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미스테리 초특급
스티븐 킹 지음 / 명지사 / 1995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고서야 진짜 '공포'가 엇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어릴 때 '환상특급'이라는 TV시리즈가 있었는데요, 저는 이것이 전설의 고향보다 더 무서웠습니다. 전설의 고향을 보고 나면 밤에는 좀 섬뜩하지만 낮이 되면 까맣게 잊어버릴 수가 있는데요, 이 환상특급을 본 후에는 쨍쨍한 대낮에도 순간순간 공포가 엄습했거든요. 어느 날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나'를 없는 사람 취급한다던가, 폭우가 내리는 비행기 창 밖에서 프로펠러를 고장내는 괴물을 '나'만 보고 두려워한다는 그런 일은 무덤 가에서 귀신을 만나는 일만큼이나 얼토당토 않았지만, 미묘하게도 상당히 현실감이 있었습니다.

이 책도 그렇습니다. 실려 있는 단편 모두 이성적으로 따져보면 얼토당토 않은 내용인데도, 어디선가 꼭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 같은 현실감이 느껴집니다. 스티븐 킹의 말솜씨 때문일까요. 특히 '뗏목'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 속 이라는 친근한 대상이 순식간에 공포의 근원이 되는 반전과 꽉 짜여지지 않은 '틈'이 있는 뗏목의 불안정한 특성을 미묘하게 이용한 공포는 읽은 후 몇 년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이 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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