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장미의 나날 - 술잔의 향기를 더욱 매혹적으로 만드는 문학,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이종학 지음 / 시공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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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는 어렵지 않고 쉽게 쓰여져 있다.일상 속에서 보고 느끼며 생각했던 바를 일기 쓰듯이 한 편의 자화상을 보는 느낌이라고 생각이 든다.’재즈칼럼니스트’인 저자께서는 수많은 인물들의 행적과 술과의 시간을 씨실과 날실을 엮어 가듯이 촘촘하게 그려가고 있으며,저자의 체험담도 함께 실어 놓아서 저자의 일상의 모습과 술에 대한 취향등도 엿볼 수 있어서 편안하게 읽어 내려갔던 거같다.

누구나 일터와 쉼 속에서 한 잔의 술,와인과의 기억과 추억은 한가지쯤은 갖고 있을거 같다.예를 들어 농부는 농사를 지우며 새참과 함께 텁텁한 막걸리 한잔과 시름을 달랬을 것이고,샐러리맨들은 업무 종료후에 사원들끼리 호프나 쇼콜로 분위기를 한층 돋구었을테고,보다 고상한 분들끼리의 만남에서는 오래 숙성된 와인으로 목을 축였을 법하고,독한 위스키를 좋아하는 분들은 나름대로 터프한 이미지에 눈을 질금감고  ’캬’하며 대범한 모습을 보여 줄 것이고,음악을 하시는 분들은 쟝르에 따라 취향도 가지각색일 거라 생각이 든다.

근현대의 문학,정치의 거장이었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헤밍웨이,사르트르,스탈린,무라카미하루키 같은 분들의 술에 대한 에피소드가 눈길을 끌었는데,특히 헤밍웨이는 지독한 술독,술꾼이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샤토마고라는 프랑스제 와인을 유독 좋아했다고 하는데,얼마나 좋아했으면 그의 딸 이름도 ’마고’라고 했을까? 부전여전이라고 그의 딸도 술독에 찌들어 길지 않은 삶을 마쳤다고 하니,아이러니할 법하다.

저 자신은 80년대 대학가에서 밤새도록 생맥주에 2차로는 소주로 목을 적시며 인생을 즐겼고,사회 초년기 역시 배가 불룩 나온 호프통의 안내를 받으며 독일의 맥주광장의 무대를 띤 곳에서 소시지와 햄등으로 야근야근 씹으며 스트레스를 날렸고,어쩌다 가끔씩 룸싸롱 같은 곳에서는 시바스에 과일 안주로 현란한 분위기 속에서 좋든 싫든 한 때를 보냈던 기억이 난다.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지갑 형편에 맞게 마셨던 적이 대부분이고 과소비를 해야만 한 적도 있었던 게 맞는 말일 것이다.

작가는 특히 와인과 맥주에 대해 사진으로 일러스트화해서 다양하게 보여주고 술의 산지,특성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어 술에 대한 문외한인 제게도 얻어가는 바가 많았다.특히 프랑스의 와인산지인 보르도와 부르고뉴 정도 알고 있는데 보르도 5대 천왕은 상식으로 알고 싶어 적어 본다. --샤토 라투르,샤토 라피느,샤토 마고,샤토 무통,샤토 오브리옹-- 와인,맥주 외에 일본의 대중주인 사케(酒)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는데,일본은 재즈가 발달되어 있고 재즈를 감상할 때에는 약간 대핀 사케 한 잔과 함께 하는 것도 좋을 듯한 느낌을 받았고,차가운 겨울날 노천온천에서 목만 내놓고 안주 없이 마시는 사케 한 잔은 작가에게는 커다란 추억이 되었던 거같다.

와인,맥주,사케등의 제작법과 시중에 진열되어 누군가의 목으로 넘어갈때 아무 생각없이 음용하는 것보다는 이 것은 어느 회사,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는지등도 생각하면서 음미해 보고 싶고,재즈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참으로 우연이든 필연이든 세계 여러 곳을 누비면서 여러 사람들과 많은 교유를 갖고,교유 속에서 술과의 애환은 참으로 많았던 거 같다.재즈를 감상할 때는 부드러운 와인 한 잔,록이나 팝을 감상할 때는 위스키 한 잔으로 멋진 시간을 갖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저 자신은 술에 대해서는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지만 이 도서를 통해 불현듯 대학시절 어울렸던 친구들,사회초년기때의 동료들 생각이 많이 났고,일본.중국에 업무차 여행차 만났던 지인,손님들의 얼굴과 그때 마셨던 술의 형상들과 일그러지도록 마셔야만 했던 씁쓸한 기억들이 교차되고,나이도 있으니 강한 술보다는 부드러우며 오래도록 음미할 수 있는 술을 골라서 마실 수 있는 판별력을 이번 기회를 통해 길러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술 애호가라면 꼭 읽어 봐도 괜찮은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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