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루프 창비교육 성장소설 11
박서련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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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고백루프(박서련/창비교육)

박서련의 첫 청소년소설집

작가로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단지 독자를 통해서만은 아니다. 한겨레문학상, 문학동네젊은작가상,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이미 그의 글이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음을 증명한다. 주목받는 작가의 선택은 청소년이었다. 그의 소설에도 자신의 배경이 묻어있다.

확정되지 않은 미래를 가장 확정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우리 청소년들의 이야기. 그 시절의 흔들리는 감정과 불안 그리고 간혹 찾아오는 환희의 순간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일곱 편의 단편을 3부에 걸쳐 소개한다. <작가의 말>을 통해 소설을 통해 말하려 했던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한다.

솔직한 마음

안녕, 장수극장

엄마만큼 좋아해

보름지구

---

가시

발톱

 

학교에서 당하는 왕따를 아이돌 멤버. 다소 이기적이고 생각이 짧은 주인공이 일련의 사건들을 통과하며 하는 생각들을 솔직하게 쓰려했다는 솔직한 마음

작가의 고향인 철원에 잠시 있다가 사라진 극장에 관한 기억이 초중고 시절의 추억과 버무려져서 등장하는 안녕, 장수극장

작가가 어린 시절 다녔던 어린이집과 놀이방이 토대가 되어 만들어진 아이들의 사소하지만 온전한 관계 맺기에 관한 엄마만큼 좋아해

이 세 편이 1부에 실린 단편이다. 작가가 당시에는 지나쳤지만 어른이 되고 다시 담아낸 어린 시절의 진지했던 관계들의 이야기. 어른이 되면 아이 시절의 순간들을 그저 스쳐지나는 것이란 것을 알지만, 그때의 그 아이들에게는 그 순간이 자신들의 진심을 꾹꾹 담아내는 온전한 시간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무시할지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진지하고 밤을 새우도록 고민하는 것이다. 그 순전한 마음을 어른은 잊은 것이다. 그래야 편하게 살 수 있어서일까?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어른이 아니어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마음에는 어른을 넘어서는 어른스러움이 스며들기도 하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 자동으로 되는 어른이 아니라, 현명함과 강인함을 갖춘 이상적인 어른을 마음의 지향점으로 삼아서일 것이다.

청소년은 소설을 쓸 수 있고, 소설 쓰던 청소년이 결국 소설가가 되는 일도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아직 소설을 써 본 적 없는 어떤 청소년이 이 작품들을 보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 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거칠고 서툴지만 이것이 내 원점이다. 약소하고 부끄럽지만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내 고유한 원형이다. -박서련

 

보름지구달에 살기 때문에 달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은 무엇을 보며 추억에 소원을 빌까?’라는 의문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이 만든 대답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지구라는 행성에서만 생활하는 존재를 벗어나보는 잠깐의 즐거운 일탈이다.

---는 소설집의 하이라이트. 청소년기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사랑이 아닐까? 작가는 이 사랑에 루프라는 장치를 사용해서 극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 학교마다 있다는 그 선망의 대상이 뜬금없이 나를 좋아한다고? 이걸 좋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싫다고 거짓으로 거절해야 하나? 딴 친구들의 질투는 또 어떻게 감당하나? 이 온갖 고민과 감정들이 루프라는 장치를 거쳐 이리저리 움직인다.

완벽해 보이는 애가 왜 나를 좋아하지? 라는 자격지심이나 콤플렉스에 대해 작가는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이 처음으로 자신을 긍정할 근거가 되는 것이 사랑이라고 얘기한다.

 

가시발톱은 작가의 고향에 대한 생각이 스며 있는 작품이다. 자랑할 것 없는 부끄러워 보였던 고향이 소재로 등장한다. 부끄러워도 내 것을 쓰자는, 그래야 진정성 있는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작가의 고교 시절의 작품이다.

솔직한 청소년기의 생각을 담백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선생입네 하며 혹은 잰 체하며 듣지 않으려 했다. 어른이 된 지금이 그때보다 낫다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그때의 시간이 찬란했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의 시간이 허접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때에만 흐르는 시간이고 그 시간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때는 몰랐을 그 시간의 의미 말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고백루프 #박서련 #창비교육 #청소년 #청소년소설 #청소년소설추천 #성장소설 #책추천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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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이면 어때 - 이전과 다른 방식의 삶을 선택하다
이경용 지음 / 담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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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고 공동체에 도움이 되고 경제적 대가도 받을 수 있는 일을 하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벌써 30년 넘게 만족하며 일하고 있지만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은퇴 후 조용히 살 것인가, 아니면 다른 도전이나 시도를 해 볼 것인가를 고민하는 내게 이 책은 좋은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생활을 하던 저자가 새로운 선택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잔잔한 울림을 준다.

 

부산에서 태어나 결혼까지 30년 넘게 산 저자가 가족과 함께 제주로 이사를 하게 된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행복이 아니라 자기 삶의 행복을 위한 것이었다.

저자는 다들 그렇게 살아’, ‘현실이란 원래 그런 거야’, ‘돈만 있으면 뭘 못하겠어라는 말들이 결국 변명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가족과의 시간,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을 보고 함께 얼굴을 맞대고 웃으며 지내는 시간을 최우선으로 삼고 싶은 마음을 실현하기 위한 용기를 냈다.

 

특별해서 특별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선택이 특별한 삶을 만든다.

 

저자의 이 이야기에서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사람의 자부심과 단단한 삶의 철학을 살필 수 있다. 또한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라는 말과 의미와 철학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삶의 주인으로 사회적 평판이나 외부 환경, 순간순간 변하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중심을 가진 철학자의 삶이 느껴진다.

 

회사라는 타이틀과 직책을 안내하는 네모난 명함 한 장. 그 명함이 사라지면 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대학 졸업 후 10년의 직장 생활을 정리한 저자의 선택에 대한 주위의 반응은 저자의 예상대로였고, 다행이었던 것은 제주라는 공간이 주는 여유였다. 그리고 하나 더 가족과 함께였다는 것.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선택한다. 부모와 형제는 선택할 수 없지만, 친구와 학교, 직업과 직장을 선택한다.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만큼이나 떨리고 결정적인 선택이다. 직업을 선택하는 것 이상의 용기가 필요한 퇴사를 결정한 저자는 새 출발이라는 희망과 도전 앞에서 벅찬 마음보다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더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고백한다.

 

설거지를 시작으로 타일 조공, 귤 수확, 가지치기, 묘목 심기, 기초 공사, 비계 설치, 벽돌 쌓기, 방수, 페인트칠 등 다양한 일용직 업무를 경험했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낯설게 시작된, 그러나 분명하게 내 삶에 일어난 변화의 바람을 기록하고 싶었다. -이경용

 

제주로 이사하고 시간에 쫓기는 주말 여행객이 아니라 시간의 여유를 즐기는 평안한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제주에서의 생활은 관광이 아니라 살기 위한 여정이었기에, 현실을 직시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조금씩 통장 잔액이 줄어들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다.

저자는 일을 위해 필요한 체력조차 부족하던 시절부터 인력사무소를 찾고 다양한 노동을 경험하면서 일과 삶의 의미를 성찰하는 시간을 고백한다.

 

2년간의 제주 생활을 마치고 영천으로 이사를 한다. 계속 일을 하며 느끼는 단상들 속에 성장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겪은 후에야 비로소 그때가 수월했다는 것을 알게 되듯, 지금 겪는 상황이 힘들어도 결국엔 끝이 있고, 또다시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 그래서 모든 일을 매 순간 감사하며 감당하는 저자의 모습을 본다.

 

정확하게 인식하라.

적절하게 행동하라.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은 기꺼이 받아들여라.

스토아철학에서 이야기하는 삶의 원칙대로 살아가는 모습으로 보인다. 사회의 압력에 눈치 보며 살아가는 객체가 아니라,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삶의 철학의 원칙을 저자는 자신의 원칙으로 바꾸어 체화하고 있다.

 

절대 억지로, 이기심에서, 미리 생각하지 않고, 불안해하면서 행동하지 말 것.

생각을 포장하거나 꾸미지 말 것. 과도한 말이나 불필요한 행동을 삼갈 것.

다른 사람에 의해 바로 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올곧게 일어설 것.

 

책방도 열고, 집 옆에 놀고 있는 밭을 빌려 농사도 짓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새벽형 인간과 책 읽는 사람, 달리기를 하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과정들. 하루하루의 일상이 다양하게 열리고 그 속에서의 경험이 저자와 가족들을 성장시키는 모습이 작은 책 속에 담겨있다.

 

선택하자.

결정하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책임을 지자.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말할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다. 나는 나의 선택을 믿는다. -<최고를 선택으로 것이 아니라> 중에서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법을 익히고, 남들이 인정하는 방식이 아닌 자신에게 어울리는 방식으로 생활을 하는 것이, 최고가 아닌 최선의 삶을 사는 법이라는 걸 배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일용직이면어때 #이경용 #담다출판사 #에세이 #동기부여 #자기계발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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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에서 아프리카까지 - 150일 간의 세계여행 좌충우돌 성장 스토리
박지윤 지음 / 담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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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자주 보는 콘텐츠가 바로 여행콘텐츠다. 코로나19만 풀리면 어디든 나갈 줄 알았지만, 답답한 현실에서 여행은 다른 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나에게 일상을 벗어나는 여행은 결국 그 답답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모든 여행이 나의 경험처럼 인생의 되돌이표는 아니었다.

 

이 책의 저자는 내가 그리던 여행의 모범답안을 제대로 작성했다. 단순한 볼거리 먹을거리만을 경험하는 여행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여행, 등 떠밀려 살던 인생에서 스스로 주인이 되는 성장의 여행이었다.

물론 저자는 별거 없다고 생각했던 삶을 조금 더 아끼고 사랑하게 되었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하지만, 자신만을 위한 결정을 담대하게 밀고 나갈 힘을 얻는 여행이었다.

 

여행 이후, 나 자신을 더 믿게 되었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들이 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프롤로그 Seize the day!> 중에서

 

20172월 본인 스스로 말하는 마산 촌년은 700만원과 편도 티켓을 들고 김해공항 출국 게이트를 나선다. ‘출발선을 다시 긋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오로지 자신을 위한 미친 짓을 시작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넘나드는 150일 여정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연습을 계속하게 된다.

 

수능에서 원하는 점수를 얻지 못한 채 선생님의 권유로 취업에 문제가 없을 것 같은 병원행정 관련 학과에 진학한 저자.

졸업할 즈음에 계약직으로 병원에 취업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보내던 어느 날 선임에게서 들었던 네까짓 게란 말. 그 말에서 현실에 대한 자각을 시작했다. 유니폼에 박힌 대형 병원의 로고는 허울 좋은 껍데기일 뿐. 그 껍데기에서 벗어나 진짜 자신을 찾는 길에 나섰다.

 

미얀마-베트남-캄보디아-네팔-인도-튀르키예-이집트-에티오피아-케냐-탄자니아-잠비아-나미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

 

처음으로 도착한 미얀마의 풍경과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과의 밍글라바!”

아이들과 만남에서부터 자신을 가두고 있던 껍데기를 하나씩 벗어가기 시작하며 자신이 보내고 있는 하루하루의 의미를 다시 새기던 저자.

베트남에서 핸드폰을 소매치기당하며 위기를 맞아 여행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던 때 네가 계획한 거 다 하고 들어와.”라는 엄마의 목소리에 다시 멘탈 부여잡고 여행을 이어간다.

 

유명한 관광지인 앙코르와트로만 알고 있던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에서 받은 충격은 세상을 보는 다른 시각을 불러왔다.

동네 뒷산도 안 가는 애가 히말라야 트레킹을 한다. 물론 그 과정의 고난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것이기에 감당해야 했고, 마침내 안나푸르나를 마주하며 자신의 발걸음 하나 하나에 집중하는 힘을 길러낸다.

 

한국에서 일상을 시작하는 때가 온다면 이 자이살메르의 밤을 잊지 않기를.

사람, , 세상에 치여 무너져 내릴 때도 있겠지만, 오늘 보았던 이 하늘을 잊지 않기를.

편도 티켓 하나 들고 떠나 사막 한가운데 누워 있는 나의 용기와 모험을 잊지 않기를.

아무리 세상이 변하더라도 사막의 밤하늘만큼은 변하지 않기를. -인도의 사막 도시인 자이살메르에서

 

저자의 버킷리스트에 있던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고 열기구를 즐겼던 튀르키예를 마지막으로 아시아 여행을 마치고 저자는 이제 아프리카로 넘어간다.

지하철을 타고 수천 년의 시간을 거슬러 피라미드를 만나러 가던 이집트에서 알을 깨고 나온 경험을 한 저자.

 

나의 세상을 넓힐 것. 세계를 나의 집으로 만들 것.

안주하지 말고 나아가 꿈의 크기를 키우고 생각의 범위를 넓힐 것.

 

사랑스러움과 경이로움이 가득한 나라, 에티오피아.

가끔은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등 뒤에서 찾을 수 있게 해 준 케냐.

우리는 다 같은 신의 자식임을 알려준 탄자니아.

경이로운 자연의 장관을 경험한 빅토리아 폭포의 잠비아.

매니저보다 먼저 새벽에 들어간 나미브 사막에서의 벌금 흥정을 했던 나미비아.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 희망봉의 나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세계여행 한 번으로 삶이 바뀌지는 않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살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했다.

누구나꿈꾸는 대로 살길 원하지만 아무나그렇게 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그 아무나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제 저자는 희망은 품고, 두려움은 껴안고 삶을 살고 있다. 남이 시키는 대로 사는 삶, 사회의 압력에 굴복하며 사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도전하는 삶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마산에서아프리카까지 #박지윤 #담다출판사 #여행에세이 #세계여행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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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윤슬 지음 / 담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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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윤슬 에세이

저자는 본인을 기록디자이너로 정의한다. 글쓰기 강사로 활동하는 담다출판사의 대표로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주기 위해 독서 모임을 주최하거나 리더로 활동하며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오늘을 잘 살아내는 일에 정성을 쏟는 저자는 글쓰기의 힘을 강조한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이야기에 주목하고, 가지고 있지 않은 것보다 가진 것에 집중력을 발휘하여 스스로 돕는 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저자.

 

이야기의 시작을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두었다. 가장 먼저 나를 사랑하고, 내 삶을 사랑하는 것부터가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나는 무엇을 이루었나?’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일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가.

저자는 그래도 자신을 지지하고 격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언제든지 새로운 페이지를 시작할 힘을 가진 존재라고 응원해 주어야 한다고.

 

모든 순간을 진심으로 살아 내고 있는 나에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래 봤자 거기서 거기지가 아니라 지금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어라고 말해주어야 합니다. <13>

 

각자도생, 무한경쟁. 우리 사회를 부르는 다른 이름들. 그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불안. 잘 해낼 수 있을까? 나는 제대로 살고 있나? 예고 없이 덤벼드는 불안과 두려움에 저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일단 저기까지만 가 보자. 저기 가서 결정하자.”

조금씩 조금씩, 한 걸음 한 걸음 더 내디딘 걸음들이 삶의 동력이 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킬 힘이 생긴다고.

 

저자는 책을 읽는 이유를 삶의 의미를 밝히기 위함이라 이야기한다.

나의 삶의 의미, 사명을 따로 알려주는 사람은 없다. 내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 제 삶을 온전히 소유할 방법을 배우는 길이 바로 독서라고 한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이 식상하던 차에 저자의 이야기가 더 설득력이 있었다.

책 읽기가 일상이자 습관처럼 여겨지는 지금 나에게 죽비 한 자락 같은 이야기였다.

 

중년이라는 시기에 접어들면서 자주 듣는 말이 바로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었다. 마치 세상 달관한 사람처럼 보이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다 이해한 사람처럼 들리는 말이지만, 새로운 도전이나 시도를 회피하려는 삶의 모습이 아닐까.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질문이 사라지는 교실처럼 나이 들어감에 따라 우리의 호기심이 사라지는 것, 그것은 우리 삶에서 젊음이 사라지는 것이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 사람과 관계에 대한 호기심은 우리와 우리 공동체를 성장시키는 힘이다.

호기심은 삶이 철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작가 자신이 가진 인정 욕구를 이야기할 때 나와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인정 욕구의 출발이 열등감이었다는 고백. 젊은 시절부터 계속된 열등감의 악순환, 그리고 인정 욕구와 열등감이 바탕이 된 행동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택은 자신의 열등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한 것.

허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허들을 뛰어넘자고 마음먹은 것이다. 삶을 유지하고 돌아보는 것, 한 걸음 나아가는 것에 모두 용기가 필요했다.

 

날마다 나아지는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은 저자와 나의 공통점이다. 내 블로그 이름도 함께성장2020’이다. 저자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첫 번째는 오늘을 산다라는 마음이다. 현재, 지금 이 순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선택하자는 마음.

두 번째는 불확실성과 유연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

마지막은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생활을 꿈꾼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오랜 기간 글쓰기를 해온 저자는 글쓰기 창작 활동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도 글쓰기의 힘을 강조한다. 글은 마음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글에는 변화의 힘이 있으며, 글은 궁극적으로 성장을 향한다.

그럼에도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독자를 위해 글쓰기 동무를 찾아보라고 권한다.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추천한다. 글쓰기라는 것이 부담된다면 메모하는 습관부터 갖는 것도 좋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윤슬 작가와 대화를 하는 것 같았다. 작가와 나의 삶에 대해, 삶의 의미를 채우는 책읽기와 글쓰기에 대해 차분하게 나누는 대화였다.

 

가장 훌륭한 이야기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으니 지금 가장 훌륭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지 않겠느냐고. -윤슬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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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그림책, 어떤 쉼 - 내 인생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2024 대구광역시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
김혜숙 외 지음 / 담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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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 초등 교사들의 글쓰기 동아리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 매주 수요일 진자교동(진짜 자발적인 교사 동아리)’에 모여 그림책을 읽고 자기 글을 쓰던 선생님들. 선생님들이 나누었던 글과 삶을 모아 어떤 그림책, 어떤 쉼이 탄생했다.

 

다섯 분의 선생님이 13편씩의 그림책을 소개한다.

우리는 그림책을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러나 그림책이 주는 따뜻한 감동은 아이든 어른이든 누구에게나 전달된다. 그림책 한 편을 두 쪽, 길어야 세 쪽으로 소개하는 짧은 글이라 길지 않은 시간에도 읽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림책 이야기로 숨쉬기 어려운 누군가에게 숨이 되고, 마음의 허기를 채워 주는 한 끼 밥이 되기도 했던 저자들의 경험을 나누고 싶어진다.

 

권정생 선생의 <오소리네 집 꽃밭>으로 책이 시작된다. ‘살아 있음과 아름다움은 같은 말이라는 부제 붙었다. 간단한 내용 소개와 저자의 감상이 실려있다. 내게 없는 화려한 바깥 세상만 바라보던 시선을 조용히 내 안으로 돌리면 느껴지는 감사와 평안.

 

예쁘게 꾸며진 꽃밭을 본 오소리 아줌마는 자기도 꽃밭을 꾸며야겠다고 마음먹었다가 포기했다. 집 주변이 이미 들꽃밭이었기 때문이다.

이른 봄에는 진달래랑 개나리가 피고, 가을 산국화가 계절 내내 피며, 겨울에는 하얀 눈꽃까지. 새로운 눈으로 다시 살펴보니 완벽한 꽃밭이 바로 오소리 아줌마네 꽃밭이었다. 세상에는 좀 더 예쁘고 멋진 것이 훨씬 많겠지만, 소박하게라도 늘 곁에 있어 주는 나의 소중한 것들을 떠올려 본다. 별 탈 없는 가족과 수십 년을 봐도 편안한 친구들, 건강한 몸으로 하루를 시작해 책을 읽고 일하고 웃음 짓는 나의 일상. 그 모든 것이 곧 나의 꽃밭이리라. <22>

 

아이 셋을 키우며 아이들과 함께 봤던 그림책들이 꽤 됐는데, 아이들이 크다 보니 이젠 그림책을 볼 일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그림책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그림책의 내용들은 어렵지 않고 단순하다. 우리의 삶도 단순하다. 그걸 굳이 복잡하게 만들고 힘들게 만들어서 고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렸던 순수했던 마음 그리고 생활 속에서 지키고 싶었던 내 삶의 기준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의 주인공 페르디난드는 다른 소들처럼 싸움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꽃을 사랑한다. 여느 엄마와 달리 개인의 취향을 존중해 주는 페르디난드의 엄마. 부모의 편견으로 아이의 생각을 강요하고 있는 오늘의 엄마에게 작가는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 1936년에 이야기한 교훈이 2024년에도 살아있다는 것이 놀랍다.

 

<브로콜리지만 사랑받고 싶어>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채소 1위로 뽑힌 브로콜리가 속상한 마음을 달래며 사랑받을 방법을 찾아 나서는 좌충우돌 이야기다.

저자는 이 책을 자존감 회복을 위한 셀프 처방전이라고 이름 붙였다.

부로운 누구를 따라 사는 게 아니라, 내가 나일 때 가장 사랑받을 수 있다.

 

<누렁이와 야옹이>는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각자 좋아하는 곳에서 자는 누령이와 야옹이, 아가의 편한 모습을 그린다. 늘 너그럽고 여유로운 비결은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따로 또 같이 즐겁게 사는 것.

내가 즐거워야 서로의 다른 취향도 존중할 수 있고 더불어 건강한 관계로 지낼 수 있다. 덜 상처 받고 덜 상처 주는 가벼운 관계를 즐길 시간.

 

그림책을 읽는 동안은 현실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잔머리나 쓸데없는 걱정도 필요 없는 시간, 서로 이해하고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그림책과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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