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 3 - 방랑편 청춘의 문 3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박현미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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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청춘은 미래에 대해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 나간다.가슴 속에선 피가 끓어 오르고 꽂히는 이성 앞에선 주체할 수 없는 설렘과 흥분이 교차하기도 한다.사회인이 되기 위해 베낭 여행도 다녀 보기도 하고 맘에 드는 이성과 뜨거운 성욕을 불사르기 하는게 청춘의 특권이다.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방황과 유랑의 늪으로 한없이 빠지게 된다면 때론 좌절과 고뇌에서 헤어나기도 힘들 것이다.나는 지난 시절의 청춘의 특권을 불사르지 못한 평범한 사람이었던거 같다.지난 시절은 평범한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길을 가기 위해 직장을 구하고 이성을 만나기도 하면서 퇴자를 맞기도 하면서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좋을까를 수없이 자문자답하기도 했다.

 

큐슈 지쿠호 탄광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주인공 신스케는 이제 한 학년을 휴학하기로 결심하고 '방랑 극단'이라는 이름을 걸고 유람선에 몸을 싣고 일본의 최북단 홋카이도 하코다테로 향한다.도쿄에서 알았던 극단 동료들(신스케를 비롯하여 12명)은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하코다테의 부두 하역장에서 노무직과 극단을 운영하기 위해 호코요(北洋)신문사의 니시자와의 도움을 얻어 극단을 꾸려 가려 하는데 부두에서의 노무직은 말그대로 거칠고 야성적인 남자들이 하는 일이기에 때론 조폭들과 맞닥뜨려 얻어 터지기도 하는 등 살벌한 분위기가 펼쳐져 나간다.

 

신스케는 끓어오르는 성욕을 이곳에서도 불사르기도 하지만 마음 속에는 지쿠호에서 함께 성장했던 오리에를 못잊는다.그녀가 동경에서 홋카이도로 넘어 왔다는 얘기만 듣고 언젠가는 만나기만을 고대하면서 부두 노무직,연극을 하기 위한 준비로 포스터,전단지 등을 동료들과 분담하는데 노무직의 경우엔 일당에서 식비 등을 빼고 남는 것은 고작 일당의 절반밖에 되지 않기에 연극을 하기 위한 장소와 시설 등이 절대적으로 열악했던 그들에겐 탄식밖에 나오질 않는데 마침 극단에 합류한 도미의 아버지가 중고트럭을 흔쾌히 쾌척하고 폐허가 된 창고를 무대로 활용하라고 하는 행운이 오는데 조폭들과의 몸싸움은 이곳에서도 빈번히 발생한다.

 

신스케가 생각하는 극단의 주제는 위로부터 아래로의 개혁이 아닌 민중으로부터 타오르는 개혁의 내용을 담은 것이고 그들은 썩은 권력을 풍자하고 그에 맞서려는 진보적인 내용(양과 늑대의 블루스)을 담고 있다.일종의 낡은 사회의 낡은 제도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개혁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자는 의지가 강렬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부모없이 홀로 된 신스케는 계모인 다에씨의 모성애를 그리워하고 류고로 아저씨의 음덕으로 대학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지만 정작 향후 무엇을 어떻게 살아갈지를 마음 속으로 되뇌인다.젊고 활기찬 청춘이지만 돈이 없는 빈자에겐 설움밖에 없다.그는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려 매혈(賣血)을 하기도 하고 철야 아르바이트도 했지만 학비,생활비,숙비 등을 감당할 여력이 없음은 그의 발목을 잡고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한다.

 

일본에서 단가(短歌) 시인으로 유명한 다쿠보쿠의 가집을 읽으면서 신스케는 다쿱쿠가 가난 속에서 육친과 병약한 몸과 뿜어 넘치는 정열을 품고서 죽을 힘을 다해서 살아온 남자로 생각하면서 신스케는 돈이 없는 데서 비롯된 거라고 자신을 위로한다.

 

"좋은 친구여,걸식이 비천함을 미워하지 마라.배고플 때는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P268

 

신스케는 아르사로(아르바이트 살롱)에서 일하는 중년 여성의 안내로 오매불망하던 오리에를 만나게 된다.극적인 해우이다.서로는 사랑하고 연모하며 오랜 세월을 그리워했기에 뜨거운 성욕을 불사르게 된다.마치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깊고도 뜨거운 사랑의 순간이 그들이 하나가 됨을 느끼게 한다.풋풋하고 변치없는 순정의 순간은 둘의 몸이 뜨겁게 달구어지고 오리에는 신스케와 함께 도쿄로 다시 돌아가기로 약조한다.

 

비록 신스케는 어린 시절 거칠고 척박한 탄광촌에서 자랐지만 순수한 사랑의 대상을 오리에에게 꽂히고 그들의 앞날이 과연 어떻게 변해갈지는 갈팡질팡하는 신스케의 운명에 달려있을거 같다.민중과 함께 연극을 창조하려는 신스케가 과연 미래를 어떻게 구상하고 삶을 꾸려 나갈지가 4부작에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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