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아침 기온은 영하 10도까지 내려갔다.
별 생각 없이 언제나 사용하는 지천댁 마당의 외부 화장실에서
큰놈을 때리고 물을 내리는데 '쏴아~'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변기 물이 꽁꽁 얼어버렸다. 난감하다. 빙판 위의 똥이라니…
지천댁에게 이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얼른 생각난 방법은 커피포터를 동원해서 얼어붙은 변기 물을 처리하는 방안이었다.
신속하게 움직였다. 사무실은 물도 얼었으니 지천댁 부엌을 들락거릴 수밖에.
마지막으로 세 번째 물을 데워서 화장실로 들어서는 순간 지천댁에게 딱 걸렸다.

"뭐 헌다고 그리 들락거려 쌌는감?"
"아 예… -,.-"
"화장실에 물이라도 새는감?"

지천댁은 바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말릴 틈도 없었고, 이내 화장실에서는 지천댁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마이도 싸 놨구마잉"

- 출처 : www.jiri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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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9-18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리산 사는 분들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요.
서재명이 지리산 잡학서재네요.
지리산이 고향이신가요?

달빛푸른고개 2008-09-18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 안주하지 못하고 떠도는 입장인데, 아주 어릴적 구례에서 몇년 맡겨져서(?) 자란 기억이 있고, 그 기억을 따라 그때 삶의 배경이 되어주었던 지리산을 가끔 올라보는 정도입니다. 지금 모니터를 켜놓은 곳은 한수 이북의 어느 강가입니다. 허름한 서재를 종종 방문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