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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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명 왕조는 청 태조 누르하치가 만주 일대를 평정하고, 2대 태종 홍타이시를 거쳐 3대 세조 순치제가 1644년 북경에 입성하면서 그 막을 내렸다. 고작 15만 명에 불과했던 만주족의 청 왕조가 1억 5000만 명의 한족으로 구성된 거대 제국인 명 왕조를 무너뜨리고 북경에 입성한 것이다. 이는 분명 역사적인 '기적'이었다. (중략)... 강희제의 이 같은 감각 있는 화해와 통합의 노력은 1910년, 신해혁명으로 마지막 황제 선통제 부의가 퇴위할 때까지 무려 268년 동안이나 그 효력을 발휘했다.(정진홍,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1세기북스. 2007)

김훈의 장편 <남한산성>은 위와 같이 청 왕조가 중국을 평정하기 몇 해 전인 1636년 12월 14일부터 다음 해 2월 2일간의 기록을 소설 형식으로 새롭게 구성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조선왕조, 특히 당시 인조를 비롯한 당대 위정자들의 (주화/척화 등의) 당쟁의 의미를 돌이켜보는 의미도 아니고, 침략에 의해 핍폐해질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自主'에 대한 각성도 아니다. 이 책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줄거리를 확인하기 위해 들춰본 '부록-남한산성, 겨울에서 봄으로'에 보면 '12.16 임금이 남한산성에 있다.'라는 <조선왕조실록>을 인용한 문구가 나온다. 다음 해 1월 1일까지 실록의 첫 문장은 계속 이렇다. 물론 기록자가 당시 실록의 기록법에 맞춰 작성한 것을 그대로 인용했다는 가정 하에서는 그리 심상치 않은 내용이지만, 어쩌면 당시를 바라보는 저자의 의도(철저한 '거리 두기'라고 표현할밖에...)가 반영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본문을 읽어가는 내내 잊혀지지 않았던 인상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에 다시 '남한산성'을 바라보는, 바라보아야 하는 독자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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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번역가 진환 씨가 사는 법 피라니아 이야기 번역 비판

 

이덕하

2008-02-10

 

 

번역서: 피라니아 이야기, 호아킴포사다 지음, 안진환 옮김, 시공사, 2007 10(초판, 50).

원서: How to Survive Among Piranhas, Joachim De Posada, Planeta, 2004.

 

 

안진환 의 2007.. 1

피라니아 이야기』와 How to Survive Among Piranhas』의 차례 비교.. 3

싸구려 처세서에 호들갑이냐고?. 5

 

 

 

 

 

안진환 씨의 2007


 

번역회사 인트랜스(http://www.intrans.co.kr)의 대표인 안진환 씨는 2007년에 무려 30권의 번역서를 출간했다. 22권을 출간한 공경희 씨를 뛰어넘는 숫자다(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한 것이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전쟁의 기술 - 승리하는 비즈니스와 인생을 위한 33가지 전략 (2007 1)

직장인 마인드 -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2007 2)

글로벌 리믹스 - 비즈니스맨을 위한 글로벌 경제 특강 (2007 2)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 - 개인과 기업의 티핑 포인트를 만드는 25가지 기술 (2007 2)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 - 마케팅을 강력하게 만드는 스토리텔링의 (2007 3)

알파 신드롬 - 세상을 움직이는 1% 리더의 열정과 기질 (2007 3)

글로벌 시대의 부동산 투자전략 - 트럼프와 부동산 고수 90명에게 배운다 (2007 4)

괴짜경제학 플러스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2007 4)

핫버튼 마케팅 -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16가지 감정 버튼 (2007 5)

플립, 삶을 뒤집어라 - 세계적인 플립스터 66인이 제시하는 인생혁명 프로젝트 (2007 5)

골든 티켓 (2007 5)

호되게 꾸짖고 넘치게 사랑하라 -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부모의 힘! (2007 6)

CEO도 반하는 평사원 리더 (2007 6)

Stick 스틱! -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의 힘 (2007 6)

멘토 - 스펜서 존슨 (2007 6)

부의 제국 - 미국은 어떻게 세계 최강대국이 되었나 (2007 6)

The One Page Project - 강력하고 간결한 한 장의 보고서 (2007 7)

미래 리더십 코드 (2007 8)

선택의 힘 (2007 8)

월스트리트의 포커페이스 - 월가 최고 승부사들에게 배우는 리스크 경제학 (2007 9)

이코노믹 씽킹 - 핵심을 꿰뚫는 힘 (2007 9)

전략을 재점검하라 - 팀장에서 CEO까지 (2007 9)

애덤 스미스 구하기 - 개정판 (2007 9)

칭찬 - 열정을 이끌어내는 최고의 지혜 (2007 9)

입 다물고 들어라! - 마음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 전략 (2007 9)

성공명언 1001 - 영한대역 (2007 10)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살아보기 - 1 년간의 중국산 보이콧을 통한 한 가족의 세계화 체험기 (2007 10)

중소기업에서 대기업까지 전략을 재점검하라 - 성장과 수익을 동시에 얻는 기업 전략의 기술 (2007 11)

사랑과 돈의 경제학 - 진정한 경제적 행복에 이르는 길 (2007 12)

세계주식회사 - 미래를 예측하고 트렌드를 앞서가는 이상적 기업 모델 (2007 12)

 

물론 번역서를 많이 낸 것은 죄가 아니다. 그 모든 번역서가 훌륭하게 번역되어 있다면 감탄과 찬사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피라니아 이야기』와 How to Survive Among Piranhas』의 차례 비교


 

원서와 번역서의 차례를 비교해 보면 도대체 같은 책인지가 의심스럽다. 원서는 214쪽까지 있는데 번역서는 180쪽까지 밖에 없다. 글자 크기로 추정해 볼 때 원서의 내용 중 절반 이상이 삭제된 것 같다.

 

게다가 글의 위치도 제멋대로 바꾸었다. 원서의 CONCLUSION의 내용이 번역서의 프롤로그에 있으며, 원서의 CHAPTER THREE의 내용은 번역서의 첫 번째 피라니아 있으며, 원서의 CHAPTER FIVE Story #3의 내용은 번역서의 두 번째 피라니아 있다.

 

지은이의 글

프롤로그 내 인생의 피라니아는 무엇인가?

첫 번째 피라니아 고정관념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자

두 번째 피라니아 모험 없는 삶 성공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의 것이다

세 번째 피라니아 목표 없는 삶 목표는 불굴의 의지를 만드는 원동력이다

네 번째 피라니아 부정적 감수성 긍정적으로 말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다섯 번째 피라니아 질문과 요구 없는 삶 설득과 협상의 비밀은 질문하고 요구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 피라니아 열정 얻는 삶 열정은 모든 것을 사로잡는다

일곱 번째 피라니아 실행하지 않는 삶 출발하지 않으면 도착도 없다

에필로그 피라니아는 없다

옮긴이의 글

 

Dedication

Introduction

CHAPTER ONE I Can Assure You, You Can Be Successful

CHAPTER TWO You Must Set Goals

CHAPTER THREE Changing Your Paradigms

CHAPTER FOUR The Smart Test

CHAPTER FIVE Stories to Motivate

Story #1: The Story of Jimmy

Story #2: The Clia Story

Story #3: The Saudi Arabia Story: To Go or not to Go That Is the Question

Story #4: What Is Really Needed to Succeed

Story #5: The Gandhi Story

Story #6: Mission on the March

Story #7: The Story of Will, Determination and Spirit

Story #8: Panamas Only Hope of a Medal in the 2000 Olympics

Story #9: How Much Is a Secret Inside an Envelope Worth?

Story #10: The Agony of Being Followed by Death

Story #11: On Death and Dying, the Ethics of Lying to Your Patient

Story #12: Learning from Your Failures

CHAPTER SIX Wisdom of the Motivator

CHAPTER SEVEN Sales

CHAPTER EIGHT Spin Selling

CHAPTER NINE Negotiation Why Do We Need It?

CHAPTER TEN The Big Five Locator

CHAPTER ELEVEN Expanded Definitions of the Five Domains

CHAPTER TWELVE Negotiating Concepts

CHAPTER THIRTEEN An Entrepreneurs World: Ten Keys to Success

CHAPTER FOURTEEN Different Needs Motivate Different People

CHAPTER FIFTEEN Questions to Get You out of Your Comfort Zone (And Test Your Limits)

CHAPTER SIXTEEN Customer Service

CHAPTER SEVENTEEN Marketing

CHAPTER EIGHTEEN Innovation and Creativity

CHAPTER NINETEEN Food for Thought

CONCLUSION

 

 

 

 

 

싸구려 처세서에 호들갑이냐고?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의 번역을 비판했을 때 뭐 그런 싸구려 처세서의 번역에 시비를 겁니까?라는 반응이 있었다. 어차피 출판사에서 번역을 기획할 때부터 대충 짜깁기 번역을 하기로 계획하는 책이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실제로 원문의 내용을 대폭 가감하는 것이 소위 처세서 번역의 관례인 것 같다. 하지만 피라니아 이야기』의 어디에도 원서의 내용 중 절반 이상이 삭제되었으며 글의 위치도 마음대로 바꾸었습니다. 원문의 내용을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은 원서를 사서 보세요라는 식의 안내 문구가 없다. 이 책의 표지에는 분명히 호아킴포사다 지음, 안진환 옮김이라고 쓰여 있다. 따라서 독자는 당연히 원서의 내용이 고스란히 번역되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므로 이런 무단 삭제는 사실상 사기다.

 

번역자 안진환 씨와 출판사 시공사에게 묻고 싶다. 이런 식으로 무단 삭제를 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싸구려 책이라고 생각했다면 도대체 왜 번역해서 출간했는가? 안진환 씨는 옮긴이의 글에서 이 책을 인생의 성공과 행복의 길을 가르쳐주는 금과옥조(176)”라고 표현했는데 왜 그 금과옥조의 절반 이상을 무단으로 삭제했을까?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의 번역 비판에 대해 옮긴이가 아무리 제대로 옮겨도 편집자가 첨삭하기 때문에 옮긴이를 비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책 표지에는 옮긴이의 이름이 나온다. 옮긴이는 번역서의 명예만 얻고 책임은 회피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공경희 씨와 안진환 씨는 편집자에게 말 한 마디 하기 어려운 힘 없는 번역가가 아니다. 그들은 수 많은 출판사에서 수 많은 책을 출판했다. 그리고 공경희 씨는 교수이며, 안진환 씨는 번역회사 대표다.

 

독자에게 알리지도 않고 원문의 내용을 무단으로 삭제하는 행위, 원문에는 있지도 않은 내용을 마음대로 첨가하는 행위 등이 관례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성행 중이다. 이런 악습은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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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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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미덕이라 할 수 있는 대목을 한 군데 살펴보자.

'세 번째 종류의 예산 제약에는 15세가 이해하기에는 약간 어려운 단어가 등장하는데,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우리는 포디즘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이것은 두 번째 종류의 예산 제약과 비슷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약간 다르다.'(221쪽)

즉, 이 책은 15세 전후의 청소년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철저히 독자를 배려한 글쓰기이다. 형식의 배려뿐만이 아니다. 각 세대의 특장과 그 문제점을 간결하고 명료한 문체를 통해서 제대로 파악하게 하는 그의 주장은 88만원 세대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이 만들어내고 있는 우리 사회 냉혹한 현실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단지 세대간의 이해관계를 넘어서, 모든 사람이 공히 고통을 겪게될 미래상을 정확히 짚어내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무엇인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모든 세대가 같이 읽고 시대를 공감할 필요가 있는 책이다. 또한 이 책의 현실분석과 주장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효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우리 사회 읽기'의 교과서로 불려도 좋을 책이다. 부디 이 책의 어두운 분석이 '옛 이야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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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 박스 세트 - 전2권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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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반적인 팩션소설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하나의 가정'을 전제로 역사적인 사실을 재구성하는 형태를 취한 작품이다.

이 소설의 '일러두기'에는 다음과 같은 전제를 미리 밝혀두고 있다.

'1. 이 글은 소설이다. 2. 내용 중 당시 시대상과 제도는 여러 기록을 바탕으로 했으며 수록작품 또한 실제 작품에 근거했다. 다만 실존했던 일부 등장인물의 성격과 행동은 소설적 개연성을 위해 재구성된 허구이다. 이 점 후손 여러분의 혜량을 바란다.'

극히 단순한 가정(신윤복은...)을 전제로 거침없이 이어지는 전개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재구성하려는 작가의 필력은 상당한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겠다. 하지만 너무도 극명하여 소설 전체를 압도해버리는 이 가정의 '힘'은 비록 소설이 '허구'라고는 하나, 그 '허구'라는 장치가 당시 시대상의 구현과 소설의 중심인물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새롭게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라고 할 때, 새로운 해석의 호소력을 반감시키고 있음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으려니..' 생각도 해보지만 아쉬움이 컸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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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습관 1 - 동사형 조직으로 거듭나라
전옥표 지음 / 쌤앤파커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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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마케팅 부장으로 현장을 누비던 저자의 생생한 경험이 녹아있다.

이미 세상은 목표 없는 '열심히' 타입이나 뭐든지 내가 한다는 '만능해결사' 타입보다는 조직과 그들이 해나가는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일로 '승부'가 결정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러한 논리를 자신의 경험 속에서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험의 실재'가 갖는 호소력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최근의 출판경향, 즉 성인을 위한 책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면 으례히 '어린이를 위한', 또는 '청소년을 위한'이라는 표현을 붙인 '멀티 유스(multi use)'형 상품이 나온다는 것은 씁쓸한 일이다. 마시멜로/끈기/배려/용기/시크릿... 특히나 '청소년을 위한'의 경우는 이러한 내용이 청소년들에게 어렵기 때문에 리라이팅을 한 것인지, 청소년들의 환경에 맞춤하게 바꿔낼 수 있는지 궁금하기보다는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마시멜로'나 '배려'와는 다를 수밖에 없는 내용일텐데, 어떻게 '리라이팅'했을지... 사서 읽어볼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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