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태풍이 몰고 오는 비다...

나는 3학년때까지는 분교에 다녔었다.

그만큼 내가 살던  마을과 초등학교(본교)와는 거리가 멀었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등교길엔 20분남짓을 걸어서 버스를 타고  갔지만 하교길에는 30분을 넘게 5번국도를 걷고 또다시 비포장도로를 40분이상을 더 걸어야만 집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왜냐하면 마을버스가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해서 두번씩 들어오지만 오후의 버스시간이나 노선이 학교소재지를 거치지 않고  바로 마을로 들어가 버리기 때문이였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는 그렇게 먼길을 어떻게 걸어다녔는지 대단하다고 생각이 된다.

추운날씨엔 추운데로 더운날씨엔 더운데로..

나의 형들도  3년을 그렇게 걸어다니며 졸업을 했었고, 나또한 그렇게 걸어다니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던거 같았다.

그때 자전거라도 한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부모님께서는 왜 자전거를 사주지 않았을까?

가난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차가 다니는 도로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게 하기엔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신걸까?

내생각에는 아마 전자쪽이 맞을성 싶다.

그 먼 하교길에 짝라도 있었으면 덜 외로웠을테고,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었을텐데..그나마 그렇치가 못했다...

왜냐하면 우리마을에는 내 또래가 없었다.정확히 말하면 남자또래가 없었다.

남자또래가 있다고 해도 여자인 동창생이 한명과  여자인 1년선배가 한명있었고, 또한 1년 후배가 여자만 세명이였으니, 그리고 남자라곤 나보다 한살 적은 두녀석이 고작이였으나, 거기에다 내가 1년을 빨리 학교에 들었기 때문에 그녀석들과는  2년이란 선후배 사이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인지 지금에도  친구가 별로 없다...혼자 있음에 익숙해진건 그때부터 였던것 같다.

지나가는 자동차와 가로수,풀벌레들,매미소리,내 그림자,이 모든것들이 나의 하교길의 유일한 친구들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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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아 2004-07-04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덩그러니 교적비만 그추억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