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뤼크 피베 지음, 양진성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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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를 위한 진혼곡 내지 미사곡으로 알고 있었던 레퀴엠은 모차르트에 관한 일생과 에피소드로만 생각했는데 이 글을 읽다 보니 내 짐작은 빗나갔다.모차르트를 열광적으로 흠모한 피아니스트 레미 봉스쿠르의 죽음을 비롯한 그의 비서의 죽음을 둘러싸고 주변 인물들의 행적과 사건의 전말을 밝히기 위해 범행의 단서를 찾아 다니는 형사들의 숨은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때로는 사실적으로 다가오고 때로는 추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작은 체구이지만 왕성한 음악활동을 하다 의문의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 봉스쿠르와 그의 비서 제롬 클레르크 모두 독소인 비소에 의해 죽음을 당하고 음악의 세계 기자인 드니 오갱은 자신이 살인 사건에 연루되어 로라라는 여인과 함께 베니스,파리,런던 등지로 이동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살피며 자신은 절대 잡히지 않기를 바란다.드니 오갱이 결정적으로 꼬투리 잡힌 단서는 프리메인슨단의 집회소에 침입한 점이고 프리메이슨단의 단원이 아니면 접근이 금지되었던 것인데 드니 오갱은 봉스쿠르의 레퀴엠 악보에 침을 흘리고 침입하였던 것으로 보여진다.

레퀴엠은 관현악단의 연주로 만들어졌고 수많은 작곡가들이 각자 주어진 역할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시켜 <음악의 역사>가 탄생되었던 만큼 음악에 관한 수많은 정보와 일화들을 담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특히 합창단들의 주옥같은 목소리,목관악기와 금관악기,타악기,솔로가 어우러져 화음을 빛내고 있으며 모차르트의 프리메이슨단 참여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아울러 모차르트의 음악의 스승 하이든부터 바흐,쇼팽,슈만,베토벤의 음악적 삶과 에피소드도 소개가 되어 있어 읽어가는데 지루하지 않았다.다만 레미 봉스쿠르라는 현대 음악의 거장의 죽음 뒤엔 사후 범인을 찾으려는 경찰들의 뒷조사와 모차르트는 쓸쓸하고도 싸늘한 시신이 되고 부패되어 시궁창과 같은 웅덩이에 내던져졌다는 점이 확연한 대조로 다가온다.소설 속의 봉스쿠르와 역사 속의 모차르트는 요절과 음악의 거장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봉스쿠르는 모차르트를 흠모하고 닮아가려 악보등을 파는 골동품 상인 키네의 가게에도 들락날락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레미 봉스쿠르의 죽음에 관한 탐방기사를 쓰고 일약 편집장으로 취임하면서 그와 가까웠던 로라는 새로운 삶과 역사,인생의 동반자가 되어 간다는 이야기로 마감을 하는데 레미 봉스쿠르와 그의 비서를 죽인 진범은 유야무야가 되고 모차르트의 비밀을 밝혀줄 인물은 결국 드니의 눈,심장,삶을 가득 채워 줄 로라가 아닌가 싶다.모차르트의 레퀴엠에 담긴 사자(死者)에 대한 미사 및 진혼이 봉스쿠르의 죽음으로 모차르트가 살았던 당대와 그를 흠모했던 음악의 거장,음악의 세계에 대해 약간이나마 맛을 보고 이해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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