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하지 않는 도시
경신원 지음 / 투래빗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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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을 높이면 지역이 살아날까?”
기업을 유치하면 도시는 다시 활기를 찾을까?”

 

수십 년간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출산 장려금과 산업단지, 각종 개발 전략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출산율은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고, 학교는 문을 닫으며, 마을은 조용히 비어간다. 도시재생 전문가 경신원 교수의 소멸하지 않는 도시는 바로 이 지점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도시의 생존을 결정짓는 기준은 얼마나 키웠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매력적인가.

 

저자는 영국 유학 시절 탈산업화로 몰락해가는 유럽 도시들을 목격하며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건물과 도로 같은 물리적 기반이 남아 있어도 공동체가 무너지면 도시는 본질을 잃는다는 사실이다. 화려한 개발보다 사람이 머물고 싶고, 다시 돌아오고 싶은 이유, 공동체 속에서 쌓이는 경험이 도시를 살린다는 메시지가 책 전반을 관통한다.

 

내가 살고 있는 금산읍에서 대전까지는 차로 약 40분 거리다. 같은 하루를 살아가지만 주택 가격, 교육 환경, 일자리의 밀도는 분명히 다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도시의 매력이라는 말이 결코 추상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은 거리의 크기가 아니라, 그 안에 축적된 삶의 조건과 선택의 가능성에서 나온다는 것을 말이다.

 

책은 런던의 보로 마켓, 브리즈번의 하워드 스미스 와프, 웨일스의 책마을 헤이온와이 등 세계 도시들의 회복 사례를 통해 이를 증명한다. 이 도시들은 산업 쇠퇴와 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겪었지만, 시민 참여와 문화적 자산의 재해석을 통해 다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거대한 개발이 아니라, 작은 축제와 일상의 재구성이 도시의 흐름을 바꿨다.

 

저자가 제시하는 도시 재생 전략은 다섯 가지다. 도시의 매력을 발견하고, 시민이 직접 경험하게 하며, 도시를 함께 만들어가게하고, 창의성을 자라나게하며, 도시가 가진 한계를 오히려 디자인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 이 모든 전략은 외부 자본이 아니라 지역의 자산과 시민의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특히 청년을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은 깊은 울림을 준다. 청년은 붙잡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도시를 선택하는 주체다. 결국 필요한 것은 청년 정책이 아니라, 청년이 머물고 싶어지는 도시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단순한 정책 대안을 넘어, 도시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게 만든다는 점이다. 도시는 이제 '겉모습'이 아니라 '이야기''사람'에서 힘을 얻는다. 소멸하지 않는 도시는 도시 정책서이자 삶의 방향을 묻는 책이다. 개발이 아닌 '재발견의 시대'를 여는 안내서다.

우리는 왜 어떤 도시에 남고, 왜 어떤 도시를 떠나는가. 당신이 살고 있는 그 도시는, 사람을 머물게 할 매력을 지니고 있는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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