 정신적 고립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외로움은 추운 겨울의 깊이와 맞물려 축적되어 간다.

 

매티는 지나의 제안에 의해 여가 시간을 이용하여 스트레스를 풀고 삶의 충전을 위해 무도회에도 나가면서 젊은 남자들의 시선을 끌기도 하고 함께 리듬에 맞춰 댄스를 추기도 한다.그러한 매티를 이선은 데리러 오면서 아내 지나에게 못느낀 풋풋한 연정의 싹이 트게 되면서 그 내면의 감정의 불씨는 점점 커져만 가고, 아내 지나도 남편이 매티에게 가까워지는 것이 시기와 질투를 느끼게 되면서 매티의 집안 일 솜씨가 서툴라는 것을 들춰 내어 불평을 늘어 놓고 환기를 준다.

 

아내 지나의 병이 완연하게 되면서 (그도 인간인지라)아내에 대한 연민의 정이 깊어만 가고 경제적인 이유로 수술을 주저한다.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아내의 병마는 깊어만 가는데 매티가 이선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편지를 전하면서 매티에 대한 새로운 감정이 생기고 혼돈과 울분으로 교차되는 감정이 깊은 마음 속에서 폭풍처럼 휘몰아 치게 된다.이제 매티는 자기가 살던 고향으로 되돌아 갈 시간이 오면서 이선은 매티를 먼 길을 동행하면서 바래다 주는데 눈보라 속에 눈 속에 파묻혀 서로 죽을 뻔하다 기적적으로 살아 난 이선과 매티는 다시 이선의 집으로 돌아 오게 된다.

 

작가 이디스 워턴은 남편과의 결혼 생활이 순탄하지 않았다고 한다.밖으로만 빙빙 도는 남편과 집안 일에 매달리면서 우울증,고독,혼돈,울분 등이 축적되어 갔다고 한다.이 겨울의 주인공 이선의 아내 지나가 작가가 처해 있는 정신적 고통,울분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20세기 초 여성이 남성보다 발언권이나 사회적 활동이 제약을 받던 시절이라 속으로 삼키고 인내하는 것이 극도로 힘들어 글로 나마 마음의 울분을 겨울이라는 시간적 공간을 삼아 각색했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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