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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속성 (150쇄 기념 에디션) - 최상위 부자가 말하는 돈에 대한 모든 것
김승호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예전에는 돈이라고 하면 딱히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지금도 그다지 아니긴 하지만) 먼 미래(구체적으로는 인생의 말미)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는 젊을 때(?)였고, 사는데 불편함이 없는 정도의 안정적인 수입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점점 인생의 말미에 다가가는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돈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을 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다. 그렇다고 딱히 부자가 되고 싶다, 이런 건 아니다. 안정적인 수입이 어느 날 끊길 때, 나 또는 가족에게 불행이 닥쳤을 때, 갑작스러운 목돈이 필요해졌을 때, 내가 평균 수명 이상 오래 살 경우 존엄하고 자유롭게 늙고 싶다는 희망을 지키고 싶다면. 결국 돈이 많아야 내가 덜 불편해지겠다는 생각이 커지게 된 것이다.
어떤 책이 인기 있나 종종 구경하고, 책 사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온라인에서 책 구경 하는 것을 즐긴다. 그런 과정에서 알게 된 책이다. 책 제목이 좀 멋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세속적인 느낌을 풍기는 제목과 달리 어떤 기대를 안고 읽게 되었다. 아무래도 돈에 대한 관심이 책을 만나게 한 것 같다.
돈에도 품질이 있다는 것, 돈을 대하는 태도를 중시하는 저자의 철학이 마음에 든다. 돈을 대하는 태도는 평소 생활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책의 마지막에 강조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지식과 지혜로 무장하고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돈을 벌고 모으고 쓰는 인생을 가르쳐주고 있다. 이런 철학을 가진 채 자본소득을 늘려가는 것,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자본소득이란 결국 불로소득인데, 어릴 때 나는 불로소득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배웠던 것 같기도 하다. 땀 흘려 일한 결과로 얻는 소득만, 신성한 것은 아닌데. 너무 늦게 깨달은 건가 싶지만, 저자는 부자가 되기에 가장 좋은 나이는 50세 이후라고 했으니, 아직 나도 늦은 건 아닌 것 같다. ^^;
돈이 인생 최고의 가치는 아니지만,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돈을 대하는 태도가 결국 그 사람이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인지, 평소 어떤 생활 태도를 가진 사람인지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 예전에 돈을 아끼는 스크루지 같은 사람이 있었는데, 나에게 없는 모습이라 본받고 싶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 사람은 돈 씀씀이가 인색할 뿐만 아니라 마음도 인색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멀리하게 되었다. 빨리 돈을 벌고 싶어 한 어떤 사람은(저자는 빨리 돈을 벌려고 하는 태도를 경고한다.) 나랑 가치관이 안 맞는 사람이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아닌 척하는 계산적인 행동 이면에 강한 허영심과 빈약한 도덕성이 엿보여 거리를 둔 사람도 떠올랐다.
돈이란 어떻게 대하고 쓰느냐에 따라 칼과 같다는 저자의 말에 적극 공감한다. 책을 읽으며 주변인들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결국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미래에서 살게 될까, 많은 생각을 끄집어낸 책이기도 하다.
덧붙여, 완독 후 81쇄 발행 아래 있는 펴낸 곳 ; 스노우폭스북스를 보고 웃음이 났다. 역시 남다른 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