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림책, 어떤 쉼 - 내 인생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2024 대구광역시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
김혜숙 외 지음 / 담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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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 초등 교사들의 글쓰기 동아리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 매주 수요일 진자교동(진짜 자발적인 교사 동아리)’에 모여 그림책을 읽고 자기 글을 쓰던 선생님들. 선생님들이 나누었던 글과 삶을 모아 어떤 그림책, 어떤 쉼이 탄생했다.

 

다섯 분의 선생님이 13편씩의 그림책을 소개한다.

우리는 그림책을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러나 그림책이 주는 따뜻한 감동은 아이든 어른이든 누구에게나 전달된다. 그림책 한 편을 두 쪽, 길어야 세 쪽으로 소개하는 짧은 글이라 길지 않은 시간에도 읽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림책 이야기로 숨쉬기 어려운 누군가에게 숨이 되고, 마음의 허기를 채워 주는 한 끼 밥이 되기도 했던 저자들의 경험을 나누고 싶어진다.

 

권정생 선생의 <오소리네 집 꽃밭>으로 책이 시작된다. ‘살아 있음과 아름다움은 같은 말이라는 부제 붙었다. 간단한 내용 소개와 저자의 감상이 실려있다. 내게 없는 화려한 바깥 세상만 바라보던 시선을 조용히 내 안으로 돌리면 느껴지는 감사와 평안.

 

예쁘게 꾸며진 꽃밭을 본 오소리 아줌마는 자기도 꽃밭을 꾸며야겠다고 마음먹었다가 포기했다. 집 주변이 이미 들꽃밭이었기 때문이다.

이른 봄에는 진달래랑 개나리가 피고, 가을 산국화가 계절 내내 피며, 겨울에는 하얀 눈꽃까지. 새로운 눈으로 다시 살펴보니 완벽한 꽃밭이 바로 오소리 아줌마네 꽃밭이었다. 세상에는 좀 더 예쁘고 멋진 것이 훨씬 많겠지만, 소박하게라도 늘 곁에 있어 주는 나의 소중한 것들을 떠올려 본다. 별 탈 없는 가족과 수십 년을 봐도 편안한 친구들, 건강한 몸으로 하루를 시작해 책을 읽고 일하고 웃음 짓는 나의 일상. 그 모든 것이 곧 나의 꽃밭이리라. <22>

 

아이 셋을 키우며 아이들과 함께 봤던 그림책들이 꽤 됐는데, 아이들이 크다 보니 이젠 그림책을 볼 일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그림책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그림책의 내용들은 어렵지 않고 단순하다. 우리의 삶도 단순하다. 그걸 굳이 복잡하게 만들고 힘들게 만들어서 고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렸던 순수했던 마음 그리고 생활 속에서 지키고 싶었던 내 삶의 기준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의 주인공 페르디난드는 다른 소들처럼 싸움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꽃을 사랑한다. 여느 엄마와 달리 개인의 취향을 존중해 주는 페르디난드의 엄마. 부모의 편견으로 아이의 생각을 강요하고 있는 오늘의 엄마에게 작가는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 1936년에 이야기한 교훈이 2024년에도 살아있다는 것이 놀랍다.

 

<브로콜리지만 사랑받고 싶어>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채소 1위로 뽑힌 브로콜리가 속상한 마음을 달래며 사랑받을 방법을 찾아 나서는 좌충우돌 이야기다.

저자는 이 책을 자존감 회복을 위한 셀프 처방전이라고 이름 붙였다.

부로운 누구를 따라 사는 게 아니라, 내가 나일 때 가장 사랑받을 수 있다.

 

<누렁이와 야옹이>는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각자 좋아하는 곳에서 자는 누령이와 야옹이, 아가의 편한 모습을 그린다. 늘 너그럽고 여유로운 비결은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따로 또 같이 즐겁게 사는 것.

내가 즐거워야 서로의 다른 취향도 존중할 수 있고 더불어 건강한 관계로 지낼 수 있다. 덜 상처 받고 덜 상처 주는 가벼운 관계를 즐길 시간.

 

그림책을 읽는 동안은 현실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잔머리나 쓸데없는 걱정도 필요 없는 시간, 서로 이해하고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그림책과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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