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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혜라고 부르는 것의 비밀 - 더 일찍 더 많이 현명해지기 위한 뇌과학의 탐구
딜립 제스테.스콧 라피 지음, 제효영 옮김 / 김영사 / 2025년 4월
평점 :

“지능이 답을 아는 것이라면, 지혜는 그 답을 언제 말해야 할지를 아는 것이다.”
이 책의 첫 문장은 곧바로 본질을 겨눈다. 지혜란 무엇인가? 철학과 종교의 언어로만 설명되던 ‘지혜’를, 뇌과학과 심리학의 렌즈로 들여다보는 시도가 바로 이 책의 전제다. 신경정신과 전문의이자 인지 노화 분야의 세계적 석학 딜립 제스테는 20년 넘게 지혜를 연구해온 여정을 통해, 이 모호한 개념에 과학적 정의를 부여한다.
과학이 밝힌 ‘지혜’의 구조
저자에 따르면 지혜는 측정 가능한 심리·신경학적 능력이다. 단순히 똑똑하거나 많은 경험을 한 것이 아니라, 다음 일곱 가지 구성 요소를 균형 있게 갖춘 상태를 말한다.
1 친사회적 행동: 공감, 연민, 이타심
2 감정조절 능력: 강한 감정에도 휘둘리지 않는 마음
3 결단력: 혼란 속에서 방향을 선택하는 힘
4 성찰: 자신을 객관화하고 유머로 위기를 넘기는 능력
5 영성: 자기를 넘어 더 큰 존재와 연결되는 감각
6 다양한 관점 수용: 다른 생각과 삶을 인정하는 태도
7 사회적 조언 제공: 자신이 배운 것을 타인에게 나누는 능력
이 가운데 핵심은 ‘친사회성’이다. 인간의 생존은 개인의 능력이 아닌 협력의 결과였고, 지혜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지혜는 뇌의 활동이다
흥미롭게도 지혜는 전전두피질, 편도체, 해마 등 여러 뇌 영역이 복합적으로 작동할 때 나타난다. 전두엽이 손상된 피니어스 게이지의 사례는 지혜가 뇌에 기반한 능력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지혜의 약 35~55%가 유전적이지만, 나머지는 환경과 노력을 통해 충분히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거울 뉴런’, ‘마음 이론’, ‘이타적 뇌’에 대한 연구들은 우리 모두가 지혜의 씨앗을 갖고 태어난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지혜는 훈련된다
책은 구체적인 훈련 방법도 소개한다.
ㆍ연민 강화: 감사일기, 명상, 소설 읽기
ㆍ감정조절: 감정에 이름 붙이기, 주의 전환 훈련
ㆍ성찰: 일기 쓰기, 실패에서 의미 찾기
ㆍ영성 발달: 자연과의 교감, 공동체 활동
이러한 훈련은 실제로 뇌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연민 훈련을 받은 사람은 공감과 소속감과 관련된 뇌 부위의 활성도가 증가했다.

고립된 시대에 지혜는 해독제다
딜립 제스테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지혜와 외로움의 관계다. 지혜로운 사람은 외로움에 강하며, 이는 현대 사회의 만성 고립감에 대한 해독제가 된다. 지혜가 많은 노년층일수록 ‘생성성’-다음 세대를 돕고자 하는 의지-가 높고, 이는 자신의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위기의 시대, 우리가 훈련해야 할 것은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지혜를 사회적 위기의 해법으로 제시한다. 기후위기, 정치적 양극화, 사회적 고립, 극단적 불평등이라는 시대 문제는 단순한 ‘지능’이 아니라 깊이 있는 ‘지혜’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가 제시하는 9가지 지혜 전략은 다음과 같다:
ㆍ감정조절 / 성찰 / 친사회성 / 불확실성 수용
ㆍ결단력 / 조언 능력 / 영성 / 유머 / 개방성

‘호모 사피엔스’로 남기 위한 조건
《우리가 지혜라고 부르는 것의 비밀》은 지혜를 나이와 함께 오는 ‘축복’이 아니라, 연습과 훈련을 통해 키워야 할 ‘능력’으로 바라본다. 이는 교육자, 부모, 리더, 노년기를 준비하는 이 모두에게 필요한 통찰이다.
"지혜로운 사람일수록 타인과 연결되고, 연결될수록 더 지혜로워진다."
이 책은 우리에게 지혜로운 존재로 살아가는 길이 무엇인지 묻고, 과학적 토대를 통해 그 실천법을 제시한다. 인간다움이 위협받는 시대에, 이 책은 우리가 왜 ‘호모 사피엔스(슬기로운 인간)’이어야 하는지를 다시금 일깨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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