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쩍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가기란 여간 쉽지가 않았던것 같다.

결코 시장가는 길엔 나를 데려가지 않으셨던 것이였다.

왜였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어른걸음으로도 40분도 넘는 길을 걸어야 했고 거기서 또 다시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시장길이 서너살 먹은 어린아이에게는 고생길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일것이다, 거기다가 시장을 보고 돌아오는길엔 어김없이 머리에 양손엔 시장 봇다리들이 한가득했을테니...

이제는 신작로가 반듯하게 새로 나서, 택시라도 타고 올 수 있겠지만- 물론 그땐  택시가 다닌다고 해도 택시를 타고 오는 사람은 없었을것이다.

돈을 아끼기 위해,,, -아니, 없기때문에.

그렇기에 따라가겠다고 울며불며 투정을 부리는 자식을 떼어놓고 갈수 밖에 없었을텐데 철없던 나는 어머니가 시장가실때 마다 매번 따라 가겠다고 때를 쓰고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명절빔을 사서 입혀야 한다거나, 머리를 깍아야할때는 고생길이였어도 꼭 데리고 가시곤 하셨다.

 내일 장에 간다는 소리엔 혹, 어머니 손을  놓처 미아가 되진 않을까 하는걱정 아닌 걱정을 하면서도 매일 보는 산, 매일 보는 들,매일 맡는 냄새가 아닌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물건들,그것들-새로운것 들을 볼 수 있다는것만로도 기대감에 얼마나 흥분을 했었던지. 그리고 친구들에게 자랑까지 하곤 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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