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며 빵을 굽다 - 빵을 만드는 일 그리고 삶, 그 조화로움에 관한 이야기
쓰카모토 쿠미 지음, 서현주 옮김 / 더숲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2019-054 <달을 보며 빵을 굽다(쓰카모토 쿠미 지음/더숲)>

빵을 만드는 일 그리고 삶, 그 조화로움에 관한 이야기

달의 움직임에 따라 20일간 빵을 굽고, 10일은 여행을 떠나는 어느 빵집주인에게서 일과 삶의 의미를 찾다

 

나는 빵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빵을 만드는 이야기의 책이 손에 잡혔다. 빵을 만드는 사람의 독특한 삶과 철학에 끌렸다.

치열한 자본주의 시장에서 빵집을 운영하며 자신의 철학을 지키고 확장시켜나가는 저자의 삶이 궁금했다.

 

일본 효고현의 작은 마을인 단바에서 여행하는 빵집 히요리 브롯HIYORI BROT’. 이곳은 저자의 빵을 만드는 빵집이 아니라 작업실이다.

인터넷으로 받은 주문을 하루 14건 배송처리를 한다. 혼자 하는 작업이고 한 달에 20일만 빵을 굽다보니 5년 이상 주문이 밀려있는 상태이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만들고 싶은 빵을 만들며 이따금 여행을 떠나는 자유로운 작업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제철 식재료를 때에 맞춰 빵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전달한다. 때문에 레시피와 재료 배합은 매일 달라진다.

 

저자는 달의 주기에 맞춰 빵을 굽는다. 월령 0일에서 20일 사이가 빵을 만드는 시간이다. 달이 찰수록 발효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자연의 힘에 따르면서 그것에 맞춰 빵을 굽는다.

월령 21일에서 28일 사이는 여행을 떠난다. 그 다음 빵을 만들기 위해 식재료를 찾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언제나 새로운 마음으로 빵을 만들게 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히요리 브롯이 선보이는 빵은 7종류(36,000), 11종류(60,000), 14종류(80,000)로 구성된 세트 메뉴로 이루어진다. 바게트나 식빵 같은 기본 메뉴 외에도 제철에 주문한 신선한 재료를 넣고 만든 빵을 급속 냉동해 고객에게 배송한다.

히요리 브롯은 단바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식재료에 전국의 생산자들이 직접 보내는 밀가루와 체소, 과일, 달걀, 우유를 더해 그 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재료로 맛있는 빵들을 선보인다.

 

대학을 졸업하고 리쿠르트에 입사한 저자는 다양한 직업을 알아가면서 인생에 있어 일이란 무엇이고 일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할지 제대로 고민해볼 수 있었다.

리쿠르트에서 퇴사를 하고 7년 동안 시니피앙 시니피에서 빵의 거장인 시가 셰프로부터 트레이닝을 받게 된다.

빵 만들기의 기본은 해야 할 일을 거르지 않고 꼼꼼히 하는 것이다. 청소도 빵 만들기의 한 과정이다.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

 

히요리 브롯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 가치가 있다.

함께 빵을 만드는 생산자들과의 인연, 자신이 일하고 머무는 단바에 대한 애정, 그리고 빵을 만든다는 것의 의미.

 

저자의 철학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돈 버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더라도 일을 지속할 수 있으려면 일정 수준의 수입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주문을 받은 후 빵을 만드는 방식으로 재고를 없앴고, 빵에 본인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을 책정했는데, 평균적인 빵 가격보다 비싸다.

이것은 정성을 다해 만든 맛있고 몸에 좋은 빵을 싸게 대충 팔지는 않겠다는 자신의 가치관을 실현시킨 것이다.

나는 나답게, 작지만 매일의 행복을 만들어 나가가는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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