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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이면 어때 - 이전과 다른 방식의 삶을 선택하다
이경용 지음 / 담다 / 2023년 5월
평점 :
내가 좋아하고 공동체에 도움이 되고 경제적 대가도 받을 수 있는 일을 하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벌써 30년 넘게 만족하며 일하고 있지만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은퇴 후 조용히 살 것인가, 아니면 다른 도전이나 시도를 해 볼 것인가를 고민하는 내게 이 책은 좋은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생활을 하던 저자가 새로운 선택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잔잔한 울림을 준다.
부산에서 태어나 결혼까지 30년 넘게 산 저자가 가족과 함께 제주로 이사를 하게 된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행복이 아니라 자기 삶의 행복을 위한 것이었다.
저자는 ‘다들 그렇게 살아’, ‘현실이란 원래 그런 거야’, ‘돈만 있으면 뭘 못하겠어’라는 말들이 결국 변명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가족과의 시간,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을 보고 함께 얼굴을 맞대고 웃으며 지내는 시간을 최우선으로 삼고 싶은 마음을 실현하기 위한 용기를 냈다.
특별해서 특별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선택이 특별한 삶을 만든다.
저자의 이 이야기에서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사람의 자부심과 단단한 삶의 철학을 살필 수 있다. 또한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라는 말과 의미와 철학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삶의 주인으로 사회적 평판이나 외부 환경, 순간순간 변하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중심을 가진 철학자의 삶이 느껴진다.
회사라는 타이틀과 직책을 안내하는 네모난 명함 한 장. 그 명함이 사라지면 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대학 졸업 후 10년의 직장 생활을 정리한 저자의 선택에 대한 주위의 반응은 저자의 예상대로였고, 다행이었던 것은 제주라는 공간이 주는 여유였다. 그리고 하나 더 가족과 함께였다는 것.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선택한다. 부모와 형제는 선택할 수 없지만, 친구와 학교, 직업과 직장을 선택한다.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만큼이나 떨리고 결정적인 선택이다. 직업을 선택하는 것 이상의 용기가 필요한 퇴사를 결정한 저자는 ‘새 출발이라는 희망과 도전 앞에서 벅찬 마음보다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더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고백한다.
설거지를 시작으로 타일 조공, 귤 수확, 가지치기, 묘목 심기, 기초 공사, 비계 설치, 벽돌 쌓기, 방수, 페인트칠 등 다양한 일용직 업무를 경험했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낯설게 시작된, 그러나 분명하게 내 삶에 일어난 변화의 바람을 기록하고 싶었다. -이경용
제주로 이사하고 시간에 쫓기는 주말 여행객이 아니라 시간의 여유를 즐기는 평안한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제주에서의 생활은 관광이 아니라 살기 위한 여정이었기에, 현실을 직시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조금씩 통장 잔액이 줄어들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다.
저자는 일을 위해 필요한 체력조차 부족하던 시절부터 인력사무소를 찾고 다양한 노동을 경험하면서 일과 삶의 의미를 성찰하는 시간을 고백한다.
2년간의 제주 생활을 마치고 영천으로 이사를 한다. 계속 일을 하며 느끼는 단상들 속에 성장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겪은 후에야 비로소 그때가 수월했다는 것을 알게 되듯, 지금 겪는 상황이 힘들어도 결국엔 끝이 있고, 또다시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 그래서 모든 일을 매 순간 감사하며 감당하는 저자의 모습을 본다.
정확하게 인식하라.
적절하게 행동하라.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은 기꺼이 받아들여라.
스토아철학에서 이야기하는 삶의 원칙대로 살아가는 모습으로 보인다. 사회의 압력에 눈치 보며 살아가는 객체가 아니라,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삶의 철학의 원칙을 저자는 자신의 원칙으로 바꾸어 체화하고 있다.
절대 억지로, 이기심에서, 미리 생각하지 않고, 불안해하면서 행동하지 말 것.
생각을 포장하거나 꾸미지 말 것. 과도한 말이나 불필요한 행동을 삼갈 것.
다른 사람에 의해 바로 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올곧게 일어설 것.
책방도 열고, 집 옆에 놀고 있는 밭을 빌려 농사도 짓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새벽형 인간과 책 읽는 사람, 달리기를 하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과정들. 하루하루의 일상이 다양하게 열리고 그 속에서의 경험이 저자와 가족들을 성장시키는 모습이 작은 책 속에 담겨있다.
선택하자.
결정하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책임을 지자.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말할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다. 나는 나의 선택을 믿는다. -<최고를 선택으로 것이 아니라> 중에서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법을 익히고, 남들이 인정하는 방식이 아닌 자신에게 어울리는 방식으로 생활을 하는 것이, 최고가 아닌 최선의 삶을 사는 법이라는 걸 배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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