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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진실 - 우리는 어떻게 팩트를 편집하고 소비하는가
헥터 맥도널드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11월
평점 :
우리는 어떻게 팩트를 편집하고 소비하는가
가짜가 넘치는 세상에서 진실을 판단하는 법
요즘 매스컴을 통해 자주 등장하는 반갑지 않은 단어 ‘가짜뉴스’. 각 언론사마다 팩트첵크를 하는 코너를 마련할 정도다. 가짜뉴스에 낚였을 때의 허탈함과 낭패감, 불쾌감 등을 생각하면 모든 정보에 대해 비판적으로 수용하고자 만만치 않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머리말을 통해 밝힌 저자의 저술 목적
이 책은 정치, 경제, 사회, 역사의 여러 사건을 통해서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진실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편집하고 유통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폭로할 것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만들어진 진실’을 적발하고 고발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내 주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우리 조직에 의욕이 샘솟게 할 수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가장 도덕적인 진실은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까? 진실을 호도하는 주장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 책은 그런 질문들에 대해 답해보려 한다.
편집된 진실과 잘못 이해된 숫자들이 제대로 된 맥락 없이 서로 꿰이다 보니, 멀쩡한 음식이 먹어서는 안 될 음식으로 둔갑하고, 이 음식을 먹는 게 부도덕한 일이 돼버렸다. 노력한 사람들은 세상에 대한 특정한 관심을 제시함으로써 현실을 재구성하기 위해 온갖 분야에서 편집된 진실이나 숫자, 스토리, 맥락, 바람직함, 도덕성 등을 적극 활용한다. /20p
나의 생각과 행동은 많은 부분 내가 듣거나 읽은, 경합하는 진실에 따라 결정된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우리는 경합하는 진실이 어떻게 작동하고 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아야 한다. 이 책은 그 두 가지에 대한 답변이다. /27p
발언자의 세 가지 유형
옹호자 advocate 건설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합하는 진실 중에서 어느 정도 정확한 현실 인식을 만들어내는 진실을 선택하는 사람.
오보자 misinformer 악의는 없지만 경합하는 진실 중에서 의도치 않게 현실을 왜곡하는 진실을 퍼뜨리는 사람.
오도자 misleader 잘못된 현실 인식을 만들어낼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그런 내용의 경합하는 진실을 적시하는 사람.
경합하는 진실의 훌륭한 비유 대상이 바로 사진이다. 사진을 찍으면 카메라는 정확히 카메라 앞에 있는 것들만 포착한다. 우리가 현실을 인식하는 방법도 이와 비슷하다. 사진에 뭘 담을 지 선택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뭘 담지 않을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
우리가 다루는 이슈와 대상은 대부분 너무 복잡해서 전체를 다 묘사할 길이 없다. 우리는 부분적 진실을 가지고 소통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때문에 옹호자도 오도자도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뒷받침할 진실을 선별해서 현실을 재구성한다. 따라서 정치가나 평론가, 사회 운동가들을 볼 때 늘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결코 전체 그림을 제시하지 않고, 자신들에게 꼭 맞는 그림의 일부만 제시한다.
역사는 극도로 복잡하게 얽힌 스파게티다. 우리가 뽑아낼 수 있는 가닥이 수천 개가 넘는다. 오보자들은 자신이 발견한 단 한 가닥의 이야기만 늘어놓음으로써 심각하게 왜곡된 역사 인식을 전달한다.
맥락은 우리가 이해하려고 하는 이 복잡한 세상의 일부다. 같은 이야기도 이 맥락에서 들어면 저 맥락일 때와는 전혀 다른 인상을 준다. 현실을 재구성할 때는 어떤 맥락은 강조하고 어떤 맥락은 축소할지 결정하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
뇌는 팩트보다 맥락에 끌린다.
오도자들이 자기네 마음대로 통계에 의미를 부여해 잘못된 현실 인식을 만들어낼 기회를 엿본다. 숫자는 현존하는 가장 투명한 방식의 소통 도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오용하기 힘든 도구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온갖 영역에서 앞 다퉈 숫자를 인용하는 충돌하는 진실을 만나게 된다.
숫자는 중요하다. 숫자에 대한 신뢰를 버려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우리는 숫자를 해석하는 데 더 능해야 하고, 만약 오도자들이 수치상의 진실을 이용해 우리에게 거짓말을 한다면 반드시 책임을 지게 만들어야 한다.
거칠게 말해서 스토리는 전체 그림을 제시하지 않는다. 스토리는 편집된 진실이다. 영화의 컷과 컷 사이는 상당한 시간을 건너뛴다. 논픽션도 마찬가지다.
도덕적 관념 중에서 진화하거나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것들은 서로 경합하는 진실로 볼 수 있다. 다른 경합하는 진실과 마찬가지로 도덕적 진실도 조작이 가능하다. 노련한 사람들, 특히 사회에 도덕적 가이드를 제시하는 사람들은 물건이나 사건, 심지어 사람에 대해서도 기존과는 다른 도덕적 조명을 비추어 우리의 현실 인식을 바꿔놓을 수 있다.
우리의 행동은 무엇이 바람직하고 또 무엇은 바람직하지 않은지에 대한 생각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경합하는 진실을 만나면 행동이 크게 바뀔 수 있다. 이 점은 생활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아주 유용하다. 이론적으로 우리는 나에게 좋은 것을 원하는 방향으로 자신을 이끌 수 있고, 남들도 같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다.
우리는 가치 평가를 기준으로 선택을 내리고, 그 선택의 직접적 결과로 기업이 번성하거나 실패하고 경제가 붐이 일거나 붕괴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고도로 발달한 유력한 여러 기업은 어떻게든 우리의 심리적 약점을 이용하려고 한다. 그들은 금전적 가치에 대한 우리의 진실에 영향을 미쳐서 소비자 행동을 멋대로 좌우하려고 한다.가치와 관련해서는 늘 조금만 더 고민해본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13개의 기준, 개념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진실에 대해 소개하면 거짓에 빠지지 않도록 인도해준다. 각 챕터의 마무리에서는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 사람들의 유형을 안내한다. 이 유형들은 잘 기억해두었다가 피하기만해도 우리가 진실에 도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복잡성
◦아무 관련 없는 진실의 바다 속에 중요한 진실을 묻어버리는 오도자
◦연관성만 가지고 사람이나 프로젝트를 공격하는 오도자
2. 역사
◦관련된 중요한 역사를 무시함으로써 자신의 창피를 모면하거나 반대 진영을 약화시키려는 오도자
◦역사를 아주 선택적으로 설명함으로써 폭력이나 차별, 인종 갈등을 조정하는 오도자
3. 맥락
◦충격적 뉴스라면 맥락을 몰라도 일단 공유하고 보는 오보자
◦남의 말을 인용하면서 중요한 맥락을 일부러 누락시키는 오도자
4. 통계
◦숫자를 실제보다 더 크게 혹은 더 작게 보이게 만들거나, 추세를 실제보다 더 의미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오도자
◦연관성을 보이는 두 자료는 당연히 인과관계가 있다고 가정하는 오보자
◦통계를 내 마음대로 골라 쓰거나, 내가 쓰는 평균이 ‘어떤’ 평균인지 밝히지 않는 오도자
5. 스토리
◦실화를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없는 인과관계를 마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오도자
◦개별 일화를 더 일반적인 주장의 중거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 오보자
6. 도덕성
◦도덕적으로 중립적인 물건이나 사람을 악마로 만들려는 오도자
◦한 가지 도덕적 진실을 다른 것보다 우선시하여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집단
7. 바람직함
◦어느 집단 전체를 미워하게 하려는 선동가 또는 오도자
8. 가치
◦비교용 가격 같은 심리 수법을 이용해 나의 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치려는 오도자
◦내 시간과 노동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게 만드는 환경이나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9. 단어
◦중요한 단어의 정의에 맞추려고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는 오도자
◦흔히 쓰는 단어에 미심쩍은 자기만의 정의를 사용하는 오도자
10. 사회적 산물
◦중요한 사회적 산물에 대해 심하게 왜곡된 인상을 심어주는 오도자
◦악성 사회적 산물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나 기관, 정보
11. 이름
◦무언가가 연상되는 이름을 써서 부적절한 행동이나 투표, 구매 등을 설득하는 사람
◦나나 내 프로젝트에 손상을 끼치는 별명을 붙이는 사람
◦논쟁에 사용된 용어를 바꾸어서 결과를 바꾸려는 오도자
12. 예측
◦중요하지만 불쾌한 예측은 쏙 빼놓고 무언가를 하라고 설득하는 오도자
◦자신의 주장을 지지하는 예측만 공유하고 홍보하는 사람들
13. 신념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경합하는 진실을 듣지 못하게 통제하는 세뇌자
◦순응을 압박해서 신념을 형성하려는 집단
◦경전을 위험하거나 극단적인 방식으로 해석하라고 설득하는 오도자
또한 저자는 진실을 편집하는 법을 31가지나 소개한다.
생략 / 어지럽히기 / 관련시키기 / 과거를 망각하라 / 과거를 선택하라 / 맥락을 깔아라 / 앞뒤 맥락을 무시한다 / 유리한 기준으로 설명하라 / 숫자를 더 크게 혹은 더 작아 보이게 하라 / 추세와 인과관계를 조작하라 / 심슨의 패러독스 / 팩트를 선별해 인과관계를 암시하라 /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하라 / 사람은 팩트보다 스토리에 설득된다 / 악마를 만든다 / 집단의 특수성을 강조하라 / 공감, 예시, 인센티브 / 뇌를 속이는 법 / 상상의 적을 만들어라 /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 비교대상을 심어 가치판단을 흔들어라 / 단어에 맞춰 상황을 해석하라 / 상황에 맞춰 단어를 비틀어라 / 글로벌 브랜드에서 배우다 / 이름 붙이기 / 부정적 별명 붙이기 / 이름이 인식을 규정한다 / 예측을 선택하라 / 원하는 것을 예측하라 / 순응을 종용한다 / “하늘의 진리는 하나, 지구의 진리는 여러 개”
정보화시대라는 말이 이제는 너무 올드한 단어가 되어버린 오늘, 우리는 ‘제대로 된’ 진실을 고르고, 소통하고, 수용하는 게 중요하다.
오도자들의 술책에 넘어가는 이유는 우리가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심할 수 있을 때는 의심하라. 명확한 설명과 확언을 요구하라. 여지를 주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