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능선에 서면
남난희 지음 / 수문출판사 / 1990년 2월
평점 :
품절


1984년 정초부터 75일간의 대장정. 남난희씨는 부산의 금정산으로부터 고성의 진부령까지를 겨울산맥을 타고 종주했다. 각 언론매체에서 크게 보도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태백산맥 종주, 그리고 우리 산맥의 원개념이었던 백두대간에 대한 관심을 크게 확장시켰다. 그 책을 다시 보게 되었다.

<하얀 능선에 서면>에서는 1984년, 비단 고된 산행에 대한 기록뿐만이 아니라 그 산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그 시대를 살아가던 젊은이들의 고민 등이 오롯이 담겨있다. 비록 힘들다거나 포기해야겠다거나 하는 필자의 기록들이 종주 내내 이어지고 있어서 안쓰럽기만 하지만, 결국 그 힘든 여정을 글로나마 뒤따라가다보면 많은 생각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90년도에 출간된 책은 그 당시의 편집상태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요즘은 익숙하지 않지만, 흑백으로 처리된 사진은 명도가 일정치 않아 까맣게 먹으로 나오기도 하고, 자간 간격이나 문장들도 약간은 '옛스러운' 느낌이다. 읽고 있는 책은 2007년에 발행한 '16판'인데, 책을 덮으며 저자의 육성이 생생하게 드러나는 이러한 책들은 굳이 '개정판'으로 다듬지 않고 그대로 두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책을 읽다보면 갈래들이 생긴다.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에 열거된 책들이 대표적인데, 그 목록에 몰입할 수는 없지만 구매할 때마다 한두 권씩 포함시켜 '산과 산사람들'에 관한 책을 읽는다. <빙벽>, <희박한 공기 속으로>... 이 갈래길은 꽤 오래 이어질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권경업님의 시집 <백두대간>을 비롯하여 산에 관한 몇몇 책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품절인 경우가 종종 있어 아쉽다.

이후 남난희씨는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지리산에 안착한 삶에 관한 에세이집을 출간하였는데 <낮은 山이 낮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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