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작가님 소설 지금까지 다 좋았다. 밝은 밤은 나, 엄마, 엄마의 엄마, 할머니의 엄마까지 4대에 걸친 긴 이야기이다. 작가의 이전 소설에서 보면 개인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사회 배경이나 역사가 이번에는 조금 길게 묻어 있다. 사회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을 분리할 수 없으니까. 이 전제가 단순하면서도 소설을 쓸 땐 매우 어려울 것 같은데 이 걸 풀어내는 글솜씨가 훌륭한 작가다. 난 또 읽다가 울컥했다. 자기 전에 읽다가 앞부분에서 기분을 울적하게 만드는 우울한 기운때문에 잘 못 읽다가 책 읽는 시간을 낮으로 옮겼다. 인물 개개인의 삶은 부족한 부분이 있어 울적할 수 있지만 관계를 통해 따뜻하게 전달되는 마음덕분에 ‘밝은’ 밤이라는 제목이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