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며 빵을 굽다 - 빵을 만드는 일 그리고 삶, 그 조화로움에 관한 이야기
쓰카모토 쿠미 지음, 서현주 옮김 / 더숲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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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4 <달을 보며 빵을 굽다(쓰카모토 쿠미 지음/더숲)>

빵을 만드는 일 그리고 삶, 그 조화로움에 관한 이야기

달의 움직임에 따라 20일간 빵을 굽고, 10일은 여행을 떠나는 어느 빵집주인에게서 일과 삶의 의미를 찾다

 

나는 빵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빵을 만드는 이야기의 책이 손에 잡혔다. 빵을 만드는 사람의 독특한 삶과 철학에 끌렸다.

치열한 자본주의 시장에서 빵집을 운영하며 자신의 철학을 지키고 확장시켜나가는 저자의 삶이 궁금했다.

 

일본 효고현의 작은 마을인 단바에서 여행하는 빵집 히요리 브롯HIYORI BROT’. 이곳은 저자의 빵을 만드는 빵집이 아니라 작업실이다.

인터넷으로 받은 주문을 하루 14건 배송처리를 한다. 혼자 하는 작업이고 한 달에 20일만 빵을 굽다보니 5년 이상 주문이 밀려있는 상태이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만들고 싶은 빵을 만들며 이따금 여행을 떠나는 자유로운 작업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제철 식재료를 때에 맞춰 빵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전달한다. 때문에 레시피와 재료 배합은 매일 달라진다.

 

저자는 달의 주기에 맞춰 빵을 굽는다. 월령 0일에서 20일 사이가 빵을 만드는 시간이다. 달이 찰수록 발효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자연의 힘에 따르면서 그것에 맞춰 빵을 굽는다.

월령 21일에서 28일 사이는 여행을 떠난다. 그 다음 빵을 만들기 위해 식재료를 찾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언제나 새로운 마음으로 빵을 만들게 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히요리 브롯이 선보이는 빵은 7종류(36,000), 11종류(60,000), 14종류(80,000)로 구성된 세트 메뉴로 이루어진다. 바게트나 식빵 같은 기본 메뉴 외에도 제철에 주문한 신선한 재료를 넣고 만든 빵을 급속 냉동해 고객에게 배송한다.

히요리 브롯은 단바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식재료에 전국의 생산자들이 직접 보내는 밀가루와 체소, 과일, 달걀, 우유를 더해 그 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재료로 맛있는 빵들을 선보인다.

 

대학을 졸업하고 리쿠르트에 입사한 저자는 다양한 직업을 알아가면서 인생에 있어 일이란 무엇이고 일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할지 제대로 고민해볼 수 있었다.

리쿠르트에서 퇴사를 하고 7년 동안 시니피앙 시니피에서 빵의 거장인 시가 셰프로부터 트레이닝을 받게 된다.

빵 만들기의 기본은 해야 할 일을 거르지 않고 꼼꼼히 하는 것이다. 청소도 빵 만들기의 한 과정이다.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

 

히요리 브롯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 가치가 있다.

함께 빵을 만드는 생산자들과의 인연, 자신이 일하고 머무는 단바에 대한 애정, 그리고 빵을 만든다는 것의 의미.

 

저자의 철학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돈 버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더라도 일을 지속할 수 있으려면 일정 수준의 수입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주문을 받은 후 빵을 만드는 방식으로 재고를 없앴고, 빵에 본인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을 책정했는데, 평균적인 빵 가격보다 비싸다.

이것은 정성을 다해 만든 맛있고 몸에 좋은 빵을 싸게 대충 팔지는 않겠다는 자신의 가치관을 실현시킨 것이다.

나는 나답게, 작지만 매일의 행복을 만들어 나가가는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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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대 -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지혜와 만나다
김용규 지음 / 살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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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3 <생각의 시대(김용규 지음/살림)>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지혜와 만나다

 

기원전 8세기. 서양을 중심으로 하는 인류 문명의 기틀이 되었던 그리스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헤매고 있었다.

이집트인들, 바빌로니아인들, 수메르인들에게 한참이나 뒤처져있던 그리스인들은 그 시기에 갑자기 달라졌다.

이 책에서 생각의 도구라고 부르는 생각들을 하나씩 개발해 부지런히 갈고 닦기 시작했다.

메타포라metaphora, 아르케arché, 로고스logos, 아리스모스arithmos, 레토리케 rhétoriké 등이 그것이다.

우리말로는 각각 은유, 원리, 문장, , 수사로 번역되는데,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의미가 달랐다. 그리고 이것들이 당시 그리스인들에게 보편적이고 거시적이며 합리적인 사유능력을 제공했다.

 

그러자 곧바로 놀라운 일들이 시작되었다. 생각의 도구들은 먼저 그리스에서 합리적인 지식, 창조적인 예술, 그리고 민주적인 사회제도를 생산해 오늘날에도 누구나 경탄하는 그리스의 황금기(기원전 450~322)를 일구었다.

이후 그것이 헬레니즘이라는 이름으로 로마로 들어가 다시 로마를 번성케 했고, 마침내 서양 문명이라는 구조물을 구축해냈다. 그리고 그 문명이 근대 이후부터는 차츰 인류 보편 문명으로 자리 잡아 오늘에 이르렀다.

 

꽃을 보고는 씨앗을 알 수 없듯이, 건물만 보고는 그것을 지어낸 도구(설계도, 공구 등)들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그 꽃을 다시 피우고 싶다면, 또는 어떤 구조물을 수리하거나 새로 짓고 싶다면 반드시 그것의 씨앗이나 설계도와 공구가 다시 필요한데, 저자의 생각은 지금이 바로 그 때라고 주장한다.

 

오늘날의 정보혁명은 우선 지식의 폭증을 불러왔다. 정보혁명은 또한 지식의 소재와 성격을 바꾸어놓았다. 지식의 네트워크화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정보혁명은 지식의 수명을 단축했다.

이제 학습을 통해 자신의 시대까지 누적된 지식을 습득하여 그것에 의존하여 살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에는 누가 어떤 지식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는 관건이 아니다.

이제 우리의 관심은 어떻게 격변하는 환경을 꿰뚫을 수 있는 보편적이고 거시적이며 합리적인 전망과 판단을 획득할 수 있으며, 또 어떻게 그에 합당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사고 능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

한마디로, 지식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생각의 시대다!

 

1부 지식의 기원

지식의 발생은 프로메테우스 신화처럼 낭만적이지 않았다. 추운 지방에 사는 들소들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털을 기르는 방향으로 진화했듯이, 인간은 오직 살아남기 위해 불의 사용법을 알아냈다. 생존의 방법으로 들소는 생물학적 방법인 진화를, 인간은 문화적 방법인 지식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이 선택이 그들을 서로 다른 역사의 길로 안내했다.

1장 지식의 탄생

아리스토텔레스의 말과는 달리, 지식의 탐구는 경이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보편성을 획득하려는 욕망에서 시작됐다. 보편성이란, ‘모든 것에 두루 통하거나 미치는 성질을 뜻한다. 많게는 2,800, 적어도 2,300년 전에 살았던 고대인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보편성을 그리도 열렬히 추구했을까? 여기에 문명의 비밀이 숨어 있다.

2장 생각의 도구의 탄생

보편성의 추구가 중국, 인도, 메소포타미아, 팔레스타인과 같은 동양에서는 종교와 도덕의 발달을 촉진했다. 이에 반해 서양에서는 학문과 예술의 발달을 이루었다. 왜 그랬을까? 또 왜 하필 서양 문명을 일군 생각의 도구들이 탄생했을까?

그리스의 자연적, 역사적 환경이 폴리스라는 정치적 제도를 낳았다. 그것이 토론과 논쟁에 몰두하는 사회·문화적 환경을 조성해, 생각의 도구들이 탄생했다. 그리고 이 도구들이 경이로운 고대 그리스의 학문과 예술, 그리고 민주주의를 일구어냈다.

 

 

2부 생각의 기원

지식에 있어서 개체발생이 계통발생을 반복한다. 왜 그런지 알아보기 위해 생각이 개인의 정신뿐 아니라 역사 안에서 어떻게 생겨나, 어떻게 발달했는가를 살펴본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범주화와 개념적 혼성이 생각의 시원이라는 것을 인지과학, 심리학을 통해 밝힌다. 그리고 역사적 차원에서는 보편화와 범주화가 이성의 기원이라는 것을 호메로스의 작품을 통해 확인한다. 또한 범주화, 개념적 혼성, 보편화가 각각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밝힌다.

1장 생각 이전의 생각

범주화에 의해 우리에게 세계와 정신이 동시에 태어나 함께 진화한다. 그리고 개념적 혼성에 의해 생각이 탄생한다. 이 두 정신적 기능이 가장 원초적이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는 뜻에서 생각 이전의 생각의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범주화와 개념적 혼성은 우리의 뇌에서 어떻게 일어날까? 그리고 무슨 일을 할까? 뇌신경과학, 인지과학과 심리학을 통해 이 질문들에 답한다.

2장 생각의 은밀한 욕망

역사적으로는 호메로스의 작품들이 보편적 사고의 기원이다. 호메로스는 작품에서 오직 인물들의 본질탁월함만을 노래하고 그 밖의 것은 모두 제거했다. 이것이 호메로스 스타일이다. 그럼으로써 호메로스의 인물들은 한 개인이라기보다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본받거나 또는 물리쳐야 할 보편적 인간의 원형이 되었다.

 

 

3부 생각을 만든 생각들

생각의 도구들은 호메로스가 씨앗을 뿌리고,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이 키워 얻은 열매다. 메타포라(은유), 아르케(원리), 로고스(문장), 아리스모스(), 레토리케(수사) 등이 그것이다. 이것들은 그 자신이 생각인 동시에 다른 생각들을 만드는 도구다.

은유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모든 곳에 사용된다. 원리와 수는 주로 자연을 이해하여 조종하는 데 사용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이에 비해 문장과 수사는 애초부터 사람들을 설득하여 움직이는 데 사용되었다.

1장 메타포라metaphora, 은유

은유는 우리의 사고와 언어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도구다. 그것이 역사적으로는 호메로스 이전부터 등장했고, 인간 개인으로는 학령기 이전부터 나타나는 것이 그 때문이다.

은유는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의 유사성을 통해 원관념의 본질을 드러내고, 비유사성을 통해 의미의 변환 내지 확장을 창조해낸다. 유사성과 비유사성이 은유를 떠받치는 2개의 기둥이다.

은유는 유사성을 통해 보편성, 비유사성을 통해 창의성을 드러내는 천재적인 생각의 도구다.

2장 아르케arché, 원리

원리는 그것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구성하고 조종하거나 지배할 수 있게 하는 생각의 도구다. 또한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도구이기도 하다. 탈레스가 처음 개발한 이래, 학자들의 탐구와 일반인들의 문제 해결에 유용하게 쓰여온 이 도구는 관찰, 사고, 검증을 통해 만들어진다.

탈레스는 훗날 소크라테스가 인용해 사용함으로써 유명해진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한 사람으로 전해진다. 탈레스는 자연의 뒤에서 그것을 움직이는 것은 예측할 수 없는 변덕스러운 신이 아니라 파악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자연적 원리하고 믿었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자연철학자들이 말하는 아르케는 물질로서의 물, 무한자, 공기, , 흙이 아니라 그것들이 가진 각각의 어떤 특징적 성질이나 원리, 곧 그것들의 보편성을 가리킨다.

만물의 근원을 탈레스가 물, 아낙시만드로스가 무한자, 아낙시메네스가 공기, 헤라클레이토스가 불이라고 했을 때, 그것들은 각각 물의 생명력’, 무한자의 포괄성’, 공기의 가변성’, 불의 역동성등과 같이 그것들이 가진 보편적 성질 내지 원리를 의미했다고 이해해야 한다.

3장 로고스logos, 문장

문장은 뮈토스로부터 로고스로라는 구호 아래, 신 대신 인간, 신화 대신 철학, 운문 대신 산문, 말 대신 글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탄생했다. 그리고 그것이 지난 2,500년 동안 서양 문명을 깎고 다듬어왔다. 또 서구인들의 정신세계를 만들어왔다. 이 같은 사실들이 정신의 구조를 형성한다는 뇌신경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실험들이 증명한다.

로고스로서의 문장은 사물이나 사건에 관한 정보라는 성격뿐만 아니라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있는 논증적 특성도 함께 갖고 있어야 한다.

진리는 세계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 안에서 산다. 언어가 진리의 집이다. 바로 이것이 헤라클레이토스의 생각이었고, 훗날 아리스토텔레스가 문장을 참과 거짓의 대상으로 삼은 토대가 되었다.

문장은 우리가 생각을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다시 말해 이성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효율적인 도구다. 우리의 뇌는 언어를 통해 언어의 법칙이 아니라 자연과 사물들의 질서에 합당한 정신의 모형을 형성한다.

문장은 단순한 생각의 도구가 아니다. 우리의 정신 안에 세계와 그의 질서를 구성하게 하는 생각의 도구다. 정신이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장이 정신을 만든다!

4장 아리스모스arithmos,

수는 자연을 합리적인 패턴으로 드러나게 하여, 우리가 자연을 이해하고 조종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피타고라스가 자연의 수학화를 시도하자 혼돈 속에 놓여 있던 우주가 코스모스로 변했다. 그리고 수가 진리와 윤리와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조화시키는 도구가 되었다. 피보나치 수열과 황금 비율이 그 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러나 근대인들이 자연의 수량화를 감행한 이래, 그 질서와 조화가 파괴되었다.

수학은 인간이 자연을 이해하고, 물리적 세계에서 일어난 혼란스런 사건들에 질서를 부여하고,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스스로 활동하고자 하는 건강한 두뇌의 자연적 성향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으로부터 정확한 사고가 추출해낸 최고 순도의 증류수다. 수학 덕분에 존재하게 된 위대한 업적들로 다른 문명과 구분되는 바로 이 문명에 살고 있는 우리가 이러한 진술의 증인일 것이다.

5장 레토리케 rhétoriké, 수사

수사는 설득을 위해 개발된 생각의 도구다. 기원전 5세기에 소피스트들이 적극적으로 개발한 이래, 수사학은 중세까지 최고의 실용적 학문으로 군림했다. 근대에 잠시 시들했지만 민주주의의 보편화와 포스트모더니즘의 도래와 함께 다시 부활했다. 오늘날에는 옛 명성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설득의 여신 페이토는 2개의 무기를 갖고 있다. 하나는 꽃이고, 다른 하나는 칼이다. 하나는 문예적 수사이고, 다른 하나는 논증적 수사다. 나중의 것이 더 강하다. 물론 함께 쓰면 무적이다.

9개의 복잡한 설명보다 1개의 적절한 예가 더 강한 설득력을 가진다. 그래서 예증법은은 고대로부터 뛰어난 웅변가난 설교자, 정치인 그리고 학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해왔다.

신문 사설이나 칼럼 안에 들어 있는 예증법이나 대증식을 밝혀내는 훈련, 보고서나 또는 학술 논문의 뼈대가 되는 연쇄삼단논법을 들추어내어 생략된 전제를 찾아내는 훈련, 그리고 각종 연설문을 꾸미는 문예적 수사와 논증적 수사들을 확인하는 훈련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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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 a True Story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1
페르디난 트 폰쉬라크 지음, 김희상 옮김 / 갤리온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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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페르디난트 폰 쉬라크 지음/갤리온)>

베를린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저자가 형사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 11편을 한 권에 담았다.

우리가 언론을 통해 만나게 되는 형사 사건에 대해 헌법이나 형법이 보장하는 인권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기자들의 기사나 전문가들의 주장들을 마치 우리의 생각인 냥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면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들이 침해되는 경우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 바탕에는 우리들이 알게 모르게 가지고 있는 편견들이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형사 사건의 기준으로 두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가 검찰이 제시하는 증거가 유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충분한가의 문제이다. 이 기준은 도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에도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기준이다.

둘째는 피의자가 범인이라는 게 확정되었다면, ‘형량을 얼마로 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다. 범인의 범죄가 얼마나 위중한 것인지, 그에 알맞은 형량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는 일에는 언제나 도덕이 끼어들게 마련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저자는 피의자가 인생에서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문제를 갖고 있었는지 살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기준으로 보면 매우 엽기적인 사건들이 소개되어서 놀라기도 했다.

책을 읽다보니 독일의 사회적·문화적 환경을 느낄 수 있었다. 난민 문제, 극우 세력의 등장, 가족 해체, 인간 소외 등.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범죄들의 배경과 다른 것들이 몇몇 있었지만 물질중심의 자본주의에서 인간이 수단화되어지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비슷한 모양을 보이고 있었다.

인간이 목적이 아니라 대상이 되고, 수단이 되며, 가족이 정서적으로 따뜻한 지지를 상실한 새로운 감옥이 되는 세상이라면 책 속의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이 전혀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첫눈에 반해 결혼한 아내와의 신혼여행에서의 맹세. 그 맹세 하나로 존경받고 유능한 의사의 일생은 지워지고 집 안에 갇힌 죄수로 살게 된 노의사는 아내를 도끼로 토막 살인을 한다.

 

막대한 부를 쌓은 아버지로부터 학대 아닌 학대를 받으며 자라난 남매. 서로 의지하는 남매는 아버지로부터 벗어나 자신들이 꿈꾸는 음악 인생을 살아가려던 순간. 불의의 사고로 남동생은 회복될 수 없는 장애를 갖게 되고. 누나는 동생을 살해하고 만다.

 

레바논에서 독일로 이주한 카림의 가족. 마약이나 범죄의 구덩이 속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의 문화. 그 속에서 자신을 지켜나가며 가족을 지키려는 카림의 이야기.

 

전쟁이 벌어지던 고향에서 오빠를 잃고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꿈과 희망을 모두 잃어버린 이리나. 독일로의 밀입국 이후 살아남기 위해 성매매를 하고 노숙자인 칼레를 만나고. 이제 막 희망이 보이려던 순간 발생한 성매수남의 사망. 그리고 사체의 훼손과 유기.

 

팔레스타인 난민 아바스. 범죄와 마약 거래에 손을 대고. 그의 애인 슈테파니. 마지막 구렁텅이에 빠진 아바스를 구하기 위해 몸을 파는 슈테파니. 그녀는 최고급 호텔방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성매수남인 보하임이 살인범으로 지목된다.

 

갓난아기 때 버려져 입양된 미하카는 가정과 학교에서 학대를 받고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가다가 은행 강도로 12천 마르크를 훔친다. 그리고 도망친 곳이 아디스아바바. 그곳에서 티푸스에 걸려 죽음에 가까이 가게 되고. 스스로 인생을 마감하기 위해 무작정 기차를 타고 아프리카를 기차 타고 걷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말라리아에 걸려 정신을 잃게 된다. 그런 미할타를 구해준 부족과 여자에 정을 붙이고 그 마을을 살기 좋은 곳으로 탈바꿈시킨다. 유명세를 타게된 미할타는 아내와 딸을 두고 독일로 강제소환 당한다. 독일에서 이전에 저질렀던 범죄에 대한 형기를 마치고 아내와 딸에게 돌아가기 위해 다시 은행을 털게 되고....

 

하나 하나의 사건들을 흥미진진한 소설과 같은 이야기로 이끌어내는 저자의 재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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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모닝 미라클 모닝
할 엘로드 지음, 김현수 옮김 / 한빛비즈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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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 <미라클 모닝(할 엘로드 지음/한빛비즈)>

당신의 하루를 바꾸는 기적

아침 6분이면 충분하다

 

바닥을 친다는 표현을 아는가? 인생의 밑바닥에 도달한 경험.

그런 경험이 새로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저자는 두 번이나 바닥을 쳤다. 스무 살 때 음주운전자의 차에 정면으로 충돌해서 현장에서 한 번 죽었다. 열한 군데의 골절과 영구적인 뇌 손상, 6분간의 죽음.

2008년 저자의 인생에서 가장 잘 나가던 때에 두 번째 바닥을 치게 된다. 빚더미에 파묻히게 되고 우울증에 빠진다.

저자의 인생을 변화시킨 미라클 모닝을 알아보자.

 

기적의 1

고요히, 평화롭게, 그리고 천천히, 깊이 호흡하며 앉아 있다.

기적의 2

나의 무한한 가능성과 우선 과제들을 상기시켜주는 다짐과 확신의 말을 꺼내들고 처음부터 끝까지 큰 소리로 읽는다.

기적의 3

눈을 감거나 비전보드를 보며 눈에 보이는 듯 생생하게 성과를 그려본다.

기적의 4

감사함을 느끼는 대상, 자랑스러운 기억, 노력해서 얻어낸 결과들을 일기장에 적어보는 데 1분을 쓴다.

기적의 5

이제 자기계발서를 한 권 뽑아들고 한 쪽이나 두 쪽을 읽는 데 기적과 같은 1분을 투자한다.

기적의 6

마지막 1분은 일어서서 몸을 움직이는 데 쓴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모험은 당신이 꿈꾸던 삶을 사는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

 

성공의 정도가 자기계발의 정도를 넘어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왜냐하면 성공이란 당신이 어떤 사람이 되었느냐에 따라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평균적인 삶에 안주하지 마라. 지금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하라. 더 높은 단계의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 동료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라. 그들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원하는 성공과 행복, 건강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우라.

 

두려워할 필요 없다. 당신은 실패할 수 없으니까. 오직 배우고, 성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이면 충분하다. ‘지금 내가 있는 곳과거에 내가 있었던 곳의 결과지만, ‘앞으로 가게 되는 곳은 바로 지금부터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선택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확신의 말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성취하고자 하는 것들, 성취하기 위해 되고자 하는 존재와 내가 일치하도록 확신의 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잠재의식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늘은, 새로운 나로 거듭나기 위해, 더 나은 삶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금까지의 나, 지금까지의 삶과 이별하기 가장 좋은 날이다.

 

평범했던 삶을 구원하는 여섯 가지 라이프 세이버 실천 사항

1 삶의 목적을 찾는 침묵의 시간 명상 Silence

2 큰 소리로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시간 확신과 다짐의 말 Affirmation

3 행동과 결과를 상상하여 그리는 시간 직관의 시각화 Visualization

4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추는 시간 요가 Exercise

5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어내는 시간 아침 독서 Reading

6 생각을 손으로 정리하는 시간 일기 Scrib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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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래가 온다 - 미래 인재의 6가지 조건, 개정증보판
다니엘 핑크 지음, 김명철 옮김, 정지훈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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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 <새로운 미래가 온다(다니엘 핑크 지음/한국경제신문)>

세계적인 비즈니스 사상가인 저자의 책을 이전부터 읽어야지 하고 마음만 먹다가 시간이 훌쩍 지났다. 2006년에 출간된 책을 2019년에야 읽는다.

13년 전에 출간된 그의 책이 주장하는 새로운 미래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 책의 주장이 현재와 일치한다면 그의 혜안은 탁월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기도 전에 씌어진 이 책은 놀랍게도 현재의 우리의 이야기를 그대로 그려내고 있다.

 

새로운 시대는 다양한 형태의 사고와 삶에 대한 접근을 통해 활기를 얻는다.

또한 하이컨셉또는 하이터치재능들을 장려하고 있다.

하이컨셉은 패턴과 기회를 감지하고, 예술적 미와 감정의 아름다움을 창조해 내며, 훌륭한 이야기를 창출해 내고, 언뜻 관계가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결합해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

하이터치란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미묘한 인간관계를 잘 다루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즐거움을 잘 유도해 내고, 목적과 의미를 발견해 이를 추구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

 

미래인재의 6가지 조건

1 기능만으로는 안 된다 | 디자인으로 승부하라

2 단순한 주장만으로는 안 된다 | 스토리를 겸비해야 한다

3 집중만으로 안 된다 |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4 논리만으로는 안 된다 | 공감이 필요하다

5 진지한 것만으로는 안 된다 | 놀이도 필요하다

6 물질의 축적만으로는 부족하다 | 의미를 찾아야 한다

 

우리의 뇌는 크게 두 개의 반구로 나뉘어 있다.

좌뇌는 순차적·논리적·분석적 활동을 한다.

우뇌는 비선형적·직관적·전체론적 능력을 갖고 있다.

새로운 미래의 중심에 우뇌가 있다.

1 좌뇌는 우리 몸의 오른쪽을 통제하며, 우뇌는 우리 몸의 왼쪽을 통제한다.

2 좌뇌는 순차적이고, 우뇌는 동시적이다.

3 좌뇌는 본문text 해석에 강하고, 우뇌는 문맥context 해석에 강하다

4 좌뇌는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우뇌는 큰 그림을 그린다

 

지식근로자들의 미래

풍요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필요 이상의 물질적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만족, 심지어 과다만족을 선사했다. 그 결과 아름다움과 인간의 감정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고, 사람들에게 정신적 의미를 찾도록 만들었다.

아시아는 많은 양의 일상적인 업무, 화이트칼라 업무, 좌뇌 업무를 좀더 저렴한 가격으로 빼앗아감으로써 선진국 지식근로자들이 해외로 이전될 수 없는 새로운 업무처리 능력을 개발하게끔 압박하고 있다.

자동화는 과거 블루칼라 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 화이트칼라에게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하여 좌뇌형 전문가들로 하여금 컴퓨터가 대신할 수 없는 능력을 찾아 개발하도록 만들고 있다.

 

바야흐로 풍요, 아시아, 자동화란 3가지 요소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하이컨셉의 시대가 열렸다.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은 우뇌형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다. 이들은 창작자 및 다른 사람에게서 감정적인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들이다.

개념과 감성이 강조되는 시대에는 하이테크 능력을 바탕으로 한 하이컨셉과 하이터치 재능이 필요하다.

하이컨셉은 예술적·감성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트렌드와 기회를 감지하는 능력, 훌륭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 언뜻 관계가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들을 결합해 뛰어난 발명품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하이터치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 한 사람의 개성에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를 도출해 내는 능력, 평범한 일상에서 목표와 의미를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미래인재의 6가지 조건

1 디자인 하이컨셉 시대의 핵심 능력

디자인이란 본질적으로 우리의 필요에 걸맞고, 우리 생활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주변 환경을 만들고 꾸미려는 인간의 본성으로 규정될 수 있다.

디자인은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2 스토리 소비자를 움직이는 제3의 감성

스토리는 하이컨셉과 하이터치의 교차점에 존재한다. 스토리는 하이컨셉이다. 여러 가지 문맥을 통해 어떤 사실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3 조 화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성의 원천

하이컨셉을 익히려는 사람은 개별적인 관계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관계들 사이의 관계 또한 이해하고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러한 초월적인 능력은 시스템적 사고, 게슈탈트적 사고, 전체론적 사고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4 공 감 디자인의 필수 요소

리더십은 공감하는 능력과 연관이 깊다. 공감은 타인을 격려하고, 그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타인과 관련을 맺고 연대하는 능력이다.

5 놀 이 호모 루덴스의 진화

21세기에 놀이는 지난 300년에 걸친 산업사회에서 일이 우리의 사고와 행동, 그리고 가치창조에서 차지했던 것과 같은 비중을 갖고 있다.

6 의 미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원동력

개인·가정·기업이 공히 의미를 찾기 시작하는 데 있어 실제적이고, 양쪽 뇌를 모두 활용하는 새로운 사고의 길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정시적인 의미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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