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전쟁 생중계 - 고려의 역사를 뒤흔든 10번의 전투 전쟁 생중계
정명섭 외 지음, 김원철 그림 / 북하우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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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무엇일까? 고구려, 백제, 신라를 말하는 삼한시대는 답사를 다니면서 수없이 마주치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먼 이야기처럼 다가온다는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나마도 가깝게 느껴질 수 있는 고려는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을까? 수많은 전쟁을 치뤄내면서도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고려의 힘은 무엇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국호 KOREA가 고려로부터 시작되었음만 보아도 고려는 우리에게 멀어져서는 안될 나라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고려... 책속에 담긴 열번의 전쟁만으로도 지칠대로 지쳤을 고려가 조선이라는 이름에게 국호를 넘겨줘야 했던 건 어쩌면 당연지사일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토록이나 힘겹게 지켜낸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을 이끌었던 사람들은 어째서 나라보다 개인을 먼저 생각해야만 했던 것일까?

 

고려를 생각하면 나는 강동6주와 동북9성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흥화, 용주, 통주, 철주, 구주, 곽주를 일러 강동6주라 하지만 지도를 보면 그곳의 위치가 지금의 압록강 유역임을 알 수 있다. 후에 요나라가 되는 거란족이 영토를 넓히는 데 걸림돌이 될 것 같아 고려를 침입하게 되는 상황을 연출하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아마도 서희라는 인물때문에 더 강한 이미지로 남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동북9성은 윤관이 별무반을 이끌고 후에 금나라가 되는 여진족을 물리친후에 쌓은 성이었다. 처음에는 금나라의 영토였다가 뒤에 원나라가 다스리기도 했다. 동북9성의 위치는 지금의 두만강 유역이다. 세력을 강화한 여진족이 금을 건국한 뒤에 조공을 받쳤던 고려에게 신하의 나라가 될 것을 종용할 때, 정권을 유지하고 싶어했던 이자겸과 핵심 문벌 귀족들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평화를 유지하게 되지만, 승려 묘청이 부패한 개경 귀족들을 향해 난을 일으키며 금나라를 정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조선 세종때에 여진족을 물리치고 개척한 지역이기도 하니, 4군은 압록강 상류 지역으로 최윤덕이 확보한 지역이고, 6진은 두만강 유역으로 김종서가 개척한 지역이다. 그 일로 인해 지금과 같은 우리나라의 국경선이 확보된 것을 보면 여러모로 요지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고려에 전투가 이렇게 많았었나 싶었다. 삼수채 전투, 귀주 대첩, 귀문관 전투, 길주성 전투, 동선역, 안북성 전투, 충주산성 전투, 일본 원정, 홍건적의 침입, 마지막으로 진포, 황산대첩... 실패를 했든 성공을 했든, 문벌귀족이든 평민이든 많은 전쟁을 치루면서 이름 석자를 남긴이도 많다. 아마도 우리는 성공한 이들의 이름에 더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역사는 이긴자들만의 외침이 더 크게 들리는 까닭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고 있듯이 고려를 지켜낸 것은 이름없는 병사와 백성들이었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과연 고려라는 이름을 존속시킬 수 있었을까? 아니 멀리가지 않고 조선만 보더라도 그렇다. 실패한 역사에 대한 고증도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하리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스멀거린다. 뜬금없게도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그 때에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어야 했다고. 그 때에 우리가 대마도를 복속시켜야 했다고. 읽기에 껄끄러웠던 책이다. 무슨 스포츠중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읽는 내내 영 거슬렸던 것도 사실이다. 왠지 산만한 느낌이 들어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러니 읽는 속도가 느릴 수 밖에... 나와는 맞지않는 방식인 듯 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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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다시 걷고 싶은 길
사단법인 한국여행작가협의 엮음 / 예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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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마실길, 솔샘길, 올레길, 물래길, 갯골길, 나들길, 하늘길, 솔바람길, 물안개길, 느린꼬부랑길, 소나무숲길, 소리길, 동백길, 어라연길, 탐방길, 숲길, 산길, 해변길, 강길, 옛길, 숲속나들이길... 하이고야, 길이 많기도 하다. 소나무숲길이야 소나무숲으로 난 길을 걸어가니 소나무숲길일테고, 솔바람길이야 소나무숲길에서 솔바람을 만나니 솔바람길일 것이다. 동백길이나 어라연길, 물안개길이나 갯골길과 같은 이름안에는 이미 그 길에 대한 특징이 담겨 있으니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그렇게 따지자면 정말이지 우리나라 곳곳에는 같은 이름의 길들이 빼곡해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린꼬부랑길이란 이름은 왠지 개성있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인생의 속도를 다시 조율해서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다는 그 길을 나도 한번 걸어보고 싶다는 욕심을 품게 한다는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알았다.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많은 길이 있다는 것을.

 

언제부터인가 걷기 열풍이 불더니 이렇게 걷기를 여행으로 만든 상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안타까운 건 자연스러웠던 옛길을 조금은 작위적인 길로 다시 만들어놓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데크길이라 말하는 걷기 좋은 길들은 솔직하게 말해 그다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자전거 열풍으로 자전거길도 엄청 많이 늘어났다. 해마다 여름이 지나고나면 애써 만들어놓았던 길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TV의 화면을 장식하곤 하는데 굳이 저렇게 돈을 들여가면서 자연을 파괴해야만 할까 하는 심정으로 바라보곤 했었다. 모든 것을 인간의 기준에 맞추다보니 그런 상황이 연출되곤 하는 것이다. 인간의 기준보다는 자연의 기준에 먼저 다가가면 어떨까? 그렇게만 된다면 애써 돈을 들이지 않고도 우리는 정말 멋진 길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하는 말이다.

 

책제목 때문에 손길이 갔다. 다시 걷고 싶은 길... 다시 걷고 싶다는 말은 그만큼 좋았다는 말도 될테니 다녀온 길을 음미하며 글을 썼을 여행작가들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미루어 짐작해보니 나까지도 왠지 흐뭇해진다. 좋은 사람과 함께 손을 잡고 걸었어도 좋았을테고, 오롯이 혼자서 바람을 느끼며 숲향기를 느끼며 걸었어도 좋았을 게다. 오래전에 문경새재 옛길을 걸었을 때가 생각났다.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서 힘든지 모르고 걸었었는데 그 때의 느낌은 지금까지도 내게 남아있다. 개인적으로는 왕릉길을 많이 추천하곤 하는데 왕릉이야말로 걷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어서다. 김유정의 문학을 따라가는 실레이야기길도 좋았었고, 소래포구를 거치며 갯내음에 흠뻑 취할 수 있었던 갯골길도 좋았었다. 사찰을 끼고 걸었던 마곡사 솔바람길이나 사랑나무와 만날 수 있는 가림성 솔바람길도 온전히 다 걷진 못했지만 행복한 기억중의 하나다. 꽃을 따라 걷든 나무를 따라 걷든, 강이나 바다를 곁에 두고 걷든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은 언제 어디서든지 행복할 것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걷는 그 시간이 어찌 좋지 않을 수 있을까? 가끔은 고개를 들어 하늘도 보면서, 가끔은 함께 가는 이와 눈맞춤도 하면서.... 여기 소개된 많은 길을 다 걸어볼 수 있을까? 쉽진 않겠지만 도전은 해보고 싶다. 몇 시간쯤, 행복한 걷기 여행이란 말이 참 좋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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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분의 일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혜영 옮김 / 오후세시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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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이 장난이 아니다.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이어지는 이야기는 잠시라도 흐름을 놓칠까 조바심을 내게 된다. 이야기 전개방식 또한 멋들어진다. 주제는 간단하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 진실은 아니라는 거다. 책속의 말처럼 우리의 삶이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해답이 들어있는 경우는 진짜 많을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 누군가와의 약속, 누군가를 향한 믿음... 그렇게 누군가와 맺어지는 관계라는 게 아주 자연스럽게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어떤 것들로 이루어진다. 급전이 필요해서 은행을 털기로 작정한 세 남자. 그러나 그 남자들과 얽힌 일련의 사건들속에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깔려 있다. 제각각 자신의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하나의 사건이 한정된 공간속에서 씨줄과 날줄처럼 얽히고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라는 건 의외로 간단하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정신적인 유대감이다. 공평하게 서로 주고 받는 것 같아도 냉정하게 따져보면 결코 공평하지 않은 그 무엇..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을 내세우면서도 서로 다투고, 항상 너보다 내가 더 많이 어쩌고 저쩌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뭔가 손해를 보는 건 항상 자기 자신이 아닐까,라고 의심을 하는 것이다. 우리돈으로 20억원을 줄테니 당신이 가장 믿고 당신을 가장 믿는 상대를 배신하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흔히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게 사람의 마음이라고들 하지만 현실도 과연 그럴까? 어쩌면 돈앞에 장사없다는 말이 진리일지도 모르는 세상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촘촘한 짜임새 덕분인지는 몰라도 배신과 배신이 꼬리를 무는 상황이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누가 더 상대방의 밑바닥까지 읽어내는가가 관건인 이 사건이 의외로 신선하게 다가오는 건 왜일까?

 

오랜만에 읽은 일본소설이었다.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보았음직한 상황. 역시 현실감각이 바탕으로 깔려 있다. 내가 느끼는 일본소설의 매력이다. 군더더기 없는 번역이 맘에 든다. 이미 벌어진 결과를 놓고 하나하나 퍼즐처럼 맞춰가는 과정이 주는 재미도 괜찮았다. 많지 않은 등장인물 사이에서 팽팽하게 조여오는 긴장감을 느껴보는 재미도 좋았다. 책띠의 말처럼 인생은 한방일까? 동의하고 싶지 않지만 우습게도 그 한방이 내게로 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산다. 그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서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그 어떤 것을 가질 수 있다는 마지막 문장의 여운이 강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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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 잔혹사 - 그들은 어떻게 조선의 왕이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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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만나는 왕은 몇 명이나 될까? 대충만 헤아려봐도 그다지 많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태조 이성계를 시작으로 고종의 아들 순종까지 모두 27명의 왕을 가진 조선왕조. 그 많은 왕이 다 어디로 가고 우리는 늘 들어왔던 이름과 다시 만나는 걸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야사가 많은 왕일수록 우리와 만날 확률이 높은 듯 하다. 그런데 또한번 생각해보면 조금은 씁쓸해지기도 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왕의 모습이 제대로 된 모습인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아마도 그런 마음에서 이 책의 주제를 잡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들의 진정한 모습이 궁금했을지도 모르겠다. 하긴 나 역시도 각색되거나 포장된 왕의 얼굴보다는 진실된 모습과 마주하고 싶은 욕심이 있긴 있었다. 역사는 평가하는 자에 따라 다른 시선을 두게 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크게 네가지의 주제로 나누었다. 왕으로 선택된 남자, 왕이 되고 싶었던 남자, 왕으로 태어난 남자, 왕이 되지 못한 남자... 나 역시도 흥미를 갖고 자주 들여다 보았던 주제가 있으니 왕이 되고 싶었던 남자와 왕이 되지 못한 남자였다. 왕이 되고 싶었다는 말은 많은 의미를 안고 있다. 왕이었으나 왕일 수 없었던 남자들의 속내가 거기에 있으니 하는 말이다. 그렇다하여도 선조와 인조만큼은 용서 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했었다. 그 많은 인재를 두고도 제대로 된 정치 한번 해보지 못하고 끝까지 찌질이 역할밖에는 하지 못했던 두 남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에 와서 우리에게 더 많이 회자되고 있으니 어찌된 일인지... 일전에 영화로 만들어졌던 광해군의 일화는 흥미로웠었다. 또다른 시각으로 선조와 인조를 그려낸다면 나 역시 삐뚤어진(?) 시선을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까?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일 듯 싶다.

 

소현세자나 효명세자와 같이 왕이 되지 못한 남자의 이름은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더 안타까운 건 광해군의 이름이 아닐까 싶다. 반정으로 왕위를 잃었으나 죽지않고 자신의 수명을 다했던 그가 유배지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지냈을지... 광해군이 반정없이 오랜시간 왕위를 지켰다면 조선의 정세는 어떠했을까? 소현세자가 뒤틀린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고 살아남아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면 조선의 정세는 어떠했을까? 당시의 세상을 살아보지 않았으니 단언하지는 못하겠으나, 광해군이나 소현세자의 세상이 열릴 수 있었더라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앞선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오래도록 나의 심중에 안타까움을 불러온다. 

 

각 주제의 말미에 달아놓은 토막상식은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관직의 품격이나 벼슬만 어느정도 알고 있어도 사극이나 사서를 보는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까 싶다. 당쟁의 흐름만 알아도 조선의 정치는 어느정도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과연 정상적으로 왕위를 이었던 임금은 몇 명이나 될까? 세자로서 살았던 기간이 길수록 왕의 자리에 앉아 있었던 기간이 짧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보인다. 본편보다는 토막상식이 더 눈에 들어오는 건 왜인지... 어찌되었든 지금까지 많이 다루었던 주제임에는 분명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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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2 : 자연 명승 편 - 김학범 교수와 함께 떠나는 국내 최초 자연유산 순례기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2
김학범 지음 / 김영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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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洞天' 이란 말이 있다. 신선이 산다는 별천지를 이르는 말인데 한마디로 말한다면 산좋고 물좋은, 그야말로 끝내주는 경치를 보여주는 곳이다. '洞天' 이란 말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다지 멀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가장 가까이에서 찾아본다면 조선시대 한양에서 유명했다던 '백석동천'과 '청계동천'이 있다. 한동안 이곳저곳을 그야말로 들쑤시고(?) 다녔던 TV프로그램으로 인해 더 유명해진 백사실계곡이 있는 곳이 '백석동천'이고 부암동 위쪽으로 올라가다보면 안평대군의 집터라는 곳 주변에서 '청계동천'이라 새겨진 바위를 쉽게 만날 수가 있으니 그 시대만해도 백악산이나 인왕산이 얼마나 좋은 곳이었을까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겸재 정선이 그렸다는 <인왕제색도>만 보더라도 인왕산의 빼어난 자태를 볼 수 있으니 하는 말이다.

 

'동천'이란 말을 듣게 되니 두개의 장면이 떠오른다. 하나는 예천의 '仙臺洞天'이고, 하나는 성흥산성으로 오르던 길에서 보았던 '雨花洞天'이다. '선대동천'이야 말 그대로 신선이 사는 곳과 같다는 의미일테지만, '우화동천'이란 말은 지금 생각해보아도 그 주변의 풍광보다는 뒤에 자리한 대조사의 영향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 말이 안고 있는 의미가 상당히 매력적임에는 분명하다. '선대동천'이라 할 수 있을만큼의 경관을 자랑하는 선몽대는 추천해주고 싶은 곳중의 한 곳이기도 하다. 바위위에 세워둔 정자의 당당함 또한 대단하다. 그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가히 신선이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함은 물론이다. 그러니 '洞天'이라는 말을 썼을 것이다. 아마도 지금의 경치가 그 시절에 비해 조금은 덜 할테지만 사실 찾아보면 그에 견줄만한 경치를 보는 게 어렵지는 않다. 보자고 들면 보인다.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것처럼 보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명승지는 정말 많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명승지로 뽑은 기준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저 경치만 좋다고해서 명승지로 지정한 것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살펴보니 글쓴이의 전작으로 역사문화 명승을 다루었던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1>이 있었다. 전작을 먼저 보았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살짝 들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불교문화권에 속한 우리는 답사를 가든 명승지를 찾아가든 쉽게 절집을 만나게 된다. 그 절집들이 자리한 곳의 대부분이 산좋고 물좋은 곳이니 바로 그곳이 명승이 아니고 어디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니 크게 본다면 역사문화 명승이나 자연유산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내 생각일 뿐이지만.

 

오래전 안면도의 꽃지해수욕장에서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사이로 지는 해를 본 적이 있는데 예상대로 책속에서 그 곳을 만나니 반가웠다.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던 청송의 주산지를 처음 찾았을 때는 그 경관보다는 왠지 모르게 안스럽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기도 했었다. 우리나라를 일러 금수강산이라 한다. 그만큼 빼어난 경치를 가진 곳이 많다는 말일 것이다.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 사이를 걷고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아스팔트위를 걷다가 어느 순간 시원한 바람과 눈부신 햇살을 맞으며 걷는 산천에서의 일상은 상상만으로도 황홀할 것이다. 그러니 이 도시를 떠나는 순간 어딘들 '洞天'이 아닐까? 하지만 그 멋진 경치를 품고 있는 곳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간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마음이 급해진다. 하루빨리 미황사를 품고 있는 달마산을 보고 싶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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