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의 시대 - 위키리크스가 불러온 혁명
미카 시프리 지음, 이진원 옮김 / 샘터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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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엔 영원한 비밀과 권력은 없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그것은 일시적으로 지켜지고 유지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 기억과 기록으로 저장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해관계 및 정의라는 관점에 의해 백일천하에 낱낱이 공개되고 진상이 가려지게 된다.첨단기기 및 소셜 네트워크가 발달된 현대야말로 개인과 개인들간 주고 받는 이메일을 비롯하여 블로그,페이스북,트위터 등으로 실시간으로 소소한 문제부터 중차대한 사안에 이르기까지 마른 벌판에 번지는 불길처럼 번져 나간다.개인의 알권리를 비롯하여 사각지대에 있는 인권 살리기,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정치,경제,군사 등의 횡포는 보다 나은 세계를 위해서라도 밝히고 따지며 개선해 나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그러한 까닭에 줄리언 어산지의 위키리크스에 의한 미국 등의 비윤리적인 정치,군사 등의 문제점을 소셜 네트워크라는 미디어를 통한 고발과 투명성의 본보기는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획기적인 변화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미국의 정치 운동가이며 세계 정치 네트워크 토론의 장인 개인 민주주의 포럼을 비롯하여 미디어 단체가 네트워크 세계에서 적응하고 성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자문관으로 있는 저자는 위키리크스가 불러온 혁명의 단초를 투명성의 시대로 인식하고 세인들의 눈과 귀에 들어오지 않은 부조리하고 비윤리적이고 비합법적인 행태를 고발하는 것이야말로 시대의 변화에 부합하고 진실이 중요하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들어 일깨워주고 있다.즉,'부당하다고 느끼는 행동을 목격하고도 행동하지 않을때마다 불의의 편에 서는 것이다'는 말은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이의 실천까지는 고민과 갈등,용기와 도전 정신이 수반되지 않고는 한낱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특히 지배구조와 피지배 구조하에선 부당함이 힘과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자들에겐 월권을 이용해서라도 부당함이 온당함으로 바뀔 수가 있지만 피지배자들은 부당함을 보고도 해결할 수 없는 모순되고 부정의한 상황이 수없이 많다.

투명성에 관련해서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인권과 정권체제를 연장하고 유지하기 수단으로 약소국을 짓밟는 행위는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알권리이기에 숨기려 드는 부당함에 맞서 싸우고 저항하는 용기와 소신있는 자들야말로 투명성의 핵이고 요체라고 말할 수가 있다.어산지는 현재 미국 당국에 의해 체포되어 감옥에 있지만 그가 그와 동료들과 함께 보여준 문건들은 주로 미국의 잘못된 정치행태를 고발하고 있다.어산지는 미국 당국의 눈에는 가시이고 '하이테크 테러리스트'라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의 정의로운 행위가 미국 대중들의 거센 항의시위를 불러 일으키고 미국 국민과 정부간에 미묘한 불신과 대립이 고조되어 가고 있다.

미국이 아파치 헬기에 의한 이라크 민간인 사살이 담긴 동영상을 비롯하여 파키스탄과 탈레반 사이의 긴밀한 협조 관계,구글을 겨냥한 중국의 온라인 공격,미국이 이란을 공격해 달라는 사우디의 바램,북한의 미얀마 군사독재 지원,방글라데시 의회 집단을 훈련시키는데 대한 영국의 개입,나이지리아 정부 내 모든 직급에 정유회사 쉘 오일이 깊숙이 침투한 사실,미국 대사가 튀니지의 정치부패를 조장했다는등 셀 수 없는 정보공개가 일파만파 미국 정부의 심기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한국도 부패방지 위원회를 비롯하여 투명성과 관련한 감시단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국가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지배세력들에겐 이러한 단체들의 감시와 고발들이 얼마나 먹혀 들어가고 개선되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특히나 사회가 불평등한 요인이 너무 많고 편 가르기로 되어 있다 보니 감시단체에 의한 진정한 정치변화와 투명성의 확보가 신뢰할 수준까지 왔는지는 피부로 느끼는 체감투명성은 아직은 요원하다.정권을 쥐고 있는 수장과 그 수족들이 진정으로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고 진심으로 국민을 섬기는 신념과 철학이 겉으로 보여지지 않는 한, 한국에서의 투명성은 서로의 이해관계의 울타리 안에서 밥그릇 다툼으로 끝날거 같다.물론 국가의 안보와 이익에 직결되는 사안인 경우에는 누구를 막론하고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국가의 자존심과 체면,안일한 정책 등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행위는 언제 어디서든 비밀이라는 것도 없겠지만 이를 숨겨서는 안될 일이다.세계가 변화하고 개인의 표현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대사회에선 정책참여와 감시,투명성이 어느때보다 강조되고 있기에 참된 민주주의,열린 세상,상생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도 투명성의 확보는 선결과제라고 생각한다.위키리크스에 담긴 폭로의 내용과 목적은 주로 저개발국가의 독재정권 및 정부와 기업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드러내 더욱 투명한 사회 만들기에 있지만 이 또한 찬.반대파로 나뉘게 되는데 폭로 싯점에서도 무엇을 어떻게 공개하고 드러내야 할지를 심사숙고하는 모습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투명한 정보공개야말로 부정부패를 줄이고 더 나은 정부,더 강력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이 글을 읽으면서 한국의 투명성지수는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하고 느끼며 부당하고 불의함에는 감시하고 제보하는 참여정신이 새삼 필요한 덕목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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