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은 그냥 벌어진다 - 이 세계를 움직이는 힘
브라이언 클라스 지음, 김문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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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죽음으로 몰아갔던 제2차 세계대전을 마무리 짓기 위해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이 만들어 낸 최강의 무기가 바로 원자폭탄. 19458월 미국은 일본의 어느 도시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리기로 했을까? 당신이 알고 있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두 도시는 1순위가 아니었다.

1순위였던 교토로 몇십 년 전 아내와 여행을 갔던 헨리 스팀슨. 교토 여행의 추억과 정취를 잊지 못했던 그는 육군 장관이 되어 교토 폭격을 격렬하게 반대해서 자기 뜻을 관철했다. 그 대신 첫 번째 원자폭탄은 히로시마에 떨어졌다.

두 번째 폭탄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도시인 고쿠라시에 떨어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B-29 폭격기가 도시에 가까워질수록 구름이 짙게 껴서 저 아래 땅을 보기가 어려웠다. 궂은 날씨가 또 다른 도시를 순간적으로 막아준 탓에 폭탄은 나가사키에 떨어졌다.

 

우리는 합리적이고 질서정연한 진보에는 인과관계가 따른다고 믿는다.

우리는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고,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 인생의 무질서함을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설명을 원한다.

 

그러나 한 도시가 아닌 다른 도시의 대량 학살을 가져온 것은 과학적 인과관계가 아니었다. 임의적인 요인이 거의 무한에 가깝도록 이어진 조합을 통해서만 이 대량 학살을 설명할 수 있다. 임의적으로 일어난 사소한 변화와 언뜻 무작위로 보이는 우연한 사건들이 우리 커리어의 경로를 다른 데로 돌릴 수도, 인연을 바꿔놓을 수도, 혹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라지게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제멋대로인 세상에 살고 있다.

 

뉴턴 이후 과학 혁명의 시대를 살아온 선조부터, 이러한 스토리텔링이나 법칙의 추구는 더욱 강하게 나타냈다.

무엇이든 이유를 대려고 하고, 근거를 확인하려는 자세가 이른바 과학적이라는 이유로, ‘이성적이라는 이유로 찬사받고 추앙받았다.

 

세상은 우발적인 사건의 연속으로, 통제할 수 없는 임의적이고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끝없이 얽히고설켜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과학 발전과 함께 이 세상의 작동 메커니즘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

사소한 변화만으로 너무 많은 일이 다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진화에서뿐 아니라 우리의 삶과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지 않다.

 

우리 뇌는 확률과 혼돈을 아주 싫어하도록 진화해서, 상황이 왜 벌어졌는지에 대한 잘못된 유형을 탐지하고 잘못된 원인을 제시할지언정 우발적이거나 임의로 벌어졌다는 정확한 설명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유형을 과하게 탐지해 내도록 진화했다.

우리는 임의적인 사건을 무시하거나 숨겨진 질서정연한 구조의 일부인 양 본다. 마치 무질서한 산점도 사이로 깔끔한 선을 긋는 것과 같다. 우리 인류는 왜냐하면교의 광신도다.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는 대부분 원인과 결과의 규칙적이고 직접적인 유형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서 안정적이라는 잘못된 가정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XY를 일으키는가?’를 이해하려 하며, 이는 체계적으로 가능성과 복잡성의 역할을 폄훼한다.

우리는 임의성과 무작위성, 사고에 의해 흔들리는 이 복잡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동안 스스로에 대해 무엇을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는지 더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데 솔직해져야 할 때다.

 

우리는 무엇도 통제할 수 없지만,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현대사회는 복잡계로, 안정적으로 보이나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비틀거리다가 우연이든 극소량이든 작은 변화만 생겨도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다.

 

카오스 이론을 통해 우리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서로에게 떼려야 뗄 수 없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얽히고설킨 세상에서는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일으키는 잔물결은 다른 사람들의 삶에 폭풍우를 일으키거나 그 삶을 잠잠하게 가라앉힐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생각보다 훨씬 더 세상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를 지배하는 근본적인 가정에 도전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역사와 현실 세계를 종횡하며 무작위적 우연 현상과 그것이 가져오는 거대한 변화에 대해 깊이 파고든다. 어떤 일은 아무런 이유 없이 일어날 뿐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으며 한편으로 이 책이 던지는 의미를 강조한다.

우리와 우리 주변의 모든 상황이 그저 다 우연이며 길들일 수 없는 우주가 던져놓은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난잡하고 불확실한 현실을 맞이하는 법을 배우고 이 혼돈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복잡계에 속한 우리 세상을 설명하는 나심 탈레브가 쓴 안티프래질의 친절한 버전 같은 책이다. 나비효과, 복잡계 이론을 쉽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역사, 방대한 자료와 연구를 망라하며 우연과 혼돈이 지배하는 세계를 탐구하는 저자는 이 책을 지은 목적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이 조각들을 한데 엮어서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의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관념을 재구성해 줄 새롭고 일관성 있는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불확실성의 아름다움을 포용한다는 것은 현재의 개별적인 행동이 어떻게 최적화된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힘을 빼고, 여러분을 위해 만들어진 현재를 기념하는 데 힘을 준다는 의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어떤일은그냥벌어진다 #브라이언클라스 #웅진지식하우스 #복잡계 #불확실성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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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쳤지만 무너지지 않는 삶에 대하여 - 탈진의 시대, 인류사 내내 존재했던 피로의 인문학 A to Z
안나 카타리나 샤프너 지음, 김지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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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2024년 여름을 보내고 반가운 가을을 맞고 있다. 결실의 계절이라는 가을에 들리는 소식은 배추 한 포기 2만 원, 송이버섯 1kg170만 원 등 풍요롭지 못한 결실에 관한 이야기들. 뜨거운 태양과 세찬 바람을 거쳐야 열매를 맺는다지만, 그 또한 자신을 보전하는 범위 안에서나 일어나는 이야기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 너무나 혹독한 계절을 거치다 보면 열매 맺기 어려운 자연과 다르지 않다.

 

영국 켄트대학교 문화사 교수이자 번아웃 전문 코치로도 활동하는 저자는 우리가 마주하는 탈진의 문제를 철학·심리학·사회학·문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우리가 겪는 전염병은 코로나로 그치지 않는다. 신자유주의 극단을 달리고 있는 오늘 우리가 겪는 번아웃이라는 전염병을 저자는 인문학적으로 살펴보며 우리 삶의 아름다움을 이어가고자 한다.

 

이 책은 A부터 Z까지 총 26편의 짧은 글들이 실려있다. 인류사 내내 존재했던 피로라는 개념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이 26가지 키워드들은 번아웃의 근원과 역사를 탐구하는 동시에, 탈진의 잿더미 속에서도 마음의 피로를 돌보고 자신만의 행복을 재발견할 수 있는 창의적인 영감을 전한다.

 

exhaustion 탈진은 21세기에 등장한 현대인만의 병이 아니라 인류가 태초부터 지녔던 숙명이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탈진 상태의 근원에는 개인적인 문제뿐 아니라 문화적인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탈진의 문제를 철학적 사유와 역사적·사회적 통찰이 지닌 치유의 힘으로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도로 우상화하는 현대 사회의 문화적 압력으로 점점 더 아픈 사람이 들어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을 무시하고 개인에게만 탈진의 책임을 추궁하고 극복의 노력을 요구하는 것은 아무 쓸모가 없다.

 

탈진에 관한 인문학적 고찰의 출발 ‘A’의 자리에 저자는 받아들임(Acceptance)’을 놓았다.

만사가 귀찮고 심신이 지쳐 탈진 상태에 이르렀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를 이 지경까지 몰아붙인 일을 계속해 나갈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회복탄력성을 길러라’, ‘깊이 심호흡해라’, ‘일과 삶의 경계를 명확히 설정해라따위의 조언도 탈진에 이른 사람에게는 힘이 되지 못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급진적 수용이다.

 

급진적 수용이란 몸과 마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온전히 인식하되, 판단하거나 통제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탈진 상태는 에너지가 극도로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에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은 우리 몸이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그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은 몸과 마음이 완전히 무너져 버리는 일을 예방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잠깐 쉬어 가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재충전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자본주의 무한경쟁사회에서 실패는 곧 사회적 낙인과 같다. 우리는 패배자를 악인으로 간주하는 문화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지독한 생존자 편향에 사로잡혀 있다.

실패를 대하는 현명한 태도는 실패가 단순히 우리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라는 사실뿐만 아니라 실패가 열정의 또 다른 이면이라는 사실 또한 받아들이는 것이다.

저자는 블랙박스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블랙박스 사고방식이란 실패에 사회적 낙인을 찍는 대신 그 이점을 활용하려는 마음가짐을 뜻한다.

 

[K] 차례인 카이젠(개선 Kaizen)’에서 저자는 우리의 삶의 변화를 이끄는 소중한 방법을 제시한다. 영혼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잠겨 있을 때, 모든 희망이 사라지고 나 홀로 길을 헤매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때, 그럴 때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한 가지 하는 것이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스트레스 요인을 전부 제거하려고 시도하지 말고, 한 번에 하나씩 작은 일부터 해결해 보라.

 

[S] 차례에서 소개되는 스토아주의(Stoicism)’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현상은 언제든지 빼앗길 수 있고 이것에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절망하기보다는 통제할 수 있는 것, 즉 외부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정신적 에너지를 모두 집중하라는 것이다.

스토아주의는 인생의 고통과 불행을 피하거나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그저 인생에서 무슨 일이 닥쳐도 침착하고 굳건하게 이겨낼 수 있는 정신적 태도, 즉 평정심과 회복탄력성을 기르고자 했을 뿐이다. 그것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 범위 안에서.

 

[X] 차례인 환대(Xenia)’에서 저자는 수용전념치료(ACT)를 설명한다. 수용전념치료는 수용, 관찰, 놓아주기라는 세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쁨, 활력, 유대감, 사랑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고 싶다면 삶 속에서 슬픔, 수치심,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들어설 자리도 마련해야 한다. 긍정적인 감정만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감정은 아예 차단해 버린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면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포용해야 한다. 그리고 일단 나의 집에 들어온 문제적인 감정에 맞서 싸우거나 이를 억누르려고 해서는 안 된다.

 

탈진 상태의 원인이 심리적이거나 신체적일 수도 있고 시대적 문화의 영향일 수도 있다. 우리는 각자 속한 문화적 맥락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는 존재다. 우리 시대의 문화적 경향에 나에게 부과하는 압력을 알아차리고, 잠잠히 살펴보고, 나의 삶과의 연결을 확인한다.

그러기 위해 잠시 멈춤이 필요하다. 정신 없이 달려만 나가는 이 시대에 나를 돌아보고 나를 돌보는 것이 우선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인생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고 더욱 멀리 나아가고, 더욱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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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은 그냥 벌어진다 - 이 세계를 움직이는 힘
브라이언 클라스 지음, 김문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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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신감으로 과학이란 학문을 정예화하여, 온 세상과 사물을 설명할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그러나 자만의 결과는 어떠한가? 우리가 맞닥트리는 혼돈과 불안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저자가 제시하는 세상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에 주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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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웅의 AI 강의 2025 - 인공지능의 출현부터 일상으로의 침투까지 우리와 미래를 함께할 새로운 지능의 모든 것
박태웅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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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가 우리 사회에 커다란 화두를 던진 게 벌써 10년이 되어간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그리고 IoT의 혁명이 어느덧 일상이 되어 버린 현실이다.

거대 기술기업들은 거대한 혁신의 물결을 일으켜 끊임없이 인류사회를 진보의 폭풍 속으로 밀어 넣는다.

양자역학의 발달과 함께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의 바람이 지나갔고 이제 인류는 로봇과 AI 기술 속으로 달려가고 있다.

 

세계 제일의 기사인 이세돌을 가볍게 제압하는 알파고의 몇 배가 되는 인공지능의 발달과 함께하는 일상이다. 인공지능 비서인 시리나 챗GPT의 등장으로 우리는 다시 한번 변혁의 출발점에 서 있다.

 

오늘날 대중의 문해력 빈곤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처럼 이제 ‘AI 리터러시를 높이는 것이 과제로 대두된다. 정보통신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우리는 지쳐버렸는지도 모른다. 이때 등장한 것이 ‘IT 현자인 저자의 박태웅의 AI 강의였고, 저자의 강의를 통해 사람을 위한 인공지능에 관한 깊은 통찰을 배웠다.

 

이제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더욱 강력하게 일상에 파고든 인공지능에 관해 저자의 강의가 추가되었다. 개정판을 통해 AI의 진화와 그 특징이 추가되었고, ‘눈 떠보니 후진국이 되지 않기 위한 저자의 귀한 제언이 담겨있다.

제대로 아는 사람이 쉽게 설명한다. 천생 문과생인 내가 어렵지 않게 읽어 내려갈 정도로, 누구나 끝까지 이해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가이드라 할 수 있다.

 

미디어는 메시지다.” -마셜 매클루언

미디어는 우리가 쓰기 나름인 게 아니라 각각의 미디어들은 그 본질에 따라 아주 구체적인 변화의 방향을 지시한다. 우리가 새로운 미디어의 정체를 알아채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GPT가 등장한 때가 20221130. 이후 인공지능은 눈부신 발전과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안내하는 인공지능 AI의 변화를 요약해 보자.

1 인공지능이 운영체제의 지위를 넘보고 있다. 모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인공지능과 연동될 것이다.

2 인공지능은 맥락 인터페이스이다. GPT 같은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LLM)은 맥락을 이해한다.

3 인공지능은 함께공부하고 함께일할 때 가장 큰 효율을 거둘 수 있다. 파트너로서의 도구다.

4 텍스트만 처리했던 챗GPT와 달리 이제 멀티모달이 기본이 된다. 그림, 동영상, 문장, 노래 등을 하나의 거대 AI가 처리하는 게 당연해진다. 멀티모달을 뛰어넘어 옴니모달로 갈 수 있다.

5 인공지능은 점점 더 작아지고 저렴해진다.

6 AI와 결합하면서 휴머노이드의 발전이 눈부실 것이다. 인간처럼 보고 듣고 움직이며 전이 학습을 하는 휴머노이드가 주류의 지위로 올라설 것이다.

 

저자는 인공지능이 전개하는 유토피아 세상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 책은 거대 AI 기업들의 비윤리적인 정책과 안전성 문제, AI 개발 과정의 불투명성 등을 지적하는 데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AI가 불러올 데이터 편향, 개인정보 침해, 사회적 불평등 심화 등을 지적하며 AI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 통제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이 지점이 바로 ‘AI 리터러시의 역량이 중요해지는 순간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대응책도 찾을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이 발전한다고 반도체학과를 만들고 유행하는 산업과 관련한 자격증이나 만들어 내는 것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할 수는 없다. 인공지능 기술을 주도하는 어떤 사람도 3D프린터학과, 메타버스학과, 반도체학과, 인공지능학과를 나오지 않았다.

R&D 예산을 깎아버리는 무책임하고 몰상식적인 정부 태도를 전환해야만 한다. 그리고 인공지능 알고리듬에 필수적인 기초과학을 육성해야 한다. 공대는 늘어나지만, 기초과학 학과는 줄어드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연구자와 연구자료를 축적해 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지속적인 투자와 준비 과정이 없다면 미래는 없다.

저자의 저서 중에 눈 떠보니 선진국이 있다. 부디 우리가 <눈 떠보니 후진국>이 되지 않기만을 바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박태웅의AI강의2025 #박태웅 #한빛비즈 #AI #인공지능 #로봇 #LLM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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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짜리입니까
6411의 목소리 지음, 노회찬재단 기획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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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의원이 탔던 6411번 새벽 버스에 몸을 실어야 했던 이주민과 청소노동자, 돌봄 노동자 등 존재하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는 투명인간들이 직접 나서서 들려주는 자신들의 이야기

 

학교에서 배우는 노동자는 쉽게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로 불리는 사무직 노동자와 생산직 노동자로 구분된다. 물론 이마저도 노동자가 아니라 근로자로 배운다.

생산 요소인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소득을 얻는 사람, 노동자를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 근로자로 부른다. 노동자로 부르든 근로자로 부르든 노동을 존중하고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지급한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모습을 돌아보면 노동이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을 어디에서나 쉽게 발견된다.

 

그러나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노동 현장은 인간 소외의 현장이 되고 만다.

눈에 보이지 않고, 보여도 못 본 척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을 괴롭히는 말이 바로 고객이 왕이란 말이다. 자본주의의 발생지인 서구 유럽에서는 상상하지 못하는 그 말이 우리 사회에서는 진리처럼 여겨진다.

진상들의 단골 멘트가 된 지 오래다.

고용주는 위험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노동자를 내몰고 있다. 위험은 외주화하고, 을과 을의 대립으로 갑의 공고한 위치를 더욱 확실하게 지켜낸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쿠팡 노동조합이 설립됐다는 기사를 봤다. 노조 활동을 하던 센터 분회장이 해고됐다는 소식도 들었다. 부당해고와 노동조건 개선을 걸고 싸우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지방 센터에서 일하는 나는 노조가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센터에 조합원도 없고, 노조가 설립됐다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근로계약서에도 모든 것은 취업규칙을 따르고 아니면 기타 사규를 따른다는 조항이 많다. 단체협약을 맺어 직원들의 노동환경이나 조건을 개선하는 때가 오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노가다없이 세상이 돌아가나요: 김경민(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중에서

 

학교에서 일하는 나에게 급식 노동자분들이나 도서관 사서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학교 급식 노동자분들이 폐암으로 고통받는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글을 읽었다.

조리원 1인당 식수 담당 인원을 줄여 초단시간 고강도 노동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공사도 해야 한다. 아이들 밥 먹이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분들의 보람을 온전하게 지켜드리고 싶다.

 

불과 몇 년 전이네요. 구로에서 과로로 생을 달리한 동료 기사를 본 게요. 모두들 어쩌다 이런 일이가 아니라 올 것이 왔구나하는 반응이었어요. 그리고 어쩌면 나의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공포가 모두를 덮쳤죠. 그 뒤로 몇 번 더 비슷한 일이 있고는 52시간제가 시작되었어요. 심지어 몇 곳은 노조도 생기고 포괄임금제가 없어지면서 처음으로 야근수당이란 것도 받아봤고요.

이제 겨우 조금 숨통이 틔고 좋아지려는 찰나에 노동시간이 부족하다, 유연화해야 한다라는 장관님의 말씀은 우리 업계 노동자 모두를 화나게 했어요. 트라우마가 된 과로사공포도 떠올랐고요. 맞아요. 사실 우리는 동료를 또 잃을까 무서워요. -<재미를 위해서는 쉴 틈이 없다: 신명재(게임 엔지니어)> 중에서

 

휠체어에 의지해야만 이동이 가능한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 승강장 사이의 겨우 10센티미터 틈이, 여차하면 한 사람의 삶을 집어삼키고 말 크레바스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우리 사회의 무심함을 느꼈고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직접 반영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주 노동자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 동네 이야기처럼 들렸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도 깻잎 농사를 위해 와서 일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이 많다. 근처 농공단지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도 쉽게 눈에 띈다. 농촌의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고마운 분들에 대한 인식이나 제도적 미비의 문제 지적에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세계 최빈국에서 이제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우리도 다른 나라에 노동자로 진출해서 고생한 아픈 경험들이 많다. 그 역사와 경험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를 찾은 이주 노동자들을 우리의 좋은 이웃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주 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노예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대우해서도 안 된다. 노동자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이주노동자에게도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해서 이주노동자에게 함부로 해도 되는가. 지난 24년 동안 한국에서 살면서 차별적인 모습들을 계속 보고 느낀다. 한국 사회가 그동안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이 발전했다고 느끼지만, 이주자 그리고 이주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내가 처음 왔을 때나 지금이나 별로 바뀌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차별 없는 사회를 계속 꿈꾼다. 이주 노동자가 평등하게 일하고, 존중받고,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영화 만드는 일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이주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섹 알 마문(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 > 중에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과 반대되는 사례가 외국인 투자기업에 나타난다. 우리나라 노동자에 대한 보호와 우리 법률에 대한 존중 없는 기업 청산과 대량 해고가 발생한 한국와이퍼 사례. 이 사례에서 국가의 온갖 혜택을 받았으면서, 노동자를 해고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회사에 대해 처벌이 어렵다는 관련 부처의 응답은 노동자의 분노를 일으킨다.

국가는 왜 존재하고 왜 필요한 것인가? 본질적인 질문이 드는 사례다.

 

노동의 가치, 인간의 가치를 지키는 연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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