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레져 > 앙코르와트 기행 5 - 룰루오스 초기 유적지



아침부터 탁발승이 호텔앞에 오셨다.
차에 탄 후에 오셔서... 시주는 마음으로 건네드렸는데 받으셨을라나?



캄보디아 사람들은 버스가 지날 때마다 손을 흔들어주었다.
안녕하세요, 저에요. 알아보시겠어요? ^^

여행에서 돌아와 지인들을 만났다.
캄보디아 사람 같다고 한다... 나, 싱가포르에선 싱가포르 사람 취급 받았고, 홍콩에선 홍콩 사람 취급받았다.
나의 이 무서운 (외모)적응력!



프놈바켄 정상에서.
뒷산보다 조금 더 가파른 정도. 샌들, 스커트는 아니되어요.
앙코르에 와서 등산을 하게 될 줄이야!

멀리 앙코르와트가 보인다는데... 내 눈에만 안 보이는겨??



프놈바켄의 사원을 크로키하는 어떤 여인네.
주위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몰려들어 구경해도 여인의 손은 멈춤이 없었다.
좋아. 나도 다음번엔 스케치북과 콘테를 준비하는 거닷!
여인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사진찍는데 지친 탓이다.
그림으로 남겨도 좋을 앙코르.



여기서부터 초기 유적지, 룰루오스.
룰레오 사원.
승려들의 몸에 여자가 닿아서는 안된다고 한다.
그랬다가는 10년 공부 도로아미타불이 되며 손에 닿은 여자가 승려를 책임져야 한다고.
책임질 수 없습니다!!



시바신에게 바친 쁘레아꼬사원. 시바신이 타고 다녔다는 소 '난디'의 조각상이 있다.
어딜가나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그러고보면 사람들 없이 풍경을 꼭 찍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고나니 저 사람들의 모습들이 사원의 조각상처럼 보였다.

그러고보니... 소님을 못 찍었다. 나 뭐했지??



비가 내리는 해자. 베꽁사원.
뱀신 나가. 언제 사진 속에 계셨던 거예요!



베꽁사원 - 신들이 살고 있는 메루산의 상징으로 세워진 사원이다.
교복을 입은 캄보디아 아이들이 불쑥 나타나 꽃 한송이를 내민다.
1달러를 내야 교환 가능.



이곳의 계단은 보폭이 넓기는 하지만, 계단과 계단 사이의 높이가 매우 높다.
그당시 왕의 키가 180cm을 넘었는데 왕의 키에 맞춰 만들었다고 한다.
어쩜. 나한테 적당하던걸~

사원 정상에서 바라본 세상.
사자상의 궁둥이가 무척 섹시하다.



풍차같은 야자수.



햇볕에 바나나가 다 녹아내릴 것만 같아.



씨엠립의 거리.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무지 많다.
신호 무시, 자연스러운 역주행, 여럿이 올라타기 등등.
캄보디아에선 오토바이를 조심하세요.



전주관, 이라는 한국식 뷔페식당에서 한껏 폼잡고 ^^;;;;
맛도 좋고 깨끗하고.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다음 코스 전신마사지 (므흣~ ^^V) 를 받을때 살짝 괴로웠다.

캄보디아 청년 꽃돌이 (24세)의 깊은 눈매와 긴 속눈썹에 살짝 반했다. 살짝, 반했다. 다 반한 건 절대로 아니다. 누가 이렇게 내 몸을 구석구석 만졌던가! 어머. 결코 마사지 따위는 받지 않겠다던 나. 하필이면 꽃돌이가... 응큼해지기 시작한 나. 꽃돌이가 말했다. 누나 이뻐요. 그래그래... 열심히, 최선을 다해주렴. 무심한척 마사지를 받고 아프면 아야, 소리를 냈다. 그럴때 마다 꽃돌이는 "누나 아파요?" 아니아니. 괜찮아. 그대로 진행하렴. 쭈욱. 꽃돌이의 복부에서 쏟아지던 뜨거운 열기. 너무 뜨거워서 머리카락이 다 타버릴 것만 같았다.

옆에 누운 B에게 "이 친구들 힘들겠다" 말했더니, 꽃돌이 낼롬 대답한다. "아니에요. 괜찮나요." 꽃돌이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아, 아름다운 꽃돌이! 꽃돌이의 슬픈 한국어! 캄보디아 아이들의 슬픈 한국어. 우리의 가락이야 한이 서려있어 슬프다고는 생각했지만, 한번도 한국어가, 모국어가 슬프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외려 아름답지 않나 말이다. 캄보디아인들의 한국어는 복종과 슬픔과 비위를 거스르지 않음이 서려있었다. 무조건 명령만 하세요, 같은 느낌들. 

자신감을 가지세요. 한국어는 슬픈 언어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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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앙코르와트 기행 4 - 앙코르톰으로





현재 앙코르톰은 남문 출입만 가능하다.
양 옆으로 54분씩 108분의 조각상들이 앙코르톰 (왕의 궁전)을 지키고 있다.
일명 우유바다젓기, 를 하고 계시는 포즈인데... 목이 잘린 저 조각상은 아찔하다.
백화 현상이 보이기 시작한 돌. 잔꽃무늬 옷을 입은 것처럼 앙증맞기도 하지만 손으로 만져본 촉감은
이놈! 하는 고함소리가 들릴 것처럼 섬뜩했다.





앙코르톰은 왕이 기거했던 궁전.
담배를 문 저 할아버지가 자리를 뜨기를 10분여 기다렸으나... 안가시더군. 관리인이었나?

코끼리 테라스.



입체적으로 찍으려고 노력했으나 조각상들의 기에 눌려... 낼롬 찍느라고 (찍고 도망치기!)
B의 손이 나와서 컷팅. B야, 그래도 난 너의 따뜻한 손을 좋아한단다.



문둥왕 테라스.
진품은 프놈펜에 있고 이분은 가짜.
옷 하나 걸쳤을 뿐인데... 남달리 보였다.

자야바르만 7세라는 추측이 있는데, 확실하지는 않다고 한다.
어쩜 한밤중에는 이분이  벌떡 기상하시어 앙코르톰을 산책하실지도 모른다. 덜덜...





스펑나무. 따프롬에 있던 그 나무와는 좀 다른 느낌이다.
고개를 팍 젖혀야 하는데, 스콜이 오기 직전이라 먹구름이 도사리고 있다.
이 사진을 찍을 때 나의 자세는... 요가를 하지 않았다면, 허리가 유연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터.
몸매 자랑도 하고, 사진도 찍고! 푸힛! =3



피메아나카스 신전.
왕이 제사를 지낸 곳으로 여기는 출입 통제구역.
비가 막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캄보디아인이 눈에 띄었다.
비옷으로 무장하고 신전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던 까만 캄보디아인.
대체 저 사람은 저 신전을 얼마나 사랑하는 것일까. 저기에 두고온 누구가 있는 것일까.
그러나... 알고보니, 신전을 지키는 관리인이었다 -_-;;



바푸온 사원.
저 중앙에 놓인 계단은 귀족들만 걸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귀족처럼 걷는거다. 우산으로 콕콕 도장찍으며 스카프를 목에 친친 감고 비질비질 땀을 흘리며...
귀족처럼 그렇게 걸었다!

바닥에 널린 돌들은 짓다 만 것. 어디다 올리려 했을까?



요거이 바로 바이욘 사원.
천년동안 기립박수를 보내렵니다.






역시나 가파른 계단을 올라 (앙코르의 계단들은 불친절해! 아흑) 사원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천년의 미소를 뵈러 왔습니다. 꾸벅.





크메르인을 닮은 사면상들.
잠깐 이곳에서 사진을 찍느라 혼자 남겨졌었는데 등골이 오싹했다.
아아. 어휘가 부족해. 오싹, 소름, 공포, 두려움... 이런 거 말고 또 없나?
나의 썩소는 어찌할꼬...
저 얼굴과 닮은 local guide 는 캄보디아에서 제일 잘생긴 훈남이었다.
키도 크고, 친절하고, 멋있고. 그애가 찍어준 사진이라 한껏 표정을 지었건만.................!
저분들 덕분에 얼굴이 작아보이기는 하데... ㅋㄷㅋㄷ





이곳은 왕비들의 목욕탕.
차를 타고 오면서 왕의 목욕탕 쓰라스랑, 을 보았는데... 웬 바다에서 목욕을 하셨담.
괜히 새침해지는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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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앙코르와트 기행 3 - 따프롬 사원



2초후에 무너질지도 모릅니다.
으악. 정말. 아주 긴 2초를 훌쩍 지나 무사히 따프롬으로 들어갔다.
정말 와보고 싶었던 곳.
김영하의 '당신의 나무' 의 배경이 된 그곳.



스펑(산뽕)나무.
여기의 나무들은 100년-200년 생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100년도 안 된 나무도 있고.
100년도 못 살 인간들이 우글거리는데 나무의 신들께서는 어찌 바라보셨을까.
으스스한 기운이 감도는 그곳.
종일 이곳에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스펑신이 나타나 위협하더라도.



어쩌면 곧, 이곳을 폐쇄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뭐야. 자꾸 그럴지도 모른다... ~~ 할지도 모른다는 말만 떠돌고 말이야.
몰디브도 곧 사라질거라 해서 다녀왔더니만, 여전히 성업중이더군.
알고보니... 200년 후 쯤이라나.
그렇다면 나의 후손들이 내 앨범을 보며 이렇게 말하겠고나.
"우리 00대조 할머니께서는 몰디브에 허니문을 다녀오시고, 따프롬 사원을 기행하셨으며.... 그러나 그시대 사람들에게는 유행이었으니...... 유행에 민감한 분이셨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라고 할지도 -_-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도와줘요 타잔! 하고 외치면 큰일.
타잔도 이 나무에서 저나무로 올라타지 못하리.




무너짐도 예술이요, 예술은 곧 무형식이라.
부서진 것은 그대로 두고 있는 것도 그대로 두고.









나무가 돌을 부수는가. 돌이 나무를 부수는가.

- 김영하, 당신의 나무 중에서-




무화과나무.
휘감고, 뒤엎고, 퍼붓고, 가리고, 감추고...
온갖 작태를 연출하고 있는 나무들.
처음 이 사원을 발견한 프랑스 학자들은 나무를 베어버릴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다고 한다.
나무가 사원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보여주자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고.

앙코르와트에서도 키가 큰, 거인같은 나무들을 몇 그루 볼 수 있는데
원래는 순 그런 나무들 뿐이었다고 한다.
프랑스 지배를 받던 시절, 사원을 가리고 있는 나무들을 마이 베어내버렸다.
덕분에 시야는 트였다만, 어쩐지 그 나무들의 정령이 따프롬으로 옮겨간 것은 아닐런지.
혹은 부조를 새긴 영혼들의 혼도 합류를 한 것은 아닐까.

공명의 방, 이라고 가슴을 텅텅 치면 메아리처럼 울려퍼지는 방이 따프롬에 있다.
만약 가슴을 쳤을 때 소리가 나지 않거나 울림이 없으면 건강하지 않은거라고 했더니
B,C,D들과 나는 무지막지하게 가슴을 치고 말았다.
건강하고 싶어서 ^^




줌-업해서 찍은 탓에 크게 보이지만,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저 나무 속의 불상이 잘 보이지 않는다.
웃고있다. 크메르인을 닮은 부조.

거대한 나무 용암들.
용암이 분출한 것처럼, 그대로 굳어버린 저 용암들은 자라고 자라고 있다.







따프롬에서 바라본 푸른 하늘.

앙코르에 가기 전 공부를 했고 도착해서도 공부했다.
익숙하지 않은 크메르어 때문인지 따프롬과 반띠아스레이, 앙코르와트 외에는 외워지지 않았다.
영화 내용을 조금이라도 흘렸다가 몰매맞는 스포일러들을 나는 사랑한다.
나는 아무리아무리 영화 이야기를 미리 들어도 영화 감상을 하는데 있어서 방해받지 않는다.
어떤 특별한 장면 때문에 그 영화를 보러 가지만,
적만한 어둠 속에서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으면 머릿속은 백지가 되고 만다.

그래도 그렇지.
이건 영화가 아닌데. 어쩜 그리 백지가 되더냐!

나에게 만약 단 하루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따프롬에 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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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앙코르와트 기행 2



  알랭 레네의 '내사랑 히로시마' 에서 
  자주 반복되는 대사는 이거다.

  "당신은 히로시마에서 무엇을 보았지?"
  남자가 묻고.
  "아니요. 난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요. 
  아무것도."
  여자가 대답하고.

  누가 내게 앙코르와트에서 무엇을
  보았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말해야할까.
  "오싹했죠. 앙코르 마지막 날에는
  그 오싹함이 극에 달해 얼른 그곳을
  빠져나오고 싶었어요. 내가 이곳의
  관광객이어서 반가웠어요."

  캄보디아에 내 놋북이 없고, 가족이 없고,  
  디올 립스틱이 없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맥도날드가
  없어서 는  아니었다. 스콜 때문은 더더욱
  아니고, 진흙탕 바닥 때문도 아니다.
  수시로 역주행하는 오토바이가
  무서운 것도 아니다.
  나는 다만, 아직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있고 그 일은 내가 살던 서울에서
  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  







앙코르의 회랑, 을 공부하고 갔건만... 놓쳤다. 어설프게 찍어버렸다.
앙코르와트에선 메모리 부족현상을 쉽게 경험한다.



두 손과 두 발을 이용해 올라가야하는 사원.
아아아아아아아아.
뒤통수가 화끈거렸다. 무서웠다. 떨어지면 어떡해.
한국인 관광객 L모씨, 신께 경배드리러 가다 낙상.
우왓. 끔찍해. 모처럼 친구들과 여행을 온 것인데, 아직 많은 일정이 남아있는데 그럴 순 없었다.
중간에 내려오고야 말았다. 저 앞에 목적지 건물이 보인다면 모르겠지만 보폭 15cm의 계단만 보일 뿐.

올라간 셈 치고! 내려오는 사람들을 기다렸다. 아. 정말 대단들 하십니다. 용감하십니다...
지은 죄가 많아 그저 바라만 볼 뿐이지요... 꺼이꺼이.



25m  높이의 어설픈 번지점프를 시도했던 나.
자이로드롭 오르기를 우습게 생각하는 나.
앙코르를 높이서 감상할 수 있는 저 열기구를 너무나 타고 싶었다.
가끔도 아니고, 툭하면 떨어진다는 말에 아쉬움을 접을 수밖에...
습관처럼 한국인 관광객 L모씨가 낙마... 하는 관용구도 떠올랐고. 이래저래.
B,C,D들은 아예 탈 생각이 없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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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앙코르와트 기행 1

지난 3월. B가 앙코르와트에 가자고 했다. 거침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우리에겐 바쁜 일들이 지났고 소멸된 것인줄 알았던 기억을 C가 복원했다. C가 추진하여 B가 완성했고 C의 친구가 합류했다. 열흘만에 이뤄진 여행이었다. 그사이 앙코르 관련 서적을 읽고 또 읽고. 친구들과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여행. 기대는 없었다. 친구들과 떠나는 해외여행이란 말도 돌아온 후에야 완성했다. 쓰나미처럼 불어닥친 내 신상의 어떤 일로 인해 병원 출입이 잦아 조금 걱정은 되었다. 아프면 어떡하지. 출발하던 날 아침, 병원에 들러 주사를 맞고 남편이 쥐어준 돈까지 환전하고나서 실감이 났다.

아무런 기대는 없었다.



캄보디아 시엠립에 도착. 앙코르 기행이 시작되었다.
저 멀리 보이는 앙코르와트. 앙코르는 '왕도' 를 뜻하고 와트는 '사원'을 뜻한다.
해자(연못)에 둘러싸여 침묵하고 있는 앙코르와트.
해자에는 악어가 살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없다.
앙코르와트에는 90%의 한국인 관광객과 물건을 내밀며 그에 걸맞는 돈을 요구하는 캄보디아 어린이가 있을 뿐이다. 맨발에 어린이들이 구사하는 한국어는 너무 슬펐다.



점점 가까워질수록 오싹함과 설렘이 교차한다.



캄보디아 예비부부.
가운데가 커플이고 양 옆이 둘러리다.
웨딩 촬영하는 커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땀을 비질비질 흘리며 함박웃음짓는 여자들.
누구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앞에서 웨딩촬영을 하는고나!



일곱 개의 머리를 가진 뱀신 '나가' 가 앙코르와트를 지키고 있다.
나가의 꼬리에도 뱀의 머리가...... 오싹.



캄보디아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으려면 돈을 내야한다.
어쩐다. 모르고 찍어버렸네. 저기에 나는 없지만.



앙상한 갈비뼈의 말.



더위에 지쳐 7대 불가사의 창턱에 누워계신 개님.



날씨는 좋았다.
하루에 한번 스콜을 만나는 일이야 낯설지도 않다.
수면에 어린 앙코르와트 사원. 완벽한 데깔꼬마니.



화양연화를 한번 더 봤어야 했다.
대략 여기쯤이 아닐까 하고 상상한다.
양조위와 장만옥이 재회하던 그곳.







앙코르의 실내 부조들.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거친 부조들. 놀랍다는 말로는 부족해.
힌두신화를 부조로 꾸민 앙코르 사람들.
12세기 중반 건축된 앙코르와트.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는데 순 틀렸다.
이 벽화를 새긴 사람들의 이름은 남아있지 않다.
남은건 이야기들이다.
앙코르에선 이야기에 질식할 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떠돈다.





손으로 만져보았다. 두드러진 입체감, 살아있는 표정, 역동적인 자세들. 각기 다른 포즈들.
아.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어떻게...



한 프랑스인이 이 기둥을 (창살?) 유심하게 관찰하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문이 달려 있지 않건만, 뛰쳐나갈 문이 여럿이건만, 이 기둥앞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스스로를 갇혀있다 생각하게 만들고, 창밖의 푸른 초원을 무상하게 만들어버리는 힘은 어디서 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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