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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2 - 논어 속 네 글자의 힘 ㅣ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2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論語... 귀에 익고
눈에 익어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담는 책. 그러나 귀나 눈에 익은만큼 입에
담는만큼 가까이 가기에는 너무 멀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라는 공자의 말처럼 배우고 익힌다는 게 분명 즐거운 일일터인데 漢字에 막혀 다가갈 수 없는 현실이 마뜩잖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만큼 漢字를 어려워하는 까닭이기도 하겠지만 漢字를 배워야 한다는 게 또하나의 귀찮음으로 작용했을수도 있다. 漢字를 알고 싶다는 이유로 처음 論語를 만나게 되었던 때를
기억한다. 공자를 알기 위해서도 아니고 공자가 했던 말들을 공부하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쉽지 않았던 論語...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이라는 제목에 공연히 가슴 한켠이 뜨끔거렸다. 집에
있는 論語도 힐끔거리기만 하면서 또다시 論語를 손에 잡게 된 것은 헤이해진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는데 역시
어렵다.
주체, 배움, 도전, 말, 관계.... 이 책은 우선적으로 크게 주제를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곁에 두면 좋을 말들을 골라낸 걸 보면 일종의 자기계발서쯤으로 여겨지는데 論語를 자기계발서로 대한다는 게
녹녹치않을 터다. 그럼에도 시선을 끄는 대목은 많았다. 늘 보아왔던 듯한 기시감때문인지 자꾸 책장을 빨리 넘기고 싶은 마음을 이겨내기가 쉽진
않았지만 말이다. 점점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昨今의 세상에서 우리는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종종한다. 책장을 넘기면서 그 '사람다움'에 대한
공자의 말이 눈에 들어왔다. 공자 사상의 중심이기도 하며 '사람다움'을
표현했다는 '仁'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답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博施濟衆이란 말이 보인다. 널리 베풀어 뭇사람을 구제한다는 뜻인데 여기에 달아놓은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실천방안이다. 다시 말해 나와 어떤 사람이 똑같은 자리에 서고 싶거나, 똑같은
것을 갖고 싶을 때 내가 갖고 싶다는 욕망으로부터 한걸음 물러나 다른 사람의 욕망을 인정하고 양보하라는 말이다. 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외쳐대는 昨今의 시대에 딱 맞는 말인듯 싶기도 한데 항상 말로만 떠다닐 뿐인 주제이기도 하여 뒷맛은 조금은 씁쓸하다.
책을 읽으면서 이 말만큼은 꼭 실천하자 싶어 메모를 해 두었던 말이 있다.
三愆... 세 가지 말실수를 피하자. 孔子曰: " 言未及之而言謂之躁, 言及之而不言謂之隱, 未見顔色而言, 謂之瞽" 첫째, 말할 차례가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았는데도 말하는 것을 조급하다고 한다. 둘째, 말할
차례가 돌아왔는데도 말하지 않는 것을 숨긴다고 한다. 셋째, 안색을 살피지도 않은 채로 말하는 것을 눈치 없다고 한다... 라는 뜻이다. 말하기처럼 쉬운 것도 없지만 말만큼 쉽게 상처를 주는 것도
없으니 말함에 있어서 조심하고 또 경계하여 자신을 지키라는 말일터다. 지금까지 내 말로 인해 상처받았을 모든 이들을 생각하며 2016년 한 해의
話頭로 삼을만 하다. 어찌되었든 論語를 한번 더 읽는다는 게 좋으면 좋았지 나쁘진 않았다.
아무래도 눈에 익은 글보다는 눈에 익지않은 글에 더 시선을 빼앗긴다. 책꽂이에 꽂아둔 論語를
다시한번 꺼내봐야겠다. 多聞闕疑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아이비생각