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23
츠쯔졘 지음, 김윤진 옮김 / 들녘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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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거대한 면적에 다양한 소수민족이 함께 어울려 현대 중국을 이끌어 가고 있다.그 중에 최근에 알게 된 어원커족의 슬픈 역사와 기구한 부족의 삶을 츠쯔젠 작가에 의해 어원커족의 시원을 거슬러 올라가고 이 잡듯이 하나 하나 파헤치고 그들이 1643년 중.소 국경분쟁에 따라 체결된 네르친스크 조약으로 동북쪽은 러시아,서남쪽은 중국이라는 영토가 획정되고 그곳을 따라 흐르는 어얼구나(額爾古納)강의 오른편에 다싱안링(大興安嶺)산맥을 끼고 순록과 함께 살아가는 소수민족 어원커족이 있었고 그들은 산과 숲,초원이라는 대자연과 함께 삶을 꾸려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먹고 입고 사는 방식이 모두가 자연 속에서 채집하고 가꾸며 살아가는데 때론 사냥꾼에 의한 노획물이 그들의 몸과 영혼을 지탱시켜 주는데 낙타사슴,늑대,친치라가 대표적인 사냥감이 된다.그들은 살아가는 방식,사유하는 법이 대대로 내려 오는 주술적인 토템의식과 마음 속에 심어져 있는 정령 의식이 짙기에 몸이 아프다든지 혼자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경우에는 신복과 신무 의식을 거행하는 무당의 궂에 의해 액땜이 되기도 하고 일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근심과 고민을 덜어 내기도 한다.이 글의 주인공 어원커의 여인이고 그 부족의 마지막 추장의 여인이며 그녀가 살다간 100여년간의 어얼구나 강의 오른편의 삶과 역사,희노애락을 작가에 의해 고스란히 조명되고 반추가 되고 있으며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순진무구하며 물질문명이 한방울도 흘러 들어가지 않은 원시의 삶을 보여 주기에 내가 태어나고 죽어 돌아갈 태초의 모습이 어얼구나 강이 아닌가 싶다.

어원커족,그들에게도 일제에 의한 대동아공영권(따통잉)에 의해 젊은이들이 강제로 군에 징집되고 일본(스즈키 히데오등) 군부가 그들에게 저지르는 온갖 만행이 목불인견인데 쿤더와 이완이 군에 징집되고 제식훈련을 받던 중 쿤더의 어리버리한 행동에 스즈키는 세퍼드를 풀어 놓고 쿤더를 물어뜯게 한다.이에 이완은 의리와 정의감에 세퍼드를 힘과 지혜로 일살하자 이완을 강제로 옥에 쳐넣으며 잔인하게 폭행을 저지른다.이완은 야음을 틈타 탈옥을 하게 된다는 일화가 인상에 남는다.일본이 그당시 저지른 만행은 어찌 한 두가지겠는가? 주지하다시피 731부대에 의한 생체실험이었던 '마루타(丸太) 사건은 온 세상을 전율케 하고도 남는다.

어원커족은 일본이 멸망하고 모택동에 의해 공산당 및 공산주의가 세워지면서 대약진 운동,문화대혁명,사회주의식 시장자본주의의 도입에 따라 그들의 삶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산업개발이 그곳에도 침투하게 된다.니두 무당이 죽고 부인 니하오 무당이 어원커족의 명운을 예측하며 순록과 함께 삶의 터전을 이끌어 갔던 어얼구나 강의 오른편 언덕을 하늘 아래 거인으로 비유하고 크고 작은 강은 거인의 몸에 종횡으로 놓인 혈관이고,수많은 산맥은 거인의 뼈에 비유하고 있다.그 산들은 다싱안링 산맥에 속해 있는데 저자가 어린 시절 다싱안링 산맥을 끼고 어른들로부터 전해 들은 얘기를 토대로 서술하고 있다.

과학문명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았던 어얼구나 강 어원커족의 삶은 그들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언어와 생각,점술,공동체 의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저자는 어원커족이 대자연을 벗삼아 사냥과 채집,히피족마냥 초원 위를 이동하는 삶을 서정적이고 감성적이며 인간의 순수한 영혼을 불러 일으키는 탁월한 언어적 감각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자기가 태어난 고향은 언제 어디서나 그립고 잊지 못할 곳이다.어얼구나 강의 오른편은 강과 산을 끼고 살아가던 한 소수민족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으며 대자연의 위대함 앞에 인간은 보다 겸허해지고 인간다운 모습으로 되돌아 가기를 시사해 주는 멋진 영혼의 작품이라고 할 수가 있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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