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관련된 이야기


이 책은 문학동네북클럽 생일도서로 만났다. 북클럽문학동네에 가입을 하면 생일 도서를 보내주는데, 난 아무 생각 없이 내 주민번호 생일을 등록해놓았다. 일종의 가짜 생일이다. 매달 추천 도서를 선정해서 받고 싶은 책을 고르는 시스템이다. 그런 과정에서 선택한 책인데, 읽다 보니 출판사가 문학동네가 아닌 책이었다. 뭐지? 문학동네에 대한 호감도 급상승. 사실 북클럽문학동네 멤버십 서비스에 크게 만족한 상태가 아니어서 2021년도는 가입할까 말까 고민 중이었는데. 당연히 문학동네에서 출판한 책을 생일도서 목록에 넣는 줄 알았는데. 다시 봤다. 문학동네. 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이야기지만 그냥 언급하고 싶다. ㅎㅎㅎ


<보통의 존재>란 유명한 책으로 익히 들었던 작가지만, 책은 처음 읽어본다. 시작 부분에 정신병원 관련 이야기가 나와서 아... 이거 징징거리는 책인가, 아차 싶었는데, 그런 책은 아니었고 읽으면서도, 다 읽고 나서도 작가의 바람대로 나의 이야기로 다가오는 부분이 많았다. 책으로 한 팀이 되었네요. ^^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세상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그 존재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 존재와 어떻게 지내는지에 따라 내 삶의 평화가 달라질 것이다. 2020년은 개인적인 환경의 변화로 싫어하는 인간 유형이 폭증했던 시간이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만큼 인간관계 거리두기도 원만하게 잘 해냈지만, 거리를 둬도 싫은 사람과 상황이 너무 많아서 내 안의 나와 잘 지내지 못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혐오와 환멸에 빠질 때, 제일 먼저 했던 생각이 내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닐까였기 때문이다. 일종의 자기반성이 우선이었다. 내가 적응해야 할 일이라고 나를 다독였는데, 그게 과연 잘한 일이었는지?


부정적인 감정에 자주 노출되고, 그 감정을 다스린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모르게 손쓸 수 없을 만큼 누적되어 있었고, 그런데 알고 보면 그 감정의 실체는 그저 알맹이가 없는 공허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면 후련한 상태여야 하는데, 알 수 없는 찝찝함이 지속되었던 2020년.


이 책을 읽으면서 자잘한 감정과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이 책을 계기로 언젠가 작년의 기억을 기록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면서 잘게 토막내 무용지물로 만들어 두고 싶다. 그리고 상대에게는 작은 복수쯤으로 박제.(어차피 모를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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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01 15: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열린책들 북클럽 회원일때(지금 운영은 어떤 방식인지 모름) 생일날 자신이 원하는 도서 5권(세계문학3권신간도서 2권)고를수 있었고 출판사 도장 찍힌 수첩같은 노트하고 북 파우치 그리고 꽃배달( 꽃병까지 줌 ㅋㅋ)도 해줬어요 더욱더 충성하게 만들었는데,,, 그래도 생일날인데 딱한권 회원이 원하는 책으로 할수 있게 하지,,,

지유 2021-02-01 15:45   좋아요 2 | URL
헉!! 열린책들은 그렇게나 많이 줬었나요? 문학동네 생일도서는 책은 한 권 고를 수 있긴 해요. 제가 고른 책인데요. 음... 또 다른 혜택 이야기를 들으니 다시 고민에 빠지네요. ㅋㅋ 참, 달출판사도 문학동네라고 하네요. 좀 전에 알고 바로 훈훈한 마음이 식었습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