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아이 꿈꾸는돌 36
이희영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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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5 소금아이(이희영 지음/돌베개)

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페인트의 이희영 소설가의 후속작.

작가는 이 책에서도 아이들을 붙잡고 있다.

 

주인공 이수의 기구한 삶의 역사, 그 삶의 무게와 책임에 관한 이야기.

이제 고작 고1인 아이의 이야기는 할머니의 삶과 이어져 있고, 이제는 사라진 엄마의 삶과 이어져 있다. 그러나 엮인 곳은 같을지 몰라도 그 끝은 너무나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새파란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들여버린 6년 전의 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사건으로 이수는 할머니와 솔도라는 섬에서 살게 되었다.

밤마다 들려오는 파도 소리와 비강을 파고드는 물비린내가 익숙해진 이수는 630분에 떠나는 첫 배를 타고 우솔읍으로 나간다. 이수가 다니는 고등학교가 있는 우솔읍은 작은 어촌이다.

이수가 등굣길과 하굣길 그리고 집안에서도 내다보이는 바다는 이수에게 세상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 세상이 비록 남루하고 조악하더라도.

 

우솔은 젓갈이 특산품이었다. 그중에서도 조개젓이 유명했다. 소금에 절여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건, 비단 젓갈뿐만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소문도 마찬가지였다. 삭힌 젓갈처럼 그저 익어 갈 뿐이었다. 절대 사라지지 않았다. -<1. 바다> 중에서

 

술만 마시는 엄마. 보육원에도 애를 맡겼던 엄마. 이수에게 엄마는 가끔 찾아오는 사람이었다. 가끔 머물다 사라지는 사람. 그러나 모습을 드러낼 때면 매번 주위 사람들과 언쟁을 벌였다. 아빠를 소개해 준다는 엄마를 따라 우솔로 내려온 게 초등학교 4학년 때.

그리고 우솔에서 솔도로 들어간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그때는 이미 엄마와 남자 모두 세상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바로 그 사건 이후.

 

엄마와 아빠,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면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며 사춘기도 겪고 친구도 사귀는 그런 평범한 생활이 정상이라면 할머니, 그것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할머니와 둘이 사는 이수는 비정상일까?

6년 전의 사건으로 힘없는 할머니와 갈 곳 없던 어린아이에게 쏟아진 감당하기 힘든 현실. 그리고 차별과 배제.

 

누군가 가위로 오려 낸 듯 그날의 기억만 사라져 버린 이수. 바다 위에 배가 지나가듯, 하늘에 새가 날아가듯, 아무 흔적도 남지 않았고 트라우마로만 새겨졌다.

어릴 때부터 정말 조용한 아이였다는 것이 결국 운명이 되어 자신의 감정에 눈길을 주지 않는 아이가 된 것일까? 그래서 자신의 운명에 대항하거나 댓거리 하지 않는 못하는 아이가 되어 버린 걸까?


 

더는 상처받지 마. 절대 네 탓이 아니야.”

 

할머니. 구박받으며 태어나 평생을 고생만 하다가, 애지중지 키운 아들이 개차반이 되고, 아들이 데려온 여자와 아들의 끔찍한 사건을 겪고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릴 그때.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었다. 세상 전부를 떠나보냈다. 아이를 손주로 데려올 때 세상은 세상에 악연도 그런 악연은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할머니의 사랑은 죄책감이었을까? 자신의 운명과 닮은 이수의 기구함. 순탄치 못하고 탈이 많다.

그 기구함을 끌어안고, 이수를 끌어안고 버텨내던 할머니는 결국 치매 진단을 받게 된다. 할머니는 이제 과거로, 과거로 달려만 간다.

 

어미는 평생 눈칫밥만 먹고 살았다. 어릴 때는 뱃일도 못 하는 쓸모없는 계집으로 태어났다고 눈치 주고. 결혼해서는 애 못 낳는다고 구박하고. 간신히 애가 들어서니까 이제 서장 잡아먹었다고 손가락질하고.

내가 원해서 계집으로 태어난 것도 아니요, 네가 들어서고 네 아버지가 떠난 것도 원한 적 없는데, 사람들은 왜 그리 나를 구박하고 미워했는지 모를 일이다. 내가 뭘 그리 큰 잘못을 했다고. -<9. 이수> 중에서

 

어른의 때가 묻어 사람의 약점을 물어뜯는 하이에나로 자라나는 아이 기윤.

썩은 고기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이수의 주위를 맴돌던 아이는 이수에게 폭력을 가한다.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아이처럼 괴롭힘을 재미로 여기는 아이다. 이수의 기억, 그 트라우마를 자신의 무기로 사용하면서 이수를 괴롭힌다.

기억도 소금을 먹어 확실히 염장된 모양이다.

하이에나에게 물어뜯겨도 신음하지 않는 이수. 이수는 자신의 아픔으로 할머니가 괴롭힘당하면 안 된다는 한 가지를 끝까지 지키며 고통을 떠안는다.

 

전학생 세아.

15세 남학생 주거 무단 침입. 혼자 사는 70대 노인 폭행 후 도주

무책임하고 분별없는 부모와 대비되는 보살펴준 가정부 이모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이 그 딸 지유에게 이어진다. 탐욕스런 어른의 욕심에 희생되는 지유. 그리고 세아의 폭주.

자신을 지켜서 이어가고픈 인생이 없어져 버린 아이 세아.

 

이수와 세아는 자신의 삶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을 욱여싸온 운명에 맞서 선한 자아를 키워왔고 그를 행동으로 증명한다.

극도의 고통과 절망에서 주인공은 과연 무슨 이유로 어떤 힘으로 선한 자아를 키워냈을까?

역학의 법칙이 인간 사이에도 작용하는가?

고통과 절망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과 희망을 주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이수는 문득 인간을 떠올렸다.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아프게 하고,

다른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는지를…….”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소금아이 #이희영 #돌베개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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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 - 경제학의 아버지, 신화가 된 사상가
니콜라스 필립슨 지음, 배지혜 옮김, 김광수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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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4 애덤 스미스(니콜라스 필립슨 지음/한국경제신문)

국부론의 저자, 경제학의 아버지, 신화가 된 사상가 애덤 스미스 탄생 300주년 기념 평전

177639일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출판되었다. 애덤 스미스의 신화가 시작된 시점이다. 애덤 스미스라는 인물보다 국부론이란 책이 더 유명하다. 그 책은 자본주의의 바이블이 되었고, 애덤 스미스는 자본주의의 창시자처럼 추앙받고 있다.

국부론보이지 않는 손이란 유명한 말로 설명되는 자유방임주의를 전파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애덤 스미스는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국부론보다 도덕감정론을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애덤 스미스는 인간의 본성과 역사에 대한 관찰을 바탕으로 진정한 인간 중심 과학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는 도덕철학자였다. 그가 생각하는 인간 중심 과학이란 다양한 사회 유형에서 찾을 수 있는 사회적·정치적 조직의 원리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동시에 국민의 자유와 행복, 국가의 부와 권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계몽된 통치자가 따라야 할 정부 체제와 입법의 원리를 설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 책은 강인하고 야심 찬 젊은 철학자에 관한 이야기이자 그가 자신을 형성한 지적 세계를 어떻게 만났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니콜라스 필립슨

 

스미스는 1759도덕감정론에서 인간 중심 과학이라는 거대한 이론의 첫 부분을 발표했다.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개념을 사실상 처음 거론한 것이나, 사람들이 각자의 이익에 따라 행동할 때 사회를 분명히 이롭게 한다는 주장 모두 도덕감정론에서 처음 등장한다.

사회 시험에 자주 출제되던 보이지 않는 손은 스미스의 모든 저작에서 세 차례, 그것도 국부론에서는 한 차례만 나온다.

 

도덕감정론에서 스미스는 도덕적 요구를 충족하고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스스로 편안하게 사는 법을 배우는지 설명했다. 또한 사회성 이론이자 윤리 이론으로, 근대 시민사회에서의 도덕적 경제에 대한 실질적인 설명을 제공했다.

 

국부론은 이 이론의 두 번째 부분이다. 이 작품은 역사 속 다양한 시민사회의 정치경제학을 설명하며, 제국의 확장과 상업의 성장으로 국제 질서가 변화하는 시기에 국민의 부와 자유, 행복을 확대하고자 하는 현대 정부가 직면한 문제를 날카롭게 분석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마지막 두 부분인 문학의 모든 갈래와 철학, , 수사법의 철학적 역사법과 정부의 이론 및 역사는 완성되지 못했다.

 

애덤 스미스는 172365, 포스만의 작은 항구 도시인 커콜디에서 태어났다고 알려진다. 아버지는 비주류 젠트리였지만 법조계와 군부, 정부 기관에 연줄이 있었다. 상처한 뒤 재혼한 아내가 애덤 스미스의 어머니였다. 아버지는 스미스가 태어나기 6개월 전 세상을 떠났고, 어머닌 재혼하지 않고 커콜디에서 긴 생애 대부분을 보내며 아들에게 헌신했다. 스미스는 어머니와의 관계가 매우 친밀했다.

 

글래스고대학교에서 도덕철학을 공부했고 장학금을 받고 옥스퍼드대학교의 베일리얼칼리지에서 공부하면서 프랜시스 허치슨과 데이비드 흄, 두 멘토를 통해 처음으로 인간 중심 과학이라는 개념을 접했다.

 

옥스퍼드가 스미스에게 고대와 근대 철학에 대한 지식을 확장하고 인간 열정의 작용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기 위한 시간과 역량을 제공했다면, 데이비드 흄의 철학을 접한 것은 스미스가 지식인으로서 발전하는 데 큰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그는 철학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얻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12살이나 많은 흄과 깊고 지속적인 우정을 나눴다.

 

1748~1751년에 에든버러에서 했던 강의와 논문을 통해 자신만의 이론 체계를 세웠고, 1751~1764년에 글래스고에서 1년 동안은 논리학 및 형이상학 교수로, 그 이후에는 도덕철학 교수로 활동하는 동안 체계를 발전시켰다.

그는 언어학, 수사학, 윤리학, 법학, 행정학, 순수예술 및 천문학 원리에 이르기까지 놀라울 정도로 광범위한 주제에 관해 글을 썼다. 스미스는 언제나 인간의 본성에서 이런 주제들의 기원을 찾았다고 한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는 우리가 도덕적 감정을 나누는 방식을, 국부론에서는 상품과 서비스의 거래를 인간 본성에 내재된 결핍에 깊이 뿌리를 두고 다뤘다.

스미스는 인간이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모든 감정(도덕적·정치적·지적·미적 감정)을 습득하고 발전시키며 다듬는다는 인간 본성에 대한 훨씬 더 광범위한 이론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었다. 따라서 새로운 언어 이론은 인간 성격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근본적으로 중요했다.

 

1763년까지 스미스는 스코틀랜드의 계몽된 문화의 중심에 놓여 있던 개선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철학적으로 조명하는 도덕철학 체계와 법학 체계를 개발했고, 결과적으로 유럽의 법학을 변화시켰다. 그는 상업과 개선이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것이며 인간의 타고난 결핍, 사회에 대한 욕구, 개선이 가져다주는 만족을 즐기는 성향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17631025일 스미스는 흄이 소개해 준 찰스 톤젠드로부터 양아들 버클루 공작을 가르쳐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스미스는 교수직을 사임하고 어린 버클루 공작과 프랑스 툴루즈로 떠난다. 스미스는 툴루즈에서 1년간 머물고 남프랑스를 여행한 뒤 제네바로 갔다. 그곳에서 스미스는 철학자 볼테르와 만났다. 이후 파리로 간 스미스는 벤자민 프랭클린, 튀르고, 엘베티우스, 프랑수아 케네 등 당대의 지적 리더들과 만났다. 특히 중농주의의 거두 케네의 업적을 스미스는 존경했다.

 

스미스의 개인 교사로서의 여행을 마친 후 국부론의 집필에 들어간다. 177639국부론이 출간됐다. 750부가 성공적으로 팔리자 더블린에서도 출간됐으며, 약간 수정된 원고로 1778년 제2판이 출간됐다.

 

스미스는 국부론의 출간 이후 런던과 에든버러에 훌륭한 철학적 인맥을 가진, 부유하고 대중적인 지식인이 되어 에든버러에 돌아왔다.

1778년 스미스는 스코틀랜드의 관세청장으로 임명되었고 5년 뒤에는 에든버러 왕립협회 창립회원이 되었다. 1787~89년에는 글래스고 대학의 학자로서는 최고위직인 렉터 명예직에 재임했다.

 

세상 사람들과 일반적인 교류를 하거나 활동적인 삶을 살기에는 확실히 적합하지 않았던 철학자, 친절하고 온화하며 사랑스러운 괴짜 스미스는 그리고 1790717일 에든버러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와의 관계, 영국과 프랑스의 계몽주의에 영향을 받은 애덤 스미스의 개인적인 삶과 지적 발전 과정을 세세하게 묘사하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애덤스미스 #니콜라스필립슨 #한국경제신문 #국부론 #도덕감정론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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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쓸모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스튜디오오드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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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2 여행의 쓸모(정여울 글 이승원 사진/스튜디오오드리)

유독 목소리가 끌리는 사람이 있다.

글이 소리로 들리는, 다시 만나 반가운 작가 정여울의 여행 에세이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많은 것 중 하나가 여행이 아닐까?

이전이라고 아무 때나 떠날 수 있던 여행은 아니었지만, 강제로 여행이 제한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일까? 작가의 여행 이야기는 더욱 반가웠다.

 

서른 권의 문학 작품과 떠났던 여행인 문학이 필요한 시간. 정여울 작가의 문학 이야기로 우리의 호흡을 바라보고 마음과 정신을 돌보는 시간을 얻었다. 이야기의 힘, 문학의 힘으로 나의 생활에 힘을 얻었다. https://blog.naver.com/jaytee0514/222985084113

이번은 여행의 힘이다. 일상에서 벗어난 시간과 공간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 여행이다. 그곳에서 더 나다운 나로 살아갈 용기를 얻어 다시 돌아온다.

 

내가 꿈꾸는 여행은 멋지고 아름다운 곳으로의 여행이었다. 그러나 작가는 다른 여행을 추천한다. 그 모든 일을 겪었음에도 여전히 꿋꿋하게 버텨준 나 자신을 만나기 위한 여행.

소비를 위한 여행, 사진찍기를 위한 여행에 그치지 않고, 더 깊고 풍요로운 나 자신의 삶을 만나는 여행자가 되기를 응원하고 있다.

 

전작에 이어 이승원 작가님의 사진이 함께 한다. 어디를 펼쳐도 예술 작품이다. 우리에겐 여행인 그곳은, 일상이지만 그저 예술 작품이다. 그렇다면 내가 사는 이곳도 예술 작품이 된다. 우리가 모두 작품이다.

정여울 작가의 이야기가 사진 작품을 배경으로 잔잔히 들려온다. 그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작가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된다. 그의 여행이 나의 여행이 되고 나의 이야기가 되고 나의 모습이 된다.

 

<1 순간은 힘이 세다>에서는 작가가 여행에서 만난 장면과 그 장면에 관한 단상이 잔잔히 소개된다. 한 장의 사진과 한쪽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작가와 대화를 나누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맞아요. 나도 그래요. 멋져 보여요.’ ‘그렇게 보니 또 그래 보이네요.’

<2 떠남의 미학>에서는 여행에 관한 저자의 감상과 여행에서 만나는 에 관한 11가지 이야기가 소개된다.

<3 내가 사랑한 여행지>는 작가가 꼽은 치유의 여행지 TOP 15. 그곳에서 만난 풍경과 아름다움 그리고 사람들. 예술적 감성이 풍성한 작가님의 시선으로 예술 작품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듣느라 페이지는 계속 넘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에필로그에 도착한다.

 

세계적인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은 이렇게 말했다. 삶은 뿌리이고 예술은 꽃이라고. 삶에 뿌리내린 예술의 아름다움이야말로 그가 추구하는 이상이었다.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힘은 단지 예술적 재능이 아니다. 파리를 파리답게 만들어 주는 것, 파리를 늘 사랑과 낭만과 예술의 도시로 완성해주는 화룡점정의 에너지는 바로 파리지엔이다. 언제나 예술을 향한 열정으로 충만한 사람들, 예술가들을 그 자체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린 마음이야말로 파리를 파리답게 만드는 찬란한 주역이다. -<사람 자체가 풍경이 되는 순간> 중에서

 

여행조차도 마치 모범생이 기말고사 준비하듯 철저히 계획을 짜던 작가가 베를린에서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경험한 변화를 고백한다. 완벽한 스케줄표를 먼저 세워놓고 어떻게든 그것에 몸을 끼워 맞추려 했던 과거와 달리, 베를린에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 스케줄을 맞췄다고 한다. 스케줄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이 주는 달콤한 휴식이 자신을 비로소 편안히 숨 쉬게 한다고 고백한다.

 

유럽 여행을 다니다 보면 다정하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카페에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왁자지껄하게 건배를 청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옆 테이블은 물론 앞 테이블, 뒤 테이블에서도 온갖 언어들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마음의 빗장을 닫아두겠는가. 여행을 할 때마다 점점 말랑말랑해지는 내 영혼은 스스로를 이렇게 타이른다. ‘아직은 느낄 수 있어, 이 세상의 온갖 아름다움을. 감정이 풍부한 것은 죄가 아니야. 섬세한 감정은 강인함의 또 다른 징후야.’ -<마음이 스르륵 열리는 시간> 중에서

 

집순이 집돌이 성향이 강한 우리 가족도 지난 코로나 시기에는 답답함을 많이 겪었다. 하물며 여행이 전문 영역급인 작가는 얼마나 답답했는지는 책의 여러 곳에 드러나 있다.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사건이 지나면서 여행에 대한 태도 역시 변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동의한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에 비례한다는 말을 여행에 대입해보면 어떤 말이 될까? 여행을 자주 가면 행복해질까? 빨리빨리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눈도장 찍고 사진으로만 남기는 여행이 아니라 한 곳이라도 많이 느끼고 많이 경험하는 여행이 행복한 여행이 아닐까?

 

작가는 느리게 살기와 걷기를 추천한다.

우리가 천천히 여행할수록, 세상은 더 그윽한 삶의 향기로 우리를 반겨준다. 우리가 비행기나 자동차의 속도가 아닌 천천히 걸어가는 속도로 세상을 바라볼수록, 세상은 더욱 눈부신 축복의 언어로 말을 걸어온다. 삶이 힘겹게 느껴질 때마다, 천천히, 깊이, 더 오래 바라보는 여행의 추억은 아픔을 치유하는 내면의 빛이 되어준다.

 

나를 넘어선 나를 만나기 위해, 이제는 떠나자!

여행자의 걷기는 칼로리만 태우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태우고, 후회를 태우고, 원망을 태워, 마침내 마음 깊은 곳의 오랜 상처까지 태워버린다.

 

떠나고 싶다는 이야기는 잘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지금의 마음으로, 지금의 정신으로, 지금의 힘으로는 버티기 힘들다는 고백이 아닐까?

그래서 이곳이 아닌 그곳에서 나다운 나를 찾아보고, 내 안의 자유로움도 채워보고, 더 찬란한 내가 되기를 소망하는 것은 아닐까?

유랑이 아닌 여행이기에 돌아와야 하는 이곳에서 내 안의 자유로움으로 더욱 단단하게 살아가기를 꿈꾸는 것은 아닐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여행의쓸모 #정여울 #이승원 #스튜디오오드리 #여행에세이 #정여울작가 #여행책 #서평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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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완역본) 세계교양전집 2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이현숙 옮김 / 올리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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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0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지음/올리버)

자유를 누리는 당신이 한 번쯤 읽어야 할 자유주의 명고전

우리는 매일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으며 자유를 호흡하고 있다. 자유는 평등과 함께 내가 사는 공화국의 근본이념이다. 가장 중요한 근본이념이지만, 너무 가깝고 누구에게나 보장되는 가치인지 보니 그 본래의 의미와 성격에 대해서는 대충 넘기고 말았다.

이전 정부와 다른 차별성을 강조하며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대통령의 연설을 듣다 보니, 자유의 본질적 의미에 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책을 들게 되었다.

 

우리가 지키며 누려야 할 자유란 무엇인가?

어떻게 자유를 규정하고 수용하고 누릴 것인가?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질적 공리주의자로 배웠던 존 스튜어트 밀이 그 대답을 하고 있다.

오늘날 개인은 군중 속에 매몰되어 있다. 정치적으로는 여론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이 이제는 시시하게 들릴 정도다. 이제 대중이 명실상부한 권력이다.‘ 라는 주장은 21세기나 20세기에 나온 주장이 아니라 19세기 중반을 살았던 밀의 주장이다.

 

이 책이 출간된 1859, 그 당시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은 현재와 매우 흡사하다. 산업혁명이란 태풍이 거대한 변화가 일으키던 당시와 IT 기술기업의 팽창에 따른 정보화와 양극화로 개인이 매몰되는 오늘은 묘한 데자뷔를 이룬다.

경제적 이익으로 사회가 쏠리는 시기에 나타나는 중우정치의 위협 속에서 인간의 자유는 어떻게 보장되어야 하는가?

 

다수의 전제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세 가지 자유란

사상의 자유

선택의 자유

결사의 자유

 

그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이런 자유가 온전히 보장될 때 개인의 인생은 물론 사회, 국가 전체에도 더 활기차게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그는 대중에 의한 다수의 전제가 초래할 위험성을 경계하면서 사회, 국가가 개인에게 행사하는 권력의 한계를 재단한다. 사회가 간섭할 수 있는 유일한 개인의 행위는 타인에게 영향을 줄 때뿐이다.

 

밀은 어떤 상황에서든 여론에 반하는 소수 의견을 탄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사상과 토론, 개성의 발휘 등에 대한 절대적 보장을 강력히 요구한다. 개성 있는 개인이 자유롭게 말하지 못하는 사회, 즉 다수 의견에 편승하려는 사람들만 있는 사회는 기회주의자를 양산할 뿐이어서 더는 진보가 불가능하다. 서로 다른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하며 토론하지 못하는 사회에는 폐쇄적 획일성만 남아 문명을 위태롭게 한다.

 

한 나라 안에서 약자들이 강자들에게 뜯기지 않으려면, 최고 권력자가 행사하는 힘에 제한을 두어야 한다. 이렇게 권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 바로 자유이다.

권력을 제한하기 위한 자유에는 정치적 자유또는 권리라는 특권을 인정하게 한 뒤, 권력자가 이를 침범하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해서 저항을 정당한 것으로 승인하는 방법이 있다. 또 다른 방법 하나는, 국가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공동체의 동의나 그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어떤 집단의 동의를 얻어야 함을 헌법에 규정하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는 자유는 어린아이의 떼쓰는 방임주의적 자유나 의지적 자유가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구성하는 공동체 내의 시민의 자유, 사회적 자유에 관한 내용을 이야기한다.

다시 말해, 사회가 한 개인을 상대로 합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본질과 한계에 관한 것이다.

 

진리와 정의의 이익을 위해서는, 소수 의견을 내는 사람의 독설을 규제하기보다는 다수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의 독설을 제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관습의 독재가 모든 곳에서 인간의 진보를 가로막는 고정 방해물이 되고 있다. 관습의 독재는 관습보다 더 나은 무언가, 예를 들어 자유의 정신, 진보, 개선의 정신 등을 지향하려는 기질과 끊임없이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않고 단지 자신과 관련된 일에 자기 성향과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것뿐이라면, 각자 자유로운 의견을 가질 수 있듯이 자기 책임 아래 타인의 간섭을 받지 않은 채 자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존 스튜어트 밀

 

시민을 국가가 손에 쥔 온순한 도구가 되게 하려는 국가는 위대한 일을 결코 성취할 수 없다는 밀의 주장대로, 시민을 정권의 의도대로 유도하려는 시도는 시민의 자유를 제약할 뿐 결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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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완역본) 세계교양전집 3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김수진 옮김 / 올리버 / 202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2023-58 명상록(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올리버)

고대 로마 오현제(五賢帝)의 마지막 황제이자 스토아철학자인 아우렐리우스는 황궁에 머무르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환락의 시간을 보내던 다른 왕과는 달랐다.

국가의 안위와 장병의 목숨이 달린 치열한 전쟁터에서 장병들과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텐트에서 잠을 자며, 인간의 본질과 삶의 원칙에 대한 깊은 사색과 성찰의 글을 남겼다.

 

그의 글은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타협하지 않는 진지함과 인간적이고 철저한 성실함을 강조하며, 도덕을 잃어가며 안일함과 이기주의에 빠진 현대인을 비판한다.

2000년 전의 철학자이자 황제는 비루하지 않고, 철학적인 삶을 사는 법을 스스로 증명했다.

 

그의 철학은 자연의 순리와 인간의 본질에 따르는 것이었다. 자연 현상이나 자연물을 인간의 기준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의 원칙이었다. 이러한 원칙은 인간관계에도 이어진다.

 

오늘 나는 참견하기 좋아하고, 고마워할 줄 모르며, 오만하고, 정직하지 않으며, 질투심 많고, 무뚝뚝한 사람들을 상대할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나를 추한 일에 말려들게 하지 못한다.

삶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네 마음이 노예가 되지 않게, 이기적인 충동에 즉답하지 않게, 운명과 현재에 저항하지 않게, 미래를 불신하지 않게 하라.

 

집중력. 오늘 우리는 집중력을 강조하지만, 일상의 우리 생활에서 스스로 집중력을 무너뜨린다. 현란한 정보의 홍수와 그에 강요되는 선택들 그리고 멀티테스킹하는 버릇으로 우리는 스스로 집중력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에 철학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매 순간 로마인처럼 눈앞에 놓인 일에 엄밀하고 진지하게, 부드럽게, 기꺼이, 정의롭게 집중하라. 그 외에 네 집중력을 깨뜨리는 다른 모든 것에서는 벗어나라.

모든 일을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하는 일인 것처럼 하면 된다.

 

신이 선물한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는 저자의 말이 엄숙하고 진지하게 들린다. 인생의 무게를 견뎌내라는 이야기는, 인생의 어려움을 피하려고만 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엄격하게 들린다.

물질 만능과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타인과의 비교에 집착하고 인정 욕구에 파묻힌 사람에게 다시 한번 충고한다.

 

외부의 일에 자꾸 마음이 쓰이는가? 그렇다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마련해서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배우도록 하라. 더는 사방으로 주의가 분산되지 않게 하라.

네게 남은 시간을 다른 사람들을 걱정하는 데 허비하지 말라. 너 자신의 마음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자연의 순리대로 살자는 저자의 원칙은 죽음을 수용하는 태도에서도 빛이 난다. 어떤 생명도 죽음으로 마감하는 자연의 원리를 우리 역시 피할 수 없기에 받아들여야만 한다.

 

너는 지금 당장이라도 삶을 마감할 수 있다. 이 깨달음에 따라 너의 행동과 말과 생각을 결정하라. 통제 범위 밖의 것을 받아들이며 만족하는 마음을 가져라.

 

죽음과 함께 생활한다면 오늘의 의미가 달라질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태도도 바뀔 것이다. 일에 집중하는 태도와 감사하는 마음도 달라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자기 내면의 힘에 주목하고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 자기 내면의 힘을 숭배하면 이 힘이 더럽혀지지 않고, 방향을 잃지 않고, 신성이건 인성이건 본성에 불만을 느끼지 않게 할 수 있다.

 

우리 인생의 안내자인 철학.

철학은 내면의 힘이 공격받지 않고 안전한 상태, 쾌락과 고통보다 우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해준다.

그 무엇도 닥치는 대로 하지 않게 해주고, 정직하지 않게 남을 속이면서 하지 않게 해준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건 혹은 하지 않건, 그에 좌우되지 않게 해주기도 한다.

또한 무슨 일이 벌어지고 무엇이 주어지건, 이것 역시 내면의 힘과 같은 곳에서 생겨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해준다.

 

그는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에 스스로 대답한다.

인간 본성에 따라 행동하라.

그러려면 기본 원칙을 지키면 된다.

기본 원칙이 너의 의도와 행동을 다스리게 하라.

기본 원칙은 선악과 관련된 원칙을 말한다. , 공정과 자기통제, 용기, 자유의지로 이끄는 것만이 선하며, 이와 반대되는 것은 악하다는 원칙이다.

 

인생은 예상치 못한 장애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 무엇도 우리가 가진 나름대로의 행동방식과 기질을 방해할 수는 없다. 우리는 상황을 자신에게 맞게 받아들이고 적응할 능력을 갖고 있다. 마음을 상황에 적응시킬 수 있으며, 행동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자신의 목적에 맞게 변화시킬 수 있다. 인생의 주인이 누구인지 똑똑히 아는 방법은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다.

 

과거는 내려놓고, 미래는 신의 섭리에 맡긴 채, 현재만 추앙과 정의의 길로 인도하면 된다.

다른 것은 모두 잊고 오로지 이것 하나만 명심하라. 우리는 모두 각자 지금, 이 찰나의 순간만을 사는 것임을.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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