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구디의 역사인류학 강의 - 요리, 사랑, 문자로 플어낸 동서양 문명의 발달사
잭 구디 지음, 김지혜 옮김 / 산책자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유사이래 인간은 수많은 문명 발전을 꾀하면서 삶의 개선과 풍요로움을 안겨 주기도 하는 반면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는 개인과 집단,부족,사회,국가의 이해 관계에 따라 손을 맞잡기도 하고 때로는 적이 되어 등을 돌리면서 이합집산의 역사를 엮어 왔다.그러는 가운데 인간이 가장 본능적 허기,추위,의사 소통의 기본으로 삼는 음식 만들기,유전자 생식으로 인한 번식 본능,문자 창조에 의한 의사 소통,영구 기록등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발전과 퇴보,수난과 회생의 점철을 밟아왔음을 직.간접적으로 체득하고 역사인류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관점등을 저자 잭 구디는 유럽,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문화와 문명을 중심으로 들려주고 있는데,음식,사랑,문자라는 3대 요소를 주로 서양의 관점으로만 해석되어 있고 자민족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편협된 우월주의 사상이 짙다는 인상마저 든다.물론 동양의 중국,인도의 문화는 맛배기 정도로의 체면을 살려주었지만 읽는 내내 동서양의 균형잡힌 인류문화의 지난 모습을 사료연구와 발견으로 입증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한다.

 주지하다시피 서양은 청동기 시대 도시혁명과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자본주의 맛을 일찍이 맛보게 되면서 물질과 개인주의가 앞서나갔고 지주 교육과 인쇄술의 발달로 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영향을 주었으며 그들의 제국주의의 팽창 역시 문화 및 문명의 우월의식에서 비롯되었으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양권 및 아프리카,아메리카로 팽창하는데 힘들이지 않고 각개전투식으로 속속 발을 뻗쳐 나갈 수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국가들은 유럽이 산업화 및 자본주의가 도입되던 시절 부모를 모시고 농경을 일구며 살던 가부장제의 틀 안을 벗어나지 못하고 국가 체제는 왕조를 중심으로 봉건적인 관료제에 찌들어 있어 경제적,문화적 발전이 그들보다 오랫동안 지체되고 체제를 고수하다 보니 신구파간의 갈등,반목,대립이 상당기간 존속되었던 것도 역사를 통하여 알 수가 있다.

 특히 서양은 종교개혁과 더불어 프로테스탄트의 다양성에 근대화 과정의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서양이 우월하다는 생각이 강화되었고 그때부터 서양은 집단을 중시하는 대가족보다는 핵가족화가 주흐름이었고 개인주의를 보편적인 사회 구조로 인식되었음도 간파할 수가 있다.이에 일본의 경우는 19세기 중반 미국과 맺은 미일화친조약에 의거하여 일찍이 서양과 문호를 개방하는 개국의 장을 열어 나갔던 것이며,일본은 사이고다카모리가 제창한 정한론을 명분으로 한국을 침략하고 병탄하려는 기도를 오래전부터 획책했던 것인데 구한말의 한국 사정은 신구세력의 갈등과 서양 세력의 틈바구니 속에서 일본의 침략 구실을 주고 말았던 것이다.역사를 통하여 문화와 문명의 발전과 국가의 힘을 착실하게 기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사랑이라는 것에 관해서 유럽에선 남편과 아내,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이 애정 어린 근대 가족의 고유한 특징이라고 여기며 이는 최초의 산업국가인 잉글랜드가 ’근대화’과정을 선도했다고 여기며 정신세계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들 다수가 특정한 일단의 감정들이 근대 유럽의 특징이라고 여기며 로맨틱한 사랑과 ’섹슈얼리터의 출현’을 전통 사회가 아닌 근대 사회에 귀속시키고 있다.한국,중국은 보수주의적이고 이념적인 체제로 인하여 로맨틱하고 개방적인 남녀사이의 사랑은 아직도 서구에 비하면 사회적인 의식,분위기와 맞물려 보수적인 면이 강하다고 느껴지며 이는 개인차가 깊게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음식은 13세기 유럽에서 ’궁정식’ 음식 이데올로기가 탄생하고 르네상스 시기엔 전쟁이 줄어들면서 귀족들이 호사스러운 연회를 베풀면서 식사가 시작되기 전에 손님은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에게도 음식을 돌리며 전시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한다.’잉글랜드식 스프’나 ’카탈루냐식 블랑망제’와 같은 국적을 대표하는 요리가 발견되고 동양권에선 인도의 카레와 필라프,중국의 찹수이(야채탕)와 챠오멘(볶은 밀국수)가 서양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한다.진귀한 음식이면서도 싼 가격에 부담없이 카레와 찹수이등이 그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인류는 벌거벗은 원시시대로부터 농경,부족사회를 거치며 영주가 봉토를 관리하는 봉건사회,산업화가 시작되면 근대 자본주의의 물결을 타고 문자와 문명이 급속도로 발달되고,이에 서양은 개인의 복리 및 경제수준을 제고하며 그들의 힘의 논리를 내세워 제국주의의 발판을 마련하고 힘없는 나라를 침략하고 식민국에 씻지 못할 멍에를 안겨 주었음을 알고 있다.탈산업화를 앞세워 점점 약육강식의 국가간 이해관계가 팽배해져 가고 있으며 인간은 동물과 구별되고 우월한 문화의식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학대하고 말살하려는 동물의 이름이 지니는 가치와 모든 동물들을 억압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관습들' 사이에서 보다 나은 인류의 행복은 무엇이고 인류 역사를 발전시키는 참다운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해 나가야 할지를 숙고하는 계기가 되었다.벽안의 저자가 서양의 관점에서 쓴 역사인류학은 촘촘하게 연구하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이기에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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