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섬 - 주제 사라마구 철학동화
주제 사라마구 지음, 송필환 옮김, 박기종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미지(未知)라는 단어는 단순히 모른다는 의미를 떠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과 궁금증의 발로라고 생각된다.미지는 누군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상상의 세계이기에 설레임보다는 용기와 모험심이 없으면 미지의 세계보다는 현실에 충실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를 비롯하여 남극을 최초로 내딛은 아문젠 등의 삶을 보더라도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동경보다는 탐험정신과 용기,모험이 뒤따르지 않으면 미지의 세계는 인간의 머리 속에서만 맴돌 것이다.

 

 노벨 문학상(1998년)을 수상한 주제 사라마구의 철학적인 내용이 담긴 <미지의 섬>은 무한한 가능성이 숨겨져 있는 세계로 동경을 현실화하고 자신만이 갖고 있는 편협한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내적 경험을 한층 더 쌓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그러므로 좁은 울타리 속을 벗어나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고 그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소한다면 인생의 폭은 넓어지고 질적인 삶의 의미와 가치마저도 승화시킬 수가 있으리라.

 

 무엇이든 물어보라는 청원(請願)문을 두드리면 왕이 그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여 한 청년이 배 한 척을 얻으려 문을 두드리지만 쉽게 그 소원을 들어주지 않는다.왕은 자신에게 아첨과 비위를 잘 맞춰주는 인간에게 더 가깝게 하고 어울리는 부류이기 때문이지만 청년은 자신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 배 한 척이 꼭 필요하다고 자신의 집념을 꺾지 않기에 왕도 결국 그에게 왕의 명함을 주면서 선원에게 가보라고 한다.

 

 한 청년이 미지의 세계를 찾아 나서기 위해 배 한 척을 얻었다는 소문을 듣고 왕궁에서 청소하던 청소부 아줌마가 그의 뒤를 쫓고 함께 바다 위 배 안에서 동행하게 되는데 그들이 주고 받는 이야기는 이성간 주고 받는 사랑의 속삭임과 같이 다가오는데,뱃전에 남아드는 갈매기 떼들을 쫓기 위해 빗자루와 양동이를 사용하는 아줌마의 모습과 선원 면허증이 없는 청년은 바다와 배,하늘을 벗삼아 어디론가 유유히 항해를 하게 되는데 배 안에는 언제 들여 놓았는지 모르게 가금류와 조그만 정원을 바라보면서 청년은 황량한 배 안이 훈훈한 기운이 역력한데 정작 그가 꿈꾸는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은 어디에도 없다.그래도 그는 마음 속에서 배를 정박할 마을과 술이라도 한 잔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서는데 그의 이상향은 현재의 따분하고 비루한 삶을 벗어나 내재적인 영혼을 갈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록 꿈 속에서나마 자신이 찾아 가고 싶은 곳을 찾아 멋진 일상을 누리고 청소년 여자와 하나가 되는 꿈을 꾸게 되지만 현실은 바다 위에 둥둥 떠있는 신세가 되고 마는데 인간은 누구나 현실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지금보다는 더 나은 세계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고 이를 먼저 현실로 채울 노력과 의지,실천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작가는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내 마음 속에 미지의 섬은 과연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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