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사건
위화 지음, 조성웅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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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는 중국 작가이면서 한국인에게 잘 알려져 있다.많은 작품이 번역되면서 인간의 본성과 삶,본질이 무엇인가를 일깨워 주기에 공감이 많이 가는거 같다.나도 위화의 작품을 거의 다 읽는 축에 들어 가는데 그 중에 『형제』,『인생』,『허삼관 매혈기』는 인상 깊다.나아가 중국에서 영화로도 각색된 『살아가는 것,원제목:活着』는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거 같다.

 

 

이번 중단편집인 위화의 <4월 3일 사건> 4편 중에 3편은 몽환적이어서인지 현실과는 거리감을 느끼게 하고,나머지 한 편은 중국 항일전쟁 당시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소설이란 사건,배경,인물이 잘 조화가 되어 전개되어야 흡인력과 읽는 재미를 느낄 수가 있는데 이야기가 꿈 속의 거리를 헤매는 거같아 약간은 적응이 되지 않고,읽고 난 뒤에도 맥락이 잘 잡히지가 않는다.

 

 

4월 3일 사건은 어느 소년의 이야기로서 소년를 비롯하여 그 친구 또래들이 펼쳐 가는 그로테스크한 이야기이다.소년과 친하게 지내는 여친 바이쉐이,장량 등이 등장하는데,알듯 모를 듯한 이야기와 인물들이 교차식으로 등장하고,그 소년은 4월 3일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매우 심약한 상태로 두려움과 공포로 그 날을 맞이하는데 아무 일도 없이 지나쳐 간다.그리고 그 옛날 이웃집의 하모니카를 떠올린다.

 

 

여름 태풍은 1976년 중국 탕산에서 일어난 지진과 태풍,그리고 여름날의 백성들의 살아 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주인공 바이수는 지진이 일어날 거라는 예측을 내놓지만 지리한 장마와 태풍만 탕산을 휘몰아 치고 간다.지진관측소의 잘못된 예측이 바이수를 당황하게 하기도 하고,그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기도 한다.무덥고 지루한 여름 날의 탕산,창장 고원의 전경을 그려 내고 있다.

 

 

어느 지주의 죽음은 중국이 항일운동이 벌이던 시절을 지주와 지주의 아들,집사 쑨시가 나온다.일본군의 앞잡이였던 아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집사 쑨시가 길을 나서면서 일본군의 저질스러운 행동묘사도 간간히 눈에 들어온다.예를 들어 암양과 숫돼지를 교미시키려는 장면에서는 일본군은 못할 짓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아들이 일본군에게 행방을 잘못 가르쳐 주어 결국 일본군에 의해 희생을 당하고,이에 지주는 상실을 한 나머지 재래식 똥통에 몸을 구부린 채로 죽어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조상은 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자연과 괴수의 이야기를 그려 내고 있다.사람을 죽여 인육을 먹는다는 이야기와 공포의 대상인 숲으로 아버지가 들어가 안개처럼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통해 어린 시절의 희미한 기억과 애틋함,생부에 대한 그리움을 잔잔하게 들려주고 있다.

 

 

위화의 중단편집을 통해 그의 새로운 글의 구성과 플롯을 알게 되었다.인간의 내면에 숨어 있는 나약한 잠재의식과 억압,두려움,공포 의식,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특히 일제강점기의 이야기를 다룬 <어느 지주의 죽음>은 일본이 이웃 나라의 백성들에게 저지른 온갖 만행을 빙산의 일각으로 보여 주고 있다.그들은 정상적인 사람이 못할 짓을 천연덕스럽게 하고도 남을 사람들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고,중국인들의 투박하고 순박한 성정(性情)들도 이 글을 읽는 재미였다면 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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