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댁 핸드폰이 도착했다.
며칠 전에 일하시다가 물에 한참을 담가 둔 핸드폰은
완전히 사망했다. 몇몇 전화번호를 다시 저장해 달란다.

"나 동상을 7번, 자네를 8번으로 거시기해 줘."
"지금 전화번호가 네 개 들어있네요. 그러니까
삼촌 먼저 입력하면 5번이 되고 제가 6번이 됩니다."
"머시여? 안 되야! 손자 둘이 번호가 5번하고 6번 해야 혀."
"일단… 제가 이 전화기를 잘 모르겠는데…
입력 순서대론지… (궁시렁)"
"여튼지간 넣어봐."

전화기를 주물딱 거린다.

"아 씨…"
"왜?"
"아니… 모음이 다 안보이네요… 이게 한글이 그 참…"
"또 안 되야?"
"일단… 제가 이 전화기를 첨 만지니까 잘 안되네요.
아 씨… 모음이 어디 간 겨… (궁시렁)"
"지난번엔 잘 하더만… 영 시원찮쿠만."
"아니, 이게 남에 전화기 잡고 저라고 바로 해결 되는 게 아니라니깐요.
뭐 어디 설명서 같은 거 없었쏘?"
"중고 폰인디. 요거이만 달랑 왔는디…"

다시 전화기 버튼을 잡고 씨름을 한다.
"아 씨… 나 이거 돌겠네. 아니 모음이 다 어디 간 겨…"
"자네가 아주 쑈를 하는구만."
"엄니 이거 쑈폰인데요."

- 출처 : www.jiri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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