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감정에 대한 초인적인 통제력을 요구하기보다그저 좋은 습관을 기르면 된다. 이렇게 자문하라. "이 정보는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가? 내 생각이 옳았다는 확신이 들거나 우쭐해지는가? 불안이나 분노 또는 두려움이 생기는가? 인정하기를 거부하면서 무시해도 될 이유를 서둘러 찾는가?"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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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치게라는 표현은 내게는 과하다. 감옥에 갇힌 아버지야말로 긴긴밤마다 그런 시간들이 사무치게 그리웠으리라. 그 당연한 사실을 나는,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야 겨우 깨닫는 못난 딸인 것이다. 아빠, 나는 들을 리 없는, 유물론자답게 마음 한줌 남기지 않고 사라져, 그저 빛의 장난에 불과한 영정을 향해 소리 내 불렀다. 당연히 대답도 어떤 파장 따위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도하지. 영정 속 아버지가, 이틀 내 봤던, 아까도 봤던 영정 속 아버지가 전과 달리 그립던 어떤 날들처럼 친밀하게느껴졌다. 죽음으로 비로소 아버지는 빨치산이 아니라 나의 아버지로, 친밀했던 어린 날의 아버지로 부활한 듯했다. 죽음은 그러니까, 끝은 아니구나, 나는 생각했다. 삶은 죽음을 통해 누군가의 기억 속에 부활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화해나 용서 또한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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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과정에서 안중근의 정치적 동기를 현실에 대한 무지에서비롯된 것으로 드러내 보이고, 문명한 절차에 따라 사형에 처한다는 것이 일본 외무성의 방침이었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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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11-24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술은 가능하면 언제나 그 지역의 것을 먹는다는 게 내 원칙인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이라는 책에서 하루키는 ‘좋은 술은 여행하지 않는다’는 더 멋진 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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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순간의 만족을 위해 사들인, ‘너무 오래 존재하는 것들’과 결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서 축적하는 삶이 아니라 모든 게 왔다가 그대로 가도록 하는 삶, 시냇물이 그러하듯 잠시 머물다 다시 제 길을 찾아 흘러가는 삶. 음악이, 영화가, 소설이, 내게로 와서 잠시 머물다 다시 떠나가는 삶. 어차피 모든 것을 기억하고 간직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 - <오래 준비해온 대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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