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메가 트렌드 - 행동하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70경 원 시장과 미래 생존 전략
최홍섭.원미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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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CES의 중심에는 더 이상 스마트 기기가 아니라 현실 공간에서 직접 움직이며 일하는 피지컬 AI 로봇이 있었다. 피지컬 AI 메가 트렌드는 이 장면을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디지털 혁명에서 물리 혁명으로 넘어가는 결정적 전환점으로 읽어낸다. GPT가 지식 노동의 방식을 바꿨다면, 피지컬 AI는 산업의 생산·운영 체계를 다시 설계하는 힘이다.

 

저자들은 피지컬 AI보고·이해하고·계획하며·행동하는 AI”로 설명한다. GPT가 방 청소 계획은 짜줄 수 있지만 직접 청소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피지컬 AI는 상황을 파악해 스스로 청소기를 잡고 작업을 수행한다. 저자가 말한 조수석에서 운전석으로 이동한 AI라는 비유는 이 변화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 시각언어행동을 통합하는 VLA 모델이다.

 

이 책의 힘은 기술 설명을 넘어 산업 구조 변화의 지도를 그린다는 점이다. 농업·국방·건설·제조업이 피지컬 AI스위트 스팟으로 꼽히는 이유는 비용 절감 때문이 아니라, 안전·품질·효율·공기 단축이 모두 개선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들이 지적한 빠른 두뇌(반도체)와 더딘 심장(배터리)의 부조화는 상용화의 병목을 정확히 짚는다. 액추에이터·센서·배터리·반도체·시뮬레이터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은 부분이 아니라 전체 최적화가 승부를 가르는 영역임을 강조한다.

 

지정학적 시각도 설득력 있다. 미국은 테슬라·엔비디아·구글 같은 빅테크와 정부 지원이 결합된 민간 주도 생태계를 구축하고, 중국은 도시 단위 분업으로 모든 것을 자체 생산하는전략을 밀어붙인다. 저자들은 한국이 자동차·가전·반도체·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완성형 피지컬 AI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는 드문 국가라고 평가한다. 더 나아가 상용화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글로벌 표준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시한다.

 

피지컬 AI의 시장 규모가 () 단위로 전망되는 것은 기술적 과장이 아니다. 인력 부족·고령화·생산성 정체라는 전 지구적 구조 문제를 해결할 해법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재난 현장, 밤에도 멈추지 않는 건설, 인력난이 심한 돌봄 영역 등 새로운 시장은 이미 문을 두드리고 있다.

 

결국 이 책은 기술 소개서가 아니라 다가올 피지컬 AI 시대를 이해하고 대비하게 만드는 실천적 안내서. GPT가 어느 날 예고 없이 세상에 등장했듯, 피지컬 AI도 우리 삶의 중심으로 갑자기 들어올 것이다. 그 변곡점을 가장 먼저 준비하는 길, 이 책에서 시작할 수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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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 비교와 눈치에서 해방되는 삶의 기술
웨인 다이어 지음, 장원철 옮김 / 북모먼트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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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열면 누군가의 화려한 일상이 보이고, 회사에선 끊임없이 성과를 증명해야 하며, 가족 모임에선 너는 왜 그러니라는 말을 듣는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타인의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삶의 주도권은 조금씩 타인에게 넘어가고, 어느새 나는 내 인생의 관객이 되어 있다. 웨인 다이어의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는 이러한 일상의 반복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단단한 안내서다. 출간된 지 50년 가까이 지났지만 지금도 읽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추상적 위로가 아니라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전략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책은 10장에 걸쳐 인간을 흔드는 내면의 구조를 진단하고, 사고의 전환을 거쳐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두려움, 과거에 대한 후회, 비교, 인정 욕구 같은 감정의 덫들은 우리가 흔들리는 이유이자 변화의 지점을 알려주는 신호다. 특히 다이어의 단호한 문장은 깊게 남는다. 상처는 타인의 행동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그들의 행동에 당신이 어떤 반응을 했느냐에서 기인한다.”
타인을 바꿀 수는 없지만, 내 감정과 반응의 주도권은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 이것이 이 책이 말하는 자유의 출발점이다.

 

책은 현실적인 기술도 아낌없이 제공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사회의 기준에 맞춰 사는 순간 당신의 자유는 사라진다.” 이 메시지를 바탕으로, 거절하지 못해 곤란을 겪을 때의 대응법, 타인의 비난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말하기 기술, 비교를 끊어내는 구체적 훈련들이 제시된다. 중반부에서 정상평균이라는 기준이 얼마나 허구적 장치인지를 드러내는 대목은, 시대가 달라져도 여전히 유효한 명징한 통찰이다.

 

후반부에서는 경쟁과 성취 중심의 사회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이들의 심리를 다룬다. 우리는 회사·학교·가정 안에서 끊임없이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소모되지만, 다이어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 인생에서 사퇴할 수 없는 삶의 경영자들이다.” 자기 삶의 중심을 세우기 위해선 자신을 우선순위에 두고, 기대와 역할의 압박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마지막 장의 ‘100가지 행동 리스트는 사유를 실천으로 견인하는 이 책만의 강력한 장치로, 독자로 하여금 변화의 단계를 직접 밟아가도록 돕는다.

 

관계의 피로, 번아웃, 인정 중독, SNS로 인한 자존감 저하까지오늘을 사는 우리는 새로운 얼굴의 불행을 경험하는 듯 보이지만, 그 뿌리는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인생의 국면이 변할 때마다 다시 꺼내 보게 되는 현대적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나의 기준대로 살아가는 것이 힘겨운 시대, 웨인 다이어가 건네는 강인한 자기 확신의 메시지는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지침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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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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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신작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는 소설이라는 장르의 경계를 가뿐히 넘어서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표면은 단순해 보인다. 그러나 읽다 보면 곧 깨닫게 된다. 이 소설은 서사가 아니라 사유를 따라가야만 이해되는 종류의 문학이라는 사실을. 형용사 몇 개로 깔끔하게 정리되는 인물 묘사를 경계하라는 핀치 교수의 말처럼, 반스는 독자가 세계를 단정하는 순간을 끊임없이 흔들어 놓는다.

 

화자 닐은 두 번의 이혼을 겪으며 삶의 결핍을 안고 살아가다, 성인 강좌에서 엘리자베스 핀치 교수를 만난다. 그녀는 지식을 주입하지 않는 어른이었다. 학생들의 사소한 생각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논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움의 장을 펼쳐 보인다. 닐은 20년 넘게 그녀와 점심을 먹으며 철학, 역사, 그리고 로마의 배교자율리아누스에 대해 깊이 토론한다. 그 시간은 그의 삶을 재구조화한 결정적 경험이었다.

 

그러나 핀치가 세상을 떠난 뒤, 닐은 그녀의 유품 속에서 예상치 못한 단서를 발견한다. 이를 해석하려는 과정에서 그는 중요한 질문과 마주한다. 당신이 알고 있는 그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이 맞는가?” 닐이 기억하는 핀치 교수의 모습은 그의 고집스러운 회상 속에서만 존재했고, 다른 제자들의 증언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이는 핀치가 늘 경계했던 일신주의와 정확히 배치되는 아이러니로, 반스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다시 확인하게 한다. 타인은 결코 단일한 서사로 설명될 수 없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배교자율리아누스를 다루는 방식이다. 승자의 기록 속에서 그는 위험한 이교도로 남았지만, 반스는 그를 의심의 대변자’, 즉 살아 있는 지성의 상징으로 재해석한다. 배교자는 의심의 대변자이고, 의심은 활동적인 지성의 표시다.” 이 문장은 소설 전체의 방향을 관통한다. 확신보다 의심이, 일관성보다 파편성이 오히려 진실에 가깝다는 것. 이 지점에서 반스는 역사와 인간을 바라보는 기존의 시선을 완전히 뒤집는다.

 

읽는 동안 나 역시 혼란을 느꼈다. 문학적 감수성이 부족한 것 같아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 깨달았다. 이 책은 문학적 감성보다 사유의 깊이로 접근하는 독자가 더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사실을. 역사, 철학, 기억, 우연이라는 거대한 주제가 소설의 뼈대에 촘촘하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반스가 남긴 결론은 단호하다.
일관된 서사는 망상일지도 모른다.”
사람으로 살려면 자기 역사를 잘못 알아야 한다.”
어떤 일은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있고, 어떤 일은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없다.”

 

이 문장들이 하나로 이어질 때 비로소 소설의 실체가 드러난다.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절망 앞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해하려 애쓰는 존재라는 것.
그리고 그 실패의 반복 속에서 인간은 조금씩 성숙해진다는 것.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는 단정할 수 없는 세계를 어떻게 견딜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며, 읽을수록 새로운 의미가 드러나는 생각의 미궁이다. 반스가 40년 동안 쌓아 올린 문학의 정수가 담긴 이 작품은, 사유를 멈추지 않는 독자에게 오래도록 남을 질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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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라 그뿐이다 - 다시 나아갈 힘을 주는 철학자들의 인생 문장
대니얼 클라인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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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함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철학의 목소리

난 잘 살고 있을까?”, “내 인생은 이게 전부일까?”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쉽게 불안해지지만, 80세 철학자 대니얼 클라인은 단호하게 말한다.
인생의 답을 잃어버렸다고 자책하지도, 조급해하지도 말라.”
살아가라 그뿐이다는 그가 하버드에서 철학을 공부하던 시절부터 평생 모아온 철학 명언들을 노년의 경험으로 다시 비춘 책이다. 에피쿠로스, 쇼펜하우어, 니체, 사르트르 등 삶의 선배들이 남긴 문장은 짧지만 깊다. 그중에서도 네가 갖지 못한 것을 갈구하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14) 1장부터 독자의 마음을 단단히 붙잡는다.

 

철학이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들어올 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철학이 갑자기 일상에서 말을 걸어오는 지점에 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클라인은 언제나 유머의 숨구멍을 남겨둔다. 쇼펜하우어의 비관주의를 러시아식 욕설에 비유하는 장면은 진지함과 웃음이 공존하는 그의 특유의 매력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삶은 진자운동을 한다. 고통과 권태 사이에서.”(45) 같은 문장은 존재의 본질을 놀라울 만큼 간결하게 드러낸다.
특히 저자가 고백하듯 최악의 순간이라 해도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다른 무언가가 따라오게 마련이다.”(50) 라는 문장은, 긴 세월을 지나온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위로다.

 

의미는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

이 책의 중심에는 삶의 의미는 고정된 해답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 쓰는 문장이라는 메시지가 흐른다.
그래서 클라인은 사르트르의 말을 인생의 핵심 조언으로 가져온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66)
우리는 존재가 지시하는 길을 따르는 존재가 아니라, 선택을 통해 나 자신을 구성해가는 존재라는 뜻이다.
니체의 말도 같은 맥락에서 선명하게 다가온다.
존재를 가장 보람 있게, 가장 즐겁게 누리는 비결은 위험하게 사는 것이다!”(71)
완벽한 결정을 찾기보다, 지금 하는 불완전한 선택 속에서 스스로의 의미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철학적 태도다.
그리고 클라인은 말한다.
어떤 한 가지선택도 오래 만족스러울 수 없다.”(141)
삶이란 본래 흔들리고, 만족은 늘 한시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오히려 자유로워진다.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태도

클라인이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문장은 삶의 방향을 간결하게 정리한다.
모든 행위를 인생의 마지막 행위인 것처럼 하라.”(255)
의미는 고정된 해답이 아니며, 인생의 의미는 찾았다 싶으면 또다시 바뀐다.”(262)
결국 중요한 것은 지금-여기를 살아가는 태도다.
에머슨의 말처럼 우리는 언제나 살아갈 준비를 할뿐 정작 삶을 살지는 않는다.”(19)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향해 우리를 되돌려 세운다.
삶을 미루지 않고, 의미를 만들어가며, 흔들리더라도 다시 걸어가도록 하는 힘. 그것이 이 책이 건네는 철학이다.

 

오스카 와일드가 말했듯,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 빠져 있지만 저 멀리 별을 바라볼 수 있다.
살아가라 그뿐이다는 그 별을 바라보는 법을 조용히 알려주는 책이다.
정답은 없지만,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지혜의 연료는 충분히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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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오늘의 젊은 작가 40
정대건 지음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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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건 작가의 급류를 읽었다. 제목처럼 거센 물살 같은 사랑이 가슴 깊이 스며들어 오는 소설이다. 열일곱 도담과 해솔의 만남은 물에서 시작된다. 진평강 용소 깊은 곳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손깍지를 끼던 순간, 두 사람은 이미 소용돌이에 함께 빠져들고 있었다. 그들은 세상에 둘만 있는 것처럼 웃었지만, 그 맑음 아래에는 이미 예기치 못한 급류가 돌고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를 뒤흔든 건 사랑이 아니었다. 어른들의 욕망이 남긴 상처가 아이들의 첫사랑을 비틀어놓는다. 해솔의 엄마와 도담의 아빠의 은밀한 관계를 뒤쫓던 그 밤 이후, 모든 것이 달라진다. 도담은 묻는다. 사랑이 교통사고 같은 거라면 책임도 안 지고 벌도 안 받으면 그건 뺑소니잖아.”
이 대목은 이 소설이 다루는 사랑의 윤리, 상처의 책임, 그리고 성장의 본질을 정확히 드러낸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사랑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도담은 그 질문을 들고, 동시에 해솔을 향한 자신의 마음이 그들과 어떻게 다른지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열여덟에 헤어진 두 사람은 스물하나에 우연히 재회한다. 그러나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재회는 기쁨이면서도 비극의 복기. 그들은 서로를 다시 사랑하고 싶지만, 서로의 얼굴을 보면 그날이 떠올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 사랑하는 가족이 남긴 거대한 물음표 앞에서, 한 사람은 사랑을 믿지 못하게 되고, 다른 한 사람은 죄인처럼 살아간다. 두 사람의 삶이 어떻게 어긋났고, 어떻게 다시 이어지려 하는지를 따라가는 과정이 이 소설의 진짜 감정선이다.

 

급류는 말한다. 소용돌이에 빠지면 수면으로 나오려 하지 말고, 밑바닥까지 잠수해서 빠져나와야 한다.”
사랑도, 상처도 마찬가지다. 회피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고통의 바닥까지 내려가야만 비로소 빠져나올 수 있다. 도담과 해솔은 각자의 방식으로 깊이를 견디며, 몇 번이고 서로에게 다시 끌리고, 애처로움을 느끼고, 죄책감과 사랑 사이에서 흔들린다. 그들의 관계는 깨진 것이 아니라, ‘복잡하게 헝클어진 관계. 헝클어진 건 다시 풀 수 있다.

 

사랑은 다이아몬드처럼 단일한 성질의 결정체가 아니다. 시간의 압력 아래 감정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지는 퇴적암 같은 것이다. 기쁨, 상실, 분노, 오해, 용기, 그리고 다시 손을 내미는 마음까지—《급류는 그 복잡한 감정의 지층을 성실하게 그려낸다.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청춘의 사랑을 순수함의 미화가 아닌 세상의 폭력 속에서 버텨낸 연대의 이야기로 그린다는 점이다. 상처에 흠뻑 젖은 이들이 각자의 몸을 말리고, 서로의 흉터를 감싸며, 다시 무지개를 보기까지의 여정. 겨울의 차가운 공기를 가르는 듯한 슬픔과, 그 끝에서 발견하는 따뜻함이 긴 여운을 남긴다.

 

이 겨울,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성장담을 만나고 싶은 이에게 급류를 조심스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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