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파란 - 제1회 황금펜 영상문학상 금상 수상작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류서재 지음 / 청어람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 26대 고종의 친부인 흥선대원군의 삶을 그린 석파란은 조선후기 역사적 배경과 작가의 서정적이고 섬세한 필치가 어우러져 마치 안방에서 한 편의 사극을 관람하는 느낌을 받았다.흥선대원군의 호가 석파(石坡)이고 왕족의 후손으로 살아가던 그가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에 눌려 파락호(破落戶)로 전락하며 시정의 부랑배가 되며 먹을 것을 구걸하면서 잃었던 왕족의 삶을 붓을 놀려 멋진 석파란으로 그의 마음을 승화시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서학 즉 천주교가 들어오면서 국체의 정신을 문란케 한다는 점에서 천주교인들은 대대적인 숙청과 탄압을 받게 되고 어린 순조를 대신하여 섭정을 했던 조대비는 조카 조성하가 들여온 석파란을 감상하면서 석파란을 그린 장본인이 누구인지를 알고저 하고 조대비는 세상을 등지고 자연과 함께 하게 되며 훗날 대원군의 며느리가 되는 명성왕후가 자영이라는 이름으로 양녀로 들어오게 되는 이야기도 흥미롭기만 하다.자영은 어린 나이이지만 사리 분별이 뚜렷하고 총기가 밝았던 것이 인상적이다.

 

 당시 조선은 권력의 도구로 성리학을 이용하는 것에 대원군과 김병학은 의견의 일치를 보이며 대원군은 난의 그림을 통해 자신의 처지와 입장을 간접적으로 나타내 보이며 그가 그린 난 그림은 추사 김정희로부터 사사받은 것으로 보여지는데 조대비는 석파란의 품평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흑배의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려는 긴장감 (중략) 지나치게 긴장함으로써 필연적으로 생기는 결핍을 간과하고 있다.지나친 긴장은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는데 그게 뭘까 - 본문에서 -

 

1860년대 초는 강화도령 나뭇꾼 출신이었던 철종이 정사보다는 무수리들과의 애욕에 눈이 멀고 시름시름 생을 마감하려는 시기였으며 천주교인에 대한 서 너차례의 탄압과 서양세력의 개방 압력이 거세지던 무렵이라 관료들 사이에서도 수구파와 개화파가 나뉘어져 가고 이윽고 조대비는 흥선대원군을 만나게 되면서 파락호의 신분에서 정권을 거머쥐는 신분으로 거듭나게 된다.

 

 조선 왕실은 천주교 전교를 보호하고 그 약속을 공식적으로 전하며,청나라 서태후는 프랑스 외방전교회와의 약속을 이행하며 프랑스 군대는 서태후와의 약속을 지키려 태평천국을 향해 총공격을 감행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변화의 물결이 싹트지만 정작 정권을 쥔 대원군은 서양의 개방 압력에 제대로 응수를 하고 멀고 넓은 시각으로 나라의 미래를 보지 못한 점은 그의 치명적인 오류라고 생각이 든다.

 

 난세에 난초를 통해 조대비에게 그의 생가과 감정,포부를 간접적으로 전하고 안동 김씨 김병학은 조대비에게 빚을 진만큼 조대비와 대원군이 하나가 되어 대원군은 어린 고종을 임금으로 앉히면서 그의 섭정은 명성왕후가 그를 내치기 전까지 계속된 점을 알고 있다.

 

 다만 정은영 해설가의 말씀에도 지적했듯이 1860년대초 김병기의 양자로 들어온 김옥균은 겨우 10살 안짝이었는데 일본의 개혁파였던 후쿠자와 유키찌가 쓴 <문명론>을 읽고 해석할 수가 있는지 작가의 과잉 표현한 것은 아닌가 싶다.왜냐하면 김옥균이 갑신정변을 일으키고 실패로 돌아가면서 그를 보호해 주었던 일본인에 의해 망명을 하고 후쿠자와에게 그의 마음을 의탁했던 것이 1884년이니 시대착오적인 표현이 아닌가 싶다.그외는 섬세하고 서정적이고 시대감각과 등장 인물들의 성격과 입장,생각 등이 작가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잘 우려내어 한 폭의 난초와도 같은 멋진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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