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댁은 부산댁과 아침이면 산책을 함께한다.
그렇게 산책을 한 지 수개월이 지났을 무렵 언젠가부터
상사댁은 부산댁에게 불만 섞인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형님은 살이 마이 빠졌는데 나는 그대로랑게."
보건소에 무료 건강 검진이 있던 날 결국 일은 터지고 말았다.
오랜만에 몸무게를 재어 본 상사댁은 충격에 휩싸였다.
59kg.
"원래 내가 사십칠 키로 나갔는디 오십구 키로라고라?"
집으로 돌아온 상사댁은 한참을 걸어 다시
보건소 무료 검진소 체중계에 올라가서 확인을 했다.
59kg을 가리키고 있는 눈금은 변함이 없었다.
상심하여 돌아온 상사댁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 기계의
계량에 대해 믿음이 가지 않는다.
오후 내내 상사댁의 불만에 찬 몸무게 타령을 들어야 했던
영감님은 결국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그거이 말씨… 겨울이라 자네가 옷을 많이 입어 그런 것이여."
"그라제! 나가 원래 사십칠 키로란 말씨."
이야기를 전해들은 이장은 상사댁이 철갑으로 된 내의를 입고
다녔단 것인지 잠시 고민하다가 너무 쉬운 정답을 깨달았다.
12kg은 상사댁 영감님 사랑의 무게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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