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미완성 2005-04-23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즈마님. 저는 꽃든사과라고해요. 저는 이슬을 정기적으로 복용하고요, 나이는 스물다섯살이나 먹었구요, 절대로 씨댕(!)이란 욕은 하지 않아요. 부끄럽잖아요. 그러고보니 오늘 털짱님과의 번개에 가셨겠네요. 아, 궁금해라. 오즈마님, 이쁜 이름으로 저를 불러주어서 고마워요. 이제 멍은 지워버릴래요. (사실 이래놓고 또 언제 바꿀 지 몰라요;;) 내일부터는 (앞으로 9분 후예요) 기분날 때마다 닉네임을 갈아치우려고해요. 사과만 남겨두고요. 즐거운 한 주일이었나요? 제발! 즐거웠기를! 이제 뭘할까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아무래도 뭔가 재밌는 영상을 보게될 것 같아요. 하지만 또 모르지요. 어떤 짓을 하려는지... 부디 즐거운 일요일 되셔요. 도대체 이따위 방명록을 저장해야하는가 말아야하는가 굉장히 고민이 되어요. 고민따윈 과일과 어울리지 않는데, 그치요? 참, 번개에서 닭 많이 드셨는지 궁금해요. :)
 
 
코코죠 2005-05-05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꽃든사과님. 답장이 너무 늦었어요. 백만년 만에 쓰는 답장이에요. 미안해요 이해해 줘요. 사과님에게 번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다, 진이 다 빠졌던 거야에요.

털짱님과 나, 쥴님과 나, 우리는 사과님 이야기를 한결같이 나눴어요. 그냥 하는 말 아니고 진짜요. 나는 살짝 샘알 뻔도 했다니까 :)
우리가 다 사과님 보고 싶어 해요. 그 마음은 알아주세요.

그리고,
사과님은 정말 꽃든 사과에요.
우리는 그걸 다 알고 있었는데, 벌써 :)
 


kimji 2005-04-22  

건조주의보
한참을 생각했네. 내가 건조한가. 그러고보니 말이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좀 그러네. 그런 상태네. 예민하다,라고 말하지만 건조해진 상태. 혹은 건조하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예민할 뿐이다,라고 변명하는 상태, 뭐 그런건가. 일요일, 우리가 만나면 그 때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 어쩌면 아주 짧고 짧기만 한 시간이겠지만, 그런 일상 정도는 나눌 수 있겠지. 뭐, 생각해보면 나의 일상은 늘 고만고만해서 내가 할 얘기는 별로 없기도 하지. 대신, 당신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을게. 오늘 건조함이 일요일까지 전이될지는 모르겠다만, 며칠만이라도 물을 많이 마셔야겠다. 물을 많이 마시고, 요즘 맛을 들인 국화차도 많이 마시고, 그래야겠다. 촉촉하게 만나기 위해서 말이야.
 
 
코코죠 2005-05-05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에 대한 페이퍼를 쓰다가 왔죠. 나는 밤을 샌 거 같기도 하고 안 샌거 같기도 하고 에이 뭐 이상해요, 비가 온대요. 그래서 오늘은 집에 있을 거에요. 어디 안 나가고.

어린이날인데 뭐 할 거에요? (뻔뻔스럽게) 내 선물은?
 


털짱 2005-04-17  

초대장
어떻게 지내시는지 제대로 서재에 들어와 인사도 못드리고 정말 죄송합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4월 23일 토요일 저녁 대학로에서 제가 대접하는 약소한 저녁 한끼 함께 하셨으면 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알라딘에 들어와 제게 힘이 되었던 많은 얼굴 중 님이 계심을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그리고 참 많은 위로와 용기가 되었다는 것도 전하고 싶습니다. 언제 다시 얼굴을 보게될지 몰라도 이 봄이 가기 전에 직접 만났으면 좋겠는데... 오실 수 있나요. 괜찮다 하시면 제 서재나 휴대폰에 글을 남겨주세요. 제 연락처는 019-212-8486입니다. -털짱-
 
 
코코죠 2005-04-18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제가 뭘 했는지 아세요? 토요일에 있었던 약속을 취소했어요. 아, 걱정하진 않으셔도 되어요. 그 약속은 다음 주로 미뤄도 되는 약속이었어요. 하지만 이번에 제가 용기를 내지 않는다면 아마 평생 털짱님을 보지 못할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다음에는 털짱님 전화번호를 꼭꼭 눌러 저장했어요. 괜히 이 번호들이 낯익고 기분이 좋아요. 이 번호만 누르면 털짱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기분이 막...설레고...그래요...

용기를 내어...

우리 만나요 :)

저는 말을 잘 못하고. 머리만 크고, 얼굴도 강호동만하고, 눈도 잘 못 마주치는 수줍음쟁이지만

이런 저라도 괜찮으시다면

이 정중한 초대장을 가슴에 안고 대학로로 날아가고 싶어요.

우리 만나요 :)
녜, 우리 만나요 :)
언젠가 약속했던 대학로에서의 약속이 이제야 이루어지는 거에요 :)

고맙습니다.
오즈마를 불러주셔서.
아아 저는 어쩐지 파티에 초대된 공주님 같은 기분이에요 :)
 


미완성 2005-04-17  

우히히.
저는 이제 酒님과 헤어질 거예요. 진짜예요. 이제 酒님을 위해 마련한 헌금으로 옷도 사고 가방도 사고 신발도 사고 놀러도 가고 머리도 하고 치과도 가고 커피도 마시고 빵도 씹고 에...기타 등등을 할 거예요. 그리고 지금이 禁酒선언 3번째예요. 오즈마님은 믿으시지요? 酒님과의 이 아픈 생이별선언을...ㅜ_ㅜ 엉엉. 하지만..이제 무슨 재미로 살아야할 지 모르겠어요. 그래도...실수한 기억때문에 괴로운 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 오즈마님도 빚 덕에 3달을 회사에 매여야한다고 하셨죠? 빨강코트는 예쁘게 잘 입고 계신가요? 마침, 며칠 추워진다고 하던데 잘 되었네요 :) 그리고, 저.도. 빚 덕에 2달을 사무실에 매여야해요. 너무 괴로워요. 제 2달을 땅 속에 묻어버리고파요. 그러면 조용히 그리고 엄청 빨리 썩어줄랑가요. 오즈마님이 환상의 나라의 마법으로 좀 어떻게 해보아요. 그리고, 제가 힘들 때 오즈마님을 생각하며 왠지 모를 (괴력의) 기운을 내는 건 사실이어요. 왠지 이상하게 오즈마님을 생각하면 기운이 난다니까요. 담에 꼭 코트 착용컷 보여주셔요^-^ 오즈마님의 석달을 잡아먹은 고 요망한 녀석을 꼭 제눈으로 보고파요. 흐흐. 조금 더 마음이 여유로와져서, 오즈마님처럼 세상을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따뜻하고 넓게. 저의 지저분한 자학과 혼잣말로 오늘도 세상 한 곳이 썩어문드러져 갑니다. 참 어이없는 방명록이네요. 그쵸? ('')(..)
 
 
코코죠 2005-04-18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집에서 술을 먹을 줄 아는 인간은 저 하나거든요.

그래서 저는 냉장고 위에 올려져 있는 먼지 낀 술병들을 혼자 누릴 수 있는 기쁨이 있지요. 와인, 과실주, 인삼주, 뭐 가리지 않고 술이라면 뭐든지 좋아, 좋아요!

얼마간은 술 없이 살 수 없는 나날을 보냈어요. 살아, 있지만 무사하진 않은 날들이었지요(이건 소설가 박민규의 말을 빌어)
그것은 코트때문이기도 하고 코트때문에 다녀야 하는 저 빌어먹을 회사 때문이기도 하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 때문이기도 하고 사람 때문에 발생하는 일련의 암울한 사건들 때문이기도 하며...결국은 빨간 코트를 입고 거리를 쏘다니는 오즈마 혼자 남았어요.

2달이라구요?
오,
저는 그 나이에 두달이란 얼마나 끔찍하게 긴 시간인지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사과님의 내 사랑하는 사과님의 두 달이라니, 그 시간동안 당신은 훨씬 대단하고 근사한 일을 할 수도 있는데.

서른쯤 되면 우리도 알게 될까요? 세월이 우리에게 약속하는 건 단지 흘러가는 것 하나 뿐이라는 것을(이것은 한창훈의 말을 빌어)그러고보니 참 두서없는 답글이네요. 그래도 우린 서로의 마음을 알잖아요 그쵸 :)
 


비로그인 2005-04-11  

흥!
"일생이 사춘기"는 내 컨셉이잖아요! 표절이야 표절! >.<
 
 
코코죠 2005-04-14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뻔뻔하게) 아니 제가 언제요?

저기 안 보이시나요? 환상의 나라 오즈로 가자, 랑게요-

그나저나 따우님, 보고싶었어요와락(으로 상황을 무마해보려는 오즈마) 제발 저를 초상권 혹은 저작권 침해로 고소하지 말아주세요 어흙흙

비로그인 2005-04-14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나의 일생이 사춘기"로 바꾸시면 고소 취하를 고려해 보죠 흥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