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방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 상담실을 찾기 전 듣는 십대의 마음
오선화 지음 / 꼼지락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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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3 <아이가 방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오선화 지음/꼼지락)>

상담실을 찾기 전 듣는 십대의 마음

왜 우리 아이만 이렇게 유별날까?”

질문으로 만나는 사춘기 조언

 

청소년 쉬키루에게 써나쌤으로 불리는 저자는 이른바 문제아로 불리는 청소년을 돌보는 비전반을 운영하고 소통하는 일을 오래 해왔다.

이번 책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에 대해 고민이신 부모에게 위로와 부탁의 글로 엮여 있다.

 

우리 사회는 자녀를 부모의 부속품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위신대로 자녀가 따라오기를 바란다.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는 건 교양 강의나 책에서 읽은 지식에 불과하다.

내 자녀는 우리 가족의 대표선수이고 나의 아이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성공해야 나의 성공이 증명되는 것이고, 아이들의 실패는 나의 인생이 무너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부모와 자녀는 분명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구성하지만 각각의 인격체로 분리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부모는 자녀의 성장을 지원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그 한계, 테두리가 없는 것이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특징이 아닐까?

자녀의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고 힘들어하는 모습.

자신의 생각이 정답인데 자녀는 그 정답대로 살지 않아서 답답해하는 모습.

끔찍한 사건들로 도배를 하는 뉴스를 보며 우리 아이들이 안전해야만 한다고 불안해하는 모습.

하나부터 열까지 자녀의 모든 것을 챙겨주고 다른 엄마들보다 못한다는 소리 듣지 않으려고 발 동동 구르느라 정신없이 바쁜 모습.

그러느라 자신의 인생을 사라지고 자신의 인생이 모두 자녀에게 투영되어 있는 현실.

 

그 부모들의 고민들이 이 책에 담겨져 있다.

 

저자가 부모들에게 부탁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1 공감해주세요 누군가 한 사람은 내 마음을 알아줘야 살아갈 힘이 나죠.

2 배려해주세요 상대방의 마음을 다 알 수 없으니 물어주세요.

3 사랑해주세요 행동과 함께 표현할 수 있어야 더 사랑인 것 같아요.

4 너무 미안해하지 마세요 이제 덜 미안해하시고요, 더 고마워하세요.

5 자신의 이름으로 먼저 행복해지세요 자녀들이 부모의 진짜 행복을 보고 자랄 수 있게, 자연스럽게 그 행복에 전염될 수 있도록, 꼭 먼저 행복하시길 바라요.

 

현장에서 받아온 63개의 질문에 대해 저자의 대답은 한결같다.

아이랑 한편이 되어주세요. 우리 방식으로 말고 아이의 방식으로, 가르치지 말고 함께 걸어주는 한편이 되어주세요.

다른 삶에 대한 기본 예의를 지켜주세요. 꿈을 크기로 나누지 마시고 응원해주세요.

아이가 자주 울지 않는다고 단단해지는 건 아니에요. 아이는 다른 단단함을 타고났을 거예요. 그러니 울지 말라고, 우는 건 약한 거라고 하지 마시고, 잘 우는 아이의 모습까지도 사랑해주세요. 운다고 약한 건 아니고, 강하다고 울지 않는 건 아니니까요.

아이와 마찰이 잦은 부모님들은 자녀를 객관화시켜보세요. 그냥 아는 청소년이면 이해될 수 있는 일도 내 딸이면 이해 못하고, 그냥 아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일도 내 아들이라 이해할 수 없는 게 많잖아요. 그러니 어느 정도 객관화를 해서 사이를 두고 얘기하시면 더 좋아요.

최소한의 이기가 없다면 이타는 만들어질 수 없어요. 희생을 통해 행복을 얻는 게 아니라 내가 행복해야 희생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희생한다고 아이가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먼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해지는 거 아닐까요?

 

아이들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많이 좋다.

자녀에 대한 사랑이 있어서 저자와 상담하는 부모들을 애정으로 토닥여준다.

저자는 아이들과 부모 모두 사랑으로 묶으려고 한다.

그 사랑으로 지지하고 응원하고 기다려준다.

자녀는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고도 하고 전생의 빚쟁이이기도 한다.

선택은 나의 몫이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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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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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 <청소부 매뉴얼(루시아 벌린 지음/웅진지식하우스)>

루시아 벌린. 처음 듣는 소설가. 그의 이야기는 그의 이름만큼이나 낯설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미국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히스패닉으로 불리는 유색인종의 이야기, 사회 하층 계급 사람들의 이야기, 청소부 이야기, 곱사등을 가진 아이 이야기, 금지된 낙태에 대한 이야기 등등 15편의 단편이 엮여있다.

기회의 나라,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미국의 이야기는 분명 아니었다.

이전에 읽었던 힐빌리의 이야기와도 분명 달랐다.

어둡고 힘겨운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분명 달랐다.

15편의 단편들이 바로 저자의 자서전과 같은 느낌을 준다.

 

광산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의 서부지역과 남미에서 생활한 경험들이 그의 소설에 배경이 된다.

척추옆굽음증과 알코올 중독, 세 번의 결혼과 이혼. 그의 인생은 안락하고 낭만적인 것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직업들도 대부분 자신이 경험했던 것들이다. 전화 교환수, 병동 사무원, 청소부, 고등학교 교사 등등.

자신이 경험한 직업에서 만났던 인물들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서 새롭게 등장한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생생하고 진실한 나레이션이 들리는 듯하다.

 

사후 11년만에 문학 천재로 칭송을 받게 된 저자의 인생만큼이나 소설의 내용은 흥미롭게 진행된다.

누군가의 추천처럼 두 번째 읽으면서 저자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그가 그려진다. 루시아 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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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부터 실험할게요 - 30kg 살을 뺀 셰프의 7가지 습관
윤태훈 지음 / 마인드빌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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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 <일단 나부터 실험할게요 (윤태훈 지음/마인드빌딩)>

30kg 살을 뺀 셰프의 7가지 습관

 

내가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읽을 줄은 몰랐다.

저자와 공감을 이룬 부분들이 많다. 회사 업무가 영업직이었던 저자, 행동 반경이 줄어들어 활동량이 줄어든 것, 결혼, 기초 대사량의 변화 등.

 

미국 호텔 레스토랑에서 셰프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다이어트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셰프들의 습관을 7가지로 정리하였다.

셰프의 7가지 습관

계획점검의 반복: 식자재, 조리도구, 플레이트를 점검하고 계획하고 준비한 후 주문과 서비스 현황을 점검한다.

측정평가: 식재료 파트 레시피(식자재의 종류, 식자재의 양, 식자재의 규격), 조리방법 파트 레시피(조리 온도와 조리시간, 과정), 잔반의 확인

기록학습: 문헌조사, 관찰 그리고 실험

마지막 인내

셰프는 다음의 단계를 반복하며 습관을 형성한다.

주문 확인(신호) - 조리(반복 행동) - 요리 완성(성취감/보상)

 

저자는 키친에서 셰프들이 실행하는 자연스러운 간헐적 단식과 당질(탄수화물) 제한의 식사 습관을 자신의 다이어트 방법으로 실천하였다.

 

30대 이상인 세대의 특징을 감안하고, 핵심습관을 활용하여 좋은 생활습관, 건강한 식습관을 들이면 수월하게 체중 감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저자의 주장이다. 자신의 주장이 타당한지를 바로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것이다.

 

셰프의 습관 1 측정하는 습관: 하루에 2(아침과 밤) 측정하자.

 

셰프의 습관 2 기록하는 습관: 기록을 남기자, 측정 데이터를 기록하자.

 

셰프의 습관 3 학습하는 습관: 확실한 이론(레시피)을 학습하자.

1 지방 축적을 최소화시키자

2 지방이 분해되고, 연소되는 환경을 만들자

3 업무와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방법을 찾자

=> 당질 섭취를 제한하고, 하루 두 끼 식사를 하는 것, 이를 통해서 16~18시간의 공복시간을 만드는 것

 

셰프의 습관 4 인내하는 습관: 참고 견뎌보자. 참고 견디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셰프의 습관 5 평가하는 습관: 나의 하루를, 그 결과로 나온 데이터(당일차, 수면효과)를 평가하자.

당일차(당일 밤 몸무게 당일 아침 몸무게)

수면효과(당일 밤 몸무게 익일 아침 몸무게)

수면효과 > 당일차 체중 감량 성공

수면효과 = 당일차 체중 유지

수면효과 < 당일차 체중 감량 실패/체중 증가

전일 대비 체중 변화

= 익일 아침 몸무게 당일 아침 몸무게

= 당일차 수면효과

 

체중이 늘지 않게 관리하는 방법

당일차 󰀃 수면효과

 

당일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1 섭취한 음식물의 총량

2 음식물의 종류

3 음주 여부

4 활동량/운동량

수면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1 공복 상태 여부

2 당질 섭취 제한 여부

3 음주 여부

4 수면의 질

 

셰프의 습관 6 계획하는 습관: 계획은 변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작게 나누자.

목표를 작게 나누면 얻을 수 있는 장점들

빠른 성취감 획득

선순환 고리의 시작(작은 목표 도전 성취 자신감 상승 다른 작은 목표나 조금 더 큰 목표 도전 성취 자신감 재상승 동기부여)

측정과 평가를 자주 할 수 있다.

도전 후 결과를 빨리 볼 수 있다.

 

자신을 대상으로 한 실험(다이어트)를 진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어려움들을 저자는 어떻게 이겨냈을까?

그것은 바로 이전에 읽었던 책에서 배운 교훈이었다. 단지 문자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에 접목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낸 저자의 실행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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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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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김영민 지음/어크로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인 저자의 에세이집.

추석이란 무엇인가_명절을 보내는 법이란 칼럼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칼럼니스트이자 1988<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영화평론으로 등단한 평론가이기도 하다.

그는 철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에서 동아시아 사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글은 살짝 시니컬하면서도 해학이 느껴진다.

현상의 배경을 풍부한 사상적 설명과 예술적 소재로 설명하여 직설적인 표현을 살짝 피해나간다.

학생들을 포함해서 인간의 날 것의 상태에 대한 애정도 보인다.

전임 대통령 시기에 쓰인 글들이 많다. 시대적 과제에 대한 전공자의 고민도 드러나는 글들이 보인다.

 

고도성장을 통한 중산층 진입, 절대악 타도를 통한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과거 수십 년간 이 사회에 에너지를 공급했던 두 약속에 대해 사람들은 이제 낯설어하게 되었다. 이것이었던가, 우리가 열망했던 것은? 민주화와 경제발전이라는 구호가 낯설게 느껴지게 된 이 공동체의 선택은 이제 무엇인가?

이러한 시절에 아침을 열 때는 공동체와 나의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첫째, 이미 죽어 있다면 제때 문상을 할 수 있다. 둘째, 죽음이 오는 중이라면, 죽음과 대면하여 놀라지 않을 수 있다. 셋째, 죽음이 아직 오지 않는다면, 남은 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보다 성심껏 선택할 수 있다. 넷째, 정치인들이 말하는 가짜 희망에 농락당하지 않을 수 있다. 다섯째, 공포와 허무를 떨치기 위해 사람들이 과장된 행동에 나설 때, 상대적으로 침착할 수 있다. 그렇게 얻은 침착함을 가지고 혹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생과 이 공동체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는 거다. 화전민이나 프리라이더가 아니라 조용히 느리게, 그러나 책임 있는 정치 주체로 살아보고야 말겠다는 열정을 가져보는 거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열정이란 그 자체로 지나치게 큰 야망처럼 보인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중에서

 

추석을 맞아 모여든 친척들은 늘 그러했던 것처럼 당신의 근황에 과도한 관심을 가질 것이다. 취직은 했는지, 결혼 계획은 있는지, 아이는 언제 낳을 것인지, 살은 언제 뺄 것인지 등등. 그러나 21세기의 냉정한 과학자가 느끼한 연애편지를 쓰던 20세기 청년이 더 이상 아니듯이, 당신도 과거의 당신이 아니며, 친척도 과거의 친척이 아니며, 가족도 옛날의 가족이 아니며, 추석도 과거의 추석이 아니다. 따라서 그런 질문은 집어치워주시죠라는 시선을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친척이 명절을 핑계로 집요하게 당신의 인생에 대해 캐물어 온다면, 그들이 평소에 직면하지 않았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좋다. 당숙이 너 언제 취직할 거니?”라고 물으며, “곧 하겠죠, 라고 얼버무리지 말고 당숙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추석 때라서 일부러 물어보는 거란다라고 하거든, “추석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엄마가 너 대체 결혼할거니 말 거니?”라고 물으면, “결혼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거기에 대해 얘가 미쳤나?”라고 말하면, “제정신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아버지가 손주라도 한 명 안겨다오라고 하거든 후손이란 무엇인가?”라고. “늘그막에 외로워서 그런단다.”라고 하거든 외로움이란 무엇인가?”라고. “가족끼리 이런 이야기도 못하니?”라고 하거든 가족이란 무엇인가?”라고. 정체성에 관련된 이러한 대화들은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와 같은 오지랖들을 내쫓고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칼럼이란 무엇인가? -<추석이란 무엇인가_명절을 보내는 법1>

 

희망 없이 공화국을 사랑하라. 이번 생에는 스스로의 운명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채로, 공화국을 사랑하라. 신의 침묵과 정치인의 무책임을 은쟁반에 올려둔 채로, 통제 불능의 운명에 참여하라. 21세기 공화국의 시민은 패배할 줄 알면서도 투표에 참여하는 시민군이다. 이제 이 땅에 진정한 공화주의가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투표소를 향해 진군하는 비극적 영웅이다. 자신이 처한 삶의 조건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햄릿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진한다는 점에서 돈키호테다. 21세기 이곳의 시민은 자신으로 하여금 산업사회 소비자의 메마른 일상을 초월해 고전 비극의 영웅이 될 기회를 마련해준 이 공화국의 미덕을 찬미한다. 한국에서는 자력으로 비극적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모든 시민들에게 똑같이 있다고. 그 비극적 전망이 모두에게 열려 있을 때 우리는 스스로 고양된다고. -<공화국 찬가>

 

민주투사들이 집권하여 독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양태를 보여줄 때, 과거의 독재자들이 여전히 기립박수를 받을 때, 새롭게 등장한 정치가 한층 더 구태일 때, 진보의 간판이 보수만큼 낡아 보일 때, ‘진보적지식인이 여성의 고용에 대해 오히려 소극적일 때, 인권운동가 출신 정치인이 성소수자의 인권을 도외시할 때, 저 정치인들이 모두 직선제에 의해 뽑힌 이들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때, 지금 교통정체를 탓하고 있는 자기 자신의 차가 바로 그 교통정체를 만들고 있음을 깨달을 때, 뱃살과 나머지 몸 간의 경제는 점점 더 의문시되었다.

뱃살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 결국 몸 전체가 뱃살이라면, 뱃살이 뱃살을 개혁할 수 있는가? 피하지방이 내장지방을 개혁해야 하는가? 그 개혁은 어떤 정치경제를 전제한 것인가? 아침에 일어나면, 존재의 가장 정치적인 부위인 뱃살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 생각마저 뱃살이 꾸는 꿈에 불과할지라도. -<뱃살이 꾸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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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지음 / 더숲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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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9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류시화 지음/더숲)>

시인의 언어로 쓴,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읽으며 사랑의 감성을 느꼈던 작가.

그 언젠가부터 그의 글들은 영혼을 이야기했다. 우리가 잃어버리기 시작하던 그 영혼.

풍요로운 일상과 편리한 기기들과 세련된 매너들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잃은 듯 했고,

시인은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인도와 티벳을 헤매고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내 삶의 제자리가 바로 저 너머에 있는 듯 했다.

그러다 일상에 매몰되고 무언가 허전할 때면 다시 그의 글을 읽게 되기를 반복했다.

이번 책도 정신없이 바쁘고 그러면서 손에 쥐는 것은 없던 때에 읽게 되었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책표지에 적힌 글이 최고의 위로의 말이 되었다.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시인이 내게 준 주문같은 에너지를 가지고 다시 세상에 나간다.

나의 존재와 삶으로 나간다.

 

안전하고 확실한 것에만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당신은 행성을 잘못 선택한 것이다. 안전하게 살아가려고 마음먹는 순간 삶은 우리를 절벽으로 밀어뜨린다. 파도가 후려친다면, 그것은 새로운 삶을 살 때가 되었다는 메시지이다. 어떤 상실과 잃음도 괜히 온 게 아니다.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고통은 추락이 아니라 재탄생의 순간이고 새로운 여행의 시작이다. 신은 구불구불한 글씨로 똑바르게 메시지를 적는다. - <신은 구불구불한 글씨로 똑바르게 메시지를 적는다> 중에서.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삶의 여정에서 막힌 길은 하나의 계시이다. 만약 우리가 전체 이야기를 안다면, 지금의 막힌 길이 언젠가는 선물이 되어 돌아오리라는 것을 알게 될까? 길이 막히는 것은 내면에서 그 길을 진정으로 원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삶이 때로 우리의 계획과는 다른 길로 우리를 데려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길이 우리 가슴이 원하는 길이다. 머리로는 이 방식을 이해할 수 없으나 가슴은 안다. -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중에서.

 

단순한 생활과 음식이 나를 단순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단순함이 나를 나 자신에게 가까워지게 했다. 그 삶은 타인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순전히 내 영혼에 관한 일이었다. 꼭 필요하지 않은 일과 만남들이 줄어들면서 기쁨은 늘어났다. 사치가 문화를 창조하기도 하지만, 소박함은 정신을 창조한다. 그곳에서 나는 사원들을 들여다봤고, 신상들을 보았고, 그런 다음 나 자신 안에서 성소를 발견했다. - <융의 돌집> 중에서.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한고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지는 이유는 단순히 그 사람이 좋아서만이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나 자신이 좋아지고 가장 나다워지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를 멀리하고 기피하는 이유는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나 자신이 싫어지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런 행운을 가졌는가? 누군가가 당신에게 나는 너와 함께 있을 때의 내가 가장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 <나는 너와 함께 있을 때의 내가 가장 좋아> 중에서.

 

신은 우리의 말을 들음으로써가 아니라 행위를 바라봄으로ㅆ 우리를 신뢰한다. 내가 설명하지 않는 것을 내 삶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에서는 코람 데오를 이야기한다. 신 앞에 선 단독자인 너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다. 신 앞에서는 어떤 가면으로도 본연의 모습을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 <아무도 보지 않을 때의 나> 중에서.

 

추구의 여정에는 두 가지 잘못밖에 없다. 하나는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고, 또 하나는 끝까지 가지 않는 것이다. 어떤 길을 가든 그 길과 하나가 되라. 길 자체가 되기 전에는 그 길을 따라 여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시인 찰스 부코스키는 썼다. “무엇인가를 시도할 것이라면 끝까지 가라. 그러면 너는 너의 인생에 올라타 완벽한 웃음을 웃게 될 것이다. 그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훌륭한 싸움이다.” - <어떤 길을 가든 그 길과 하나가 되라> 중에서.

 

그 유리잔처럼 나의 육체도, 내 연인의 육체도 이미 부서진 것과 마찬가지임을 알 때 삶의 매 순간이 소중해진다. 소중함과 가치가 두려움과 슬픔보다 앞선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상덧없고 영원하지 않으니 집착하지 말라는 의미만이 아니라 영원하지 않음을 깨달음으로써 지금 이 순간 속에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라는 뜻이다. ‘영원하지 않음을 우리가 통제하려고 하지 않을 때 마음은 평화롭다. - <사과 이야기> 중에서.

 

어느 명상 센터에서는 이렇게 기도한다.

내가 가능한 한 사랑과 연민의 마음을 갖기를. 만약 내가 이 순간에 사랑과 연민의 마음을 가질 수 없다면 친절하기를. 만약 내가 친절할 수 없다면 판단하지 않기를. 만약 내가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면 해를 끼치지 않기를. 그리고 만약 내가 해를 끼치지 않을 수 없다면 가능한 한 최소한의 해를 끼치기를.’ - <직박구리새의 죽음> 중에서.

 

모든 일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일어나며, 모든 만남에는 의미가 있다. 누구도 우리의 삶에 우연히 나타나지 않는다. 누군가는 내 삶에 왔다가 금방 떠나고 누군가는 오래 곁에 머물지만, 그들 모두 내 가슴에 크고 작은 자국을 남겨 나는 어느덧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당신이 내 삶에 나타나 준 것에 감사한다. 그것이 이유가 있는 만남이든, 한 계절 동안의 만남이든, 생애를 관통하는 만남이든. - <누구도 우연히 오지 않는다> 중에서.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더 파는 것이 아니라 구덩이에서 얼른 빠져나오는 일이다. 그것이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일이다. 티베트 속담은 말한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중에서.

 

신이 배치해 둔 표식들에 귀를 기울이라. 그러면 길을 발견할 것이다. 우리가 찾는 것이 사실은 우리를 찾고 있다. 표식들을 발견하지 못하고 이미 길을 지나쳐 왔다면 잠시 뒤돌아보라. 당신이 여행한 어느 골목, 어느 지점에선가 당신의 시선을 붙잡으려고 기다리던 어떤 표식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당신의 삶을 변화시켰을지도 모를 우연히 넘긴 책의 한 구절이. 삶이 당신에게 말을 걸어 왔을 때가. - <우리가 찾는 것이 우리를 찾고 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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